중국이나 미국 그리고 유럽의 여러 나라에 엄청난 재난을 가하던 코로나19 재난 초기에 인도는 비교적 큰 재난이 일어나지 않았다. 세계 최대 백신 생산국인 인도는 2021년 1월 다보스 연례 회의에서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는 많은 백신을 전 세계에 인도가 제공할 것이라면서 백신 공급을 통해 외교적 영향력을 높일 것을 국가적 아젠다로 추진하기로 했다. 그리고 UN 지원 COVAX 프로그램에 따라 백신 마이뜨리(Vaccine Maitri)라고 명명한 COVID-19 백신 제공 추진 프로그램을 통해 2021년 1월 20일
19세기 초 처음 국가의 형태를 갖출 때 아프가니스탄은 영국과 러시아 양대 제국이 충돌할 것을 막고자 서로 협상하여 완충지로서 갖춰진 것이었다. 그것은 중앙 정부와 반(半)자치의 부족 집단 사이의 연방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연방 구조는 1978년의 공산 쿠데타와 소련의 군사 침공 그리고 무자히딘의 항전과 부족 간의 내전이 전개되면서 완전히 파괴되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이 반소 차원에서 개입하여 반소 무장 세력인 무자히딘과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인 탈레반(탈리반)을 지원하면서 무한 내전의 상태로 끌고 감으로써 국민국가는
인도는 13억의 인구 대국이지만, 국가주의가 그리 크지 않아, 뭐든 국가를 기준으로 하는 행위가 그리 크게 일어나지는 않는다. 그런 것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은 국가 대항전을 기본으로 하는 올림픽에 대해 무관심한 사회 현상이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올림픽 순위에 사람들은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메달을 딴 선수에 대해서도 그다지 큰 환호를 지르지도 않는다. 필자가 인도에 유학하던 88년도에 우리나라는 4위를 차지했다. 인도는 메달 하나도 따지 못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때 은사님 한 분이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무리 국
세계의 모든 종교 가운데 힌두교만큼 여신을 숭배하는 신앙이 활발하게 전개되는 것은 없을 것이다. 조금은 특수한 경우의 일이지만, 특정 여성이 여신의 현현으로 인식되어 실제로 숭배하는 경우까지도 있다. 그렇지만 실제 힌두 사회에서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매우 낮다. 중세가 시작될 때 즉 기원후 5세기부터 경부터 힌두교에서는 음(陰)의 원리로서의 샥띠(shakti 陰力)가 우주의 최고 원리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그것이 신격체로 현현된 존재인 여신은 절대 존재가 되었다. 반면 그 안에서 밀교 이전에 최고 지존으로 군림하던 쉬바(Shiva
독립운동가 자손들에 대한 능멸이 윤서인이라는 어느 친일 혐오주의 웹툰 작가에 의해 자행되었다. 윤씨는 2021년 1월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친일파 후손과 독립운동가 후손 집을 비교한 사진을 올리고 "친일파 후손들이 저렇게 열심히 살 동안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도대체 뭐한 걸까. 사실 알고 보면 100년 전에도 소위 친일파들은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고 독립운동가들은 대충 살았던 사람들 아니었을까"라고 적었다. 이 글이 일파만파로 퍼지면서 온 국민의 공분을 샀고 특히 독립운동가 후손들 모임인 광복회의 김원웅 회장은 같은 날 CBS라디
올해는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이다. 40년이란 긴 세월을 지냈음에도 그 진실 하나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상태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 재난으로 40주년 기념식과 여러 기념행사가 생략되거나 연기되거나 조촐하게 치러진 탓에 마음이 많이 착잡하다. 그러는 가운데 이른바 ‘5·18 역사왜곡 처벌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최근 힘을 얻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5·18 폄훼·왜곡에 단호한 대응”을 촉구하면서 여당인 민주당이 국회에서 반드시 관련법을 제정하겠다고 나섰다. 과연 이것은 가능한 일일까? 법리 문제를 다루기 전에 역사와 진
코로나 바이러스가 정말 인류를 멸망시키려는가, 아니면 이런 종류의 바이러스로 이보다 더 센 것이 나오면 결국 인류가 멸망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정말 겪어보지 못한 수준의 대재앙이 지구를 휩쓸고 있다. 전 인류는 공포에 휩싸였고, 특히 인구가 많고 위생 보건 체계가 아직 크게 미비한 나라는 어찌 할 바를 몰라 속수무책이다. 현재는 남아메리카의 발병이 심각 그 이상의 단계에 와 있다. 세계에서 인구가 중국 다음으로 많은 인도는 상황이 어떠한가? 관심을 가져보면서 가슴이 답답해지고 먹먹해지는 몇몇
인도에서 연일 시위가 터지고, 그 와중에 시위대가 경찰의 총격에 의해 죽고 (21일 현재 전국에서 시위대 15명이 사망하였다) 통행금지령이 떨어지는 등 정국이 매우 불안하게 흘러가는 중이다. 지난 12월초부터 논란이 일어나는 와중에 연방 하원과 상원을 통과하여 마련한 '시민권 개정안(Citizenship Amendment Act)'에 대한 문제로 인해서다. 이달 초부터 시작된 시위로 4천명 이상이 구금됐고, 17일부터는 시위가 전면 금지됐으며, 주요 분규 지역인 웃따르 쁘라데시(Uttar Pradesh) 일부에서는 통행금지령마저 떨
인도 현대사에서 가장 큰 분쟁이면서 그 후 30년 가까이 인도를 학살과 테러의 나라로 만든 진앙이라 할 수 있는 아요디야Ayodhya 분쟁에 대한 최종 판결이 11월 9일 인도 대법원에서 나왔다. 아요디야 분쟁 사건은 1992년 12월 9일 바브리 마스지드Babri Masjid라는 무슬림의 모스크를 힌두 극우 조직의 무장 행동대원들이 침입해서 파괴해버린 후 일어난 일련의 정치 사회 법이 여러 층으로 중첩된 사건이다. 힌두 집단은 이 사원의 원래 터는 라마Rama 신 탄생지에 라마를 숭배하는 힌두교 사원이었는데 무갈Mughal제국의
역사를 기록할 수 있다는 것은 자만일 수 있다. 그것은 기록은 과학이고 그 과학은 모든 시각과 입장을 다 남길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간이라는 또 하나의 차원이 곱해지면 이야기는 더 복잡해진다. 누구든 역사 속에서 산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의 입장이 있고 그 입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퇴색되거나 다른 색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여기에 당사자가 아닌 가족이라는 차원이 또 곱해지면 이제 역사와 기록과 기억의 삼각관계는 산술급수의 문제가 아니라 기하급수의 문제로 바뀐다. 한국에서 베트남전 진실 규명에 대한 목소리는 학살자라는 ‘레떼루’를
1970년대 한국에서 국가와 자본은 노동자들이 제기하는 최소한의 권리에 대해 그 어떤 집단보다 더 야만적이고 폭력적인 방식으로 제압하였다. 그들은 ‘노동’이 갖고 있는 폭발성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신의 폭압적 체제에 억눌려 제 주장을 펴지 못한 채 신음하고 있던 노동계에 변화의 계기가 된 사건들이 연달아 터진 것은 1978년 경부터였다. 그 첫 사건은 1978년 2월에 터진 동일방직 노동조합 똥물투척 사건이다. 그리고 다음 해인 1979년 8월에 가발 수출업체인 YH무역의 노동조합원들이 당시 제1 야당이던 신민당사를 점거 농성
인도는 종교의 자유를 법으로 보장하는 세속국가다. 종교 때문에 인도와 파키스탄으로 분단되는 비극을 안고 그 후 세 차례에 걸친 전쟁까지 치른 인도는 초대 수상 네루 이래로 이 원칙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바로 이 제1의 국시(國是)라고 할 수 있는 세속국가의 성격이 인도국민당(Bharatiya Janata Party)에 의해 심각하게 저해되고 있다. 그들은 여러 방계 정치 조직을 동원해 소수인 무슬림을 핍박하고, 학살하면서 몇 차례에 걸쳐 힌두주의 국가로 이행하려고 하는 중이다. 지난 5월에 치른 총선에서 그들은
2019년 제17대 인도 총선이 지난 4월 11일부터 시작하여 5월 19일까지 치러졌는데, 전체 523석 가운데 집권 여당인 인도국민당(Bharatiya Janata Party)이 303석을 차지하여 지난 2014년 이후 다시 한 번 인도국민당 단독 집권이 가능하게 되었다. 수상에 연임한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는 인도의 초대 수상이자 건국의 아버지인 네루(Jawaharlal Nehru)에 이어 두 번째로 5년의 임기를 다 채우고 연임에 성공한 수상이 되었다. 정치사적으로는 네루, 인디라 간디에 이어 세 번째의 강력
5.18에 대한 진실은 상당히 밝혀져 있다. 일반 대중은 가짜뉴스에 긴가민가 하는 정도로 의심하는 경우가 가끔 있긴 한데, 적어도 큰 부분에 있어서는, 전두환과 그 일당이 인정하는 여부를 떠나, 그 진실은 생각보다는 대부분 밝혀져 있다. 아직 밝혀져 있지 않은 큰 부분 가운데 몇 가지가 있는데, 한국과 미국의 정보요원으로 5.18 당시에 활동했던 김용장씨와 허장환씨의 지난 5월 13일과 14일 국회 및 광주 5.18기념재단에서의 증언으로 그 퍼즐이 얼추 맞춰졌다. 남아 있던 의문점들을 그들의 증언을 통해 풀어 사건을 재구성해보도록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나라의 대계를 맡고 있는 대학이 생명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사실이고, 그 저변에 사학 비리가 고질적으로 깔려 있다는 사실이다. 그 고질적인 병은 사립학교법 개정이라는 근인 처방 없이는 치유하기가 어렵다. 즉, 한국 사회의 비전과 장래를 생각한다면, 미래 세대인 청년층이 자신들이 미래에 대한 주인의식을 화복해야 하고 그렇게 하게 하기 위해서는 사학법을 개정해야 한다. 그런데 사학 재단들은 매우 완강하게 그 개혁에 저항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으로 본다. 그들의 논리는 지난 번 박용진 의원이 처절
문재인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가 집권 3년차에 접어들면서 좌와 우 양쪽에서 협공을 당하고 있다. 그로 인해 개혁이 좌초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남북미 간의 핵 협상은 교착 상태에 머무르고 있고,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보수-수구 세력의 결집이 상당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막장 국정 운영으로 인해 나라가 심하게 망가진 데에 대한 책임은 아직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했고, 적폐 청산과 정상적인 국가의 틀 갖추기는 이제 막 출발하려는 정체절명의 시기에 소위 보수-수구 세력의 국정 발목잡기는 한창 기승을 부린다. 문재인 정부의 개
2019년 올해는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다. 3.1운동을 통해 세계 만방에 독립국임을 선포하고 이를 계기로 상해임시정부도 세웠으니 3.1운동이 우리 독립운동사에 큰 획을 그은 획기적인 거사임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이 운동의 의의를 찾는 데서 역사적 사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 그것이 역사적 해석의 문제로 역사학자가 보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부분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역사적 사실의 문제라면 그 문제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그 문제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
2018년 6월 8일 인도 동북부 지역의 한 주(州)인 앗삼(Assam)의 한 시골 마을에서 한 비극적 사건이 발생했다. 닐로뜨빨 다스(Nilotpal Das)라는 29세의 청년과 아비지뜨 나트(Abhijeet Nath)라는 이름의 30세 청년 두 사람이 까브리 앙글롱(Kabri Anglong)이라는 마을에 있는 한 폭포를 구경 갔다가 마을 쪽으로 되돌아오는 중에 어느 마을 청년 한 사람이 그들의 차를 가로막고 동네 사람들을 불러 모아 그 두 사람을 린치를 가해 끝내는 숨을 거뒀다. 다스와 나트 두 사람은
1월 28일 김현철 신남방특별위원회 위원장(청와대 경제보좌관)이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CEO 조찬 간담회 강연에서 한 인도-아세안 진출에 대한 강연을 두고 페이스북 등 일부 SNS에서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그의 발언이 어느 부분에서 비판을 받을 만한 소지가 있는지, 어떤 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잘못 전달되었는지, 그가 말하고자 하는 진심은 무엇인지에 대해 몇 가지 짚어보기로 하자. 김위원장은 인도와 아세안에 대해 강연을 했으나 이 두 지역 가운데 필자는 인도 전문가이기 때문에 인도에 대한 사항만을 중심으로 의
사바리말라(Sabarimala)라는 이름의 인도의 한 힌두 사원이 전 세계의 이목을 받고 있는 중이다. 이 사원은 인도 남부 아라비아 해안에 연하여 있는 께랄라(Kerala) 주에 위치하여 있는데, 연간 규모로 볼 때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의 순례객이 참배를 하는 힌두교 최고 사원 가운데 하나다. 이 사원은 아이얍빤(Ayyappan)이라는 여신을 주신으로 모시는 사원인데, 아이얍빤은 전형적인 이 지역의 토착 신앙에서 나온 여신으로 중세 때 북부에서 내려온 힌두교와 습합하여 때로는 쉬바의 배우자신으로 때로는 비슈누의 여(女)화신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