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블로이드 뉴욕포스트가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선거 후보의 차남, 로버트 헌터 바이든의 이메일 스캔들을 보도한 건 10월 중순이었다. 15일 단독보도(Exclusive)라는 문패를 달고 나온 기사의 핵심은 바이든 후보 차남이 2017년 중국화신에너지(CEFC)의 미국 투자회사 임원을 맡으면서 20%의 지분을 받기로 했고, '빅 가이(big guy)' 몫으로 10%를 받기로 계약을 했다는 내용이었다. 뉴욕포스트 기사는 빅 가이가 누구인지 명시하지 않았지만 추가 보도를 통해 바이든 후보로 추정했다.신문은 바로 전날인 14일엔 2015년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연방하원의장(한국으로 치면 국회의장)이 자신의 지역구이자 자택이 있는 샌프란시스코를 찾은 건 8월 말이었다. 의회 일정이 없는 기간에 잠시 지역구를 방문한 것. 시내 미용실에 가서 머리 손질을 한 건 8월 31일 월요일이었다.그런데 다음날인 9월 1일, 펠로시 의장이 미용실에서 머리 손질을 하는 동영상이 방송 뉴스에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시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미용실 영업을 금지하는 상황에서 거물 정치인이 법(위반할 경우 1000달러 이하의 벌금, 심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도 있는 법)을
지난 4월 15일, 우리 가족은 미국 정부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가깝게 지내고 싶지 않지만 멀리 했다간 경을 치는 미국 국세청(IRS)이 우리 통장에 3000달러 가까운 돈을 입금했다. 코로나19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미국인들에게 주는 현금이었다. 이날을 기점으로 연방정부에서 1인당 최대 1200달러, 일종의 긴급재난지원금(공식명칭은 Economic Impact Payment)을 본격적으로 지급하기 시작했다. 무려 2조2000억달러(대략 2700조원) 규모의 코로나19 관련 경제지원법(CARES Act) 예산 중에서 2930
“최근 코로나 19로 인하여 혼란스러운 상황임에도 법정사무라서 재외선거가 그대로 시행되는 점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다만, 저희 샌프란시스코총영사관 재외선거관리위원회는 투표소 운영 시 손 세정제 비치, 6피트(ft) 간격 유지 등 코로나19 차단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투표 참여를 원하시는 재외국민들께서도 개인방역에 각별히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19일 샌프란시스코총영사관에서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제21대 국회의원선거는 예정대로 치러지며, 재외선거도 예정대로 시행된다는 내용. 재외선거를 신청한 교민들에게 보낸 것이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 감염 여파로 샌프란시스코의 대표적인 관광명소 차이나타운도 고통받고 있다는 현지언론 뉴스가 나오기 시작한 건 2, 3주 전의 일이다. 급기야 샌프란시스코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낸시 펠로시 연방 하원 의장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제스처를 보여주기 위해 차이나타운을 방문했다는 기사까지 나왔다. 샌프란시스코를 찾는 관광객이라면 금문교는 가지 않더라도 차이나타운은 간다는 말이 있을 만큼 차이나타운은 인기 있는 곳이다. 1849년 골드러시가 시작되면서 태평양을 건너 샌프란시스코
스탠퍼드대 캠퍼스에는 일명 ‘고스트카(ghost car, 유령차)’가 돌아다닌다. 운전자가 보이지 않는 차, 외관엔 ‘Stanford Driverless Vehicle(스탠퍼드 무인자동차)’, 이런 글자가 박혀 있다. 스탠퍼드는 자율주행 연구에서 대표적인 대학이니 캠퍼스에서 사람이 운전하지 않는 차가 돌아다니는 게 새삼스럽진 않다. 자율주행 부문 세계 최고라는 구글 자회사 웨이모(Waymo)의 주역도 스탠퍼드 연구팀이었다. '무늬만 자율주행차' 고스트카를 운전하는 이유는?그런데 스탠퍼드 캠퍼스의 고스트카는 실은 무인차, 자율주행차가
지난 9월 27일 금요일 낮 12시 20분 샌프란시스코의 한 주택가. 시청에서 1.5킬로미터 정도,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동네. 클린턴 파크(Clinton Park)라는 명칭의 1차로 일방통행 도로 양 옆으로 보행자 통행로 한쪽에 생뚱맞은 물건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놓여져 있었다. 언뜻 봐서 무게가 40, 50킬로그램은 족히 돼 보이는 돌덩어리들이었다. 대략 50미터 길이 보행로의 가로수 사이사이 놓여져 있는 것들을 세어보니 모두 24개. 대체 누가, 왜, 언제 가져다 놓았을까. 돌덩어리들이 주택가 골
2014년 가을, 스탠퍼드대학원 기계공학 박사과정 이학(Hark Lee) 씨는 친구의 부탁을 받았다. 한국에서 지인들이 놀러 오는데 요세미티 국립공원 캠핑을 가고 싶어하니 가이드를 해줄 수 없느냐는 것이었다. 그는 주위 사람들 사이에서 ‘스탠퍼드 최고의 여행전문가’로 불리고 있었다. 여행 가이드를 해줄 시간은 없었다. “직접 갈 순 없지만 어떤 코스로 여행하면 좋을지 정리해서 알려주겠다”며 문서를 보내줬다. 자신이 그동안 여행하며 기록한 정보를 기반으로 캠핑 기간과 코스별 난이도, 만족도 등을 감안해 맞춤형 여행일정을 짰다. 주변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자동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주변 도시 오클랜드. 오클랜드시가 최근 한 대형매장 주변에 있는 홈리스 거주지 철거에 나섰다. 일부 거주지는 시 소유의 대체부지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이미 철거를 완료했다. 100여 명의 홈리스 주민이 살고 있는 인근 거주지는 앞으로 대체부지를 마련하는대로 철거할 계획이다. 시가 홈리스 거주지 철거에 나선 건 일자리 때문이다. 주민들에게 적지 않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대형매장 측이 영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철거를 요구한 까닭이다. 홈리스 주민들이 매장에서 물건을 훔쳐가는 일이 빈발하
실리콘밸리 도시 산호세(San Jose)의 과달루페강(Guadalupe River). 폭이 넓지 않고 물도 풍부하지 않아 사실 하천이란 말이 더 어울리는 곳이다. 개체수는 많지 않지만 무지개송어와 연어가 산다. 그런데 이 강은 산호세 일대에서 공유스쿠터가 버려지는 대표적인 장소로 알려져 있다. 스마트폰 앱으로 빌려타고 아무데나 세워두는 공유스쿠터를 누군가 집어 던지는 곳이기 때문이다.과달루페강에 연어와 무지개송어 생태계를 복원하려는 시민단체인 ‘연어 무지개송어 복원 그룹(Salmon and Steelhead Restoration G
실리콘밸리 생명공학 스타트업 임프리메드(ImpriMed)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임성원 박사. 며칠 전 그를 만나러 간 곳은 스탠퍼드대 캠퍼스와 사실상 붙어 있는 스타트엑스(StartX) 건물이었다.스타트엑스는 스탠퍼드대 학생들이 중심이 돼 지난 2011년 설립한 비영리 창업지원기관. 입주 기업으로 선정되면 사무실, 법률 자문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 투자도 해준다. 컴퓨터 정보통신(IT) 뿐만 아니라 의료, 하드웨어 관련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실험실에는 고가의 장비와 기자재가 갖춰져 있다. 혜택이 많아 입
스탠퍼드 의대 영상의학과 소속 박승민 박사. 그를 만나기 위해 지난 13일 스탠퍼드대 캠퍼스 영상의학과 ‘복합 분자 영상 연구실’을 찾았다. 수석과학자(Senior Research Scientist) 직함을 갖고 있는 그의 연구실 책상 옆에는 변기 한 대가 놓여 있었다. 카메라를 비롯해 각종 센서가 달린 범상치 않은 변기는 대소변을 분석해 건강을 모니터링하는 ‘스마트 변기(smart toilet)’다. 인간이 매일 사용하는 변기에서 대소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달라지는 건강 상태와 질병 위험을 감지해내는 게 2016년 이후 그가
실리콘밸리 도시 산호세(San Jose) 시의회가 빠르면 다음달 산호세 국제공항(Norman Y. Mineta San Jose International Airport) 청사 내에 들어서는 패스트푸드 매장 근처에 무지개 깃발을 세우기로 했다. 해당 패스트푸드 매장이 들어서는데 반대하는 성소수자(LGBTQ) 그룹을 감안한 조치였다. 패스트푸드 매장 하나 들어서는데 왜 성소수자 그룹이 반발하게 됐을까. 인기 치킨버거 체인과 성소수자 차별?성소수자 그룹은 얼마 전 산호세 국제공항에서 시위를 했다. 다음달 공항에
상류층 부자와 스타 연예인 부모가 연루돼 최근 미국 사회를 뒤흔든 입시비리 사건. 연방검찰과 연방수사국(FBI)이 밝힌 내용을 보면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부자 부모들이 명문대 입학을 보장한다는 입시컨설턴트에게 막대한 금액을 지불했다. 입시컨설턴트는 대학 스포츠팀 감독들에게 돈을 주면서 해당 학생들을 체육특기생으로 뽑아달라고 했다. 감독들은 체육특기생으로 뽑을 만한 실력이 안 되는 학생들을 선발했다.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 격인 표준화된 시험(SAT, ACT)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을 위해선 시험 성적을 조작했다. 감독관을 매수하고
김 씨가 병원에 입원했다. 공유스쿠터를 빌려 타다가 도로에 움푹 패인 곳에 걸려 넘어졌다. 재수 없게 다리가 부러졌다.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야 하니 당장 회사 출근도 못하게 됐다. 김 씨가 다친 건 누구 책임인가. 패인 도로를 피하지 못한 김 씨 본인, 아니면 이런 도로 환경에 스쿠터를 풀어놓은 업체, 그도 아니면 엉망인 도로를 보수하지 않은 시청.김 씨는 가상의 인물이다. 그런데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사고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샌프란시스코 이웃에 있는 도시 오클랜드에서 공유스쿠터 영업 허가를 둘러싸고 시청과 업체들이 이
지난달 샌프란시스코에선 오래 된 서점 한 곳이 문을 닫았다. 1978년 영업을 시작한 아드바크북스(Aardvark Books)의 폐업이었다. 주인이 키우는 '귀여운 고양이가 있는 서점'으로 40년 동안 사랑 받았던 서점이 문을 닫은 건 지난해 말 세 들어 있던 건물이 팔린 데 따른 것이었다. 고양이 얘기를 잠시 하자면, 주인은 40년 동안 한 고양이가 세상을 떠나면 다른 고양이를 입양했고, 고양이는 그렇게 서점의 마스코트가 됐다. 하여튼 이 서점이 다른 건물에 세를 얻어 영업을 이어가지 못한 이유는 간명했다. 임차료는
실리콘밸리 남부에 있는 집에서 자동차를 몰고 1시간 넘게 북으로 달려 샌프란시스코에 들어설 때마다 주차가 걱정이다. 실내 주차장에 주차를 하자니 대체로 너무 비싸다. 일단 주차하면 단일 요금으로 24시간 한도 내에서 25달러 정도를 받는 곳이 많다. 길거리 주차를 하면 좀 싸지만 빈 곳을 찾아 빙빙 도는 차들이 많을 만큼 찾기가 어렵다. 게다가 동네마다 조금 다르지만 최대 2시간 정도까지만 주차할 수 있다. 요금도 동네마다 다른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홈구장 오라클파크(얼마 전까지 에이티앤티파크) 근처 도로주차 요금은 경기가 열리
실리콘밸리에 '땅콩집'이 들어선다. 영어로 'Tiny Homes'라는 명칭이 붙은 집 80채가 빠르면 2019년 여름까지 실리콘밸리 도시 산호세(San Jose, 국립국어원 표기는 새너제이)에 지어진다. 이 집은 저렴한 가격에 일반인에게 판매하는 초소형 주택이 아니다. 홈리스 주민에게만 무료에 가깝게 싸게 임대하는 집이다. 실리콘밸리의 성장과 더불어 급등한 집값, 월세 등을 감당할 수 없어 사회 안전망 바깥에 사는 주민에게 일정 기간 제공하는 숙소다. 참고로 실리콘밸리 홈리스 문제에 대해선 앞선 글 샌프
쿠팡,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등 한국의 대표적인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하며 업계에서 '스타 벤처투자가(Venture CapitalistㆍVC)'로 인정받고 있는 알토스벤처스 한 킴(한국명 김한준) 대표. 실리콘밸리와 한국을 오가며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는 그를 만난 건 지난 11월 23일 실리콘밸리 샌드힐로드(Sand Hill Road) 근처 커피숍에서였다.샌드힐로드는 스탠퍼드 대학 근처에 있는 도로 이름이자 동시에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사들이 모여 있는 도로 양 옆의 동네를 가리킨다. 알토스
얼마 전 샌프란시스코에서 홈리스 정책 예산을 확충하기 위해 기업들에게 세금을 물리는 홈리스 법인세가 만들어졌다. 샌프란시스코는 트위터, 우버 같은 기업들의 본사가 있을 뿐만 아니라 구글, 애플,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이 사무실을 넓혀 가고 있는 도시다. 경기 호황인 이 도시에 왜 이런 세금이 등장했을까. 주민투표로 통과된 홈리스 법인세샌프란시스코에서 홈리스 법인세가 통과된 건 지난 11월 6일이었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평가 성격의 전국 단위 선거가 치러진 날이었다. 이날 선거에선 지역에 따라 연방 의회 의원, 주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