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에 대한 대책을 세우라는 요구를 하는 청소년들의 시위가 전세계적으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뉴욕에서 10만 명의 학생들이 학교에 가는 대신 거리에 나온데 이어 베를린에서도 10만 명이 쏟아져 나왔다. 호주에서는 2003년 이라크 전쟁 반대 시위 이후로 최대 규모의 시위였다고 전해진다.그런데 이번 시위를 전하는 뉴스들은 거의 예외없이 한 아이의 사진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그레타 툰베리(Greta Thuberg)라는 16살 짜리 스웨덴 소녀다. 툰베리는 어떻게 기후위기에 대해 무책임한 세계를 꾸짖는 상징이 되었을까? 툰베리의
미국 시간으로 지난 일요일 밤에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지난 해 시상식과 마찬가지로 많은 한국인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본 행사였고, 영어로 진행되는 행사를 자막까지 읽어가며 열심히 지켜본 보람이 있는 행사였다. 한국에서 제작된 영화는 아니었지만, 한국계 미국인 감독이 만든, 한국계 이민자들의 삶을 다룬 영화 에서 한국 배우 윤여정이 한국계로서는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았기 때문이다.수상 자체도 즐거운 일이었지만, 윤여정 배우의 수상소감이 대단한 화제가 되었다. 정말 대배우답게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짧은 수상소감으로 청
편집자 주: 이 글은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으로 촉발된 5일장 조문 논란, 그리고 성폭행 혐의로 박 시장을 고발한 전 비서에 대한 공격 논란 등을 계기로 쓰여진 칼럼입니다. 지지하는 인사가 미투 운동의 대상이 되었을 때 필요한 태도에 관한 내용이다. 1.당신이 지지하고 좋아하는 남성이 미투운동의 대상이 되었다. 한 여성이 나타나서 그 남성이 아무도 안보는 곳에서 자신에게 성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거다.물론 당신은 1) 그 자리에 없었고 2) 신이 아니기 때문에 그 여성의 주장의 사실 여부를 알지 못한다. 다만 당신은 고소를
미국시간으로 4월 10일, 천체물리학 학술지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서 역사적인 사진을 한 장 발표했다. 인류 역사상 최초의 블랙홀의 사진이다. 그런데, 그 사진과 함께 노트북 컴퓨터로 블랙홀 사진을 바라보면서 “크리스마스날 아침의 아이처럼” 행복한 웃음을 참지 못하는 젊은 여성의 사진 한 장이 소셜에 퍼지고 있다. 누굴까? 이번에 블랙홀 사진을 찍은 케이티 보우먼(Katie Bouman) 박사다. 보우먼은 블랙홀 사진을 어떻게 찍었을까? 먼저 약간의 배경 설명이 필요하다.이번에 찍은 블랙홀은
지난 달 26일, 트위터가 트럼프의 트윗에 팩트체크 버튼을 붙여서 큰 화제가 되었다. 현재 미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우편투표(mail-in ballots)에 관해 트럼프가 꾸준히 가짜 뉴스를 퍼뜨리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트위터의 CEO 잭 도시가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며 내린 조치였다. 하지만 이 조치는 CEO가 하루아침에 내린 조처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트위터의 규정을 어기는 트럼프의 각종 트윗으로 홍역을 앓아온 트위터가 지난 1년 여 동안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준비했다고 한다.
며칠 전, 워싱턴 정가에서는 큰 사건이 터졌다. 아니, 트럼프 행정부에서 보는 흔한 사건들 하나로 보였던 사건이 특급 태풍으로 발전해버렸다. 그 결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몇 시간 전 드디어, 드디어 트럼프 탄핵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왜 펠로시는 이제껏 탄핵 절차에 반대해왔을까? 무슨 사건이 펠로시의 마음을 바꾸게 했을까? 트럼프의 탄핵은 정말로 가능한 일일까? 탄핵에 실패하면 워싱턴의 구도는, 아니 2020년 대선은 어떻게 될까? 먼저 사건의 배경부터 차근차근 살펴보자. 1.
지난 주 화요일(23일) 미국 법무부는 미국의 테크기업들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겠다고 발표했다. 정확하게 어떤 기업들을 조사하겠다고 밝히지는 않았지만, “검색, 소셜미디어, 그리고 온라인 상거래를 하는 기업들”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결국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소위 GAFA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모두 해당된다는 게 일반적인 추측이므로 애플 역시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 주체도 법무부만이 아니다. 반독점 조사를 할 수 있는 다른 기관인 FTC(Federal Trade C
블룸버그의 정치적 야망 세계적인 갑부 마이클 블룸버그가 2020년 미국 대선에 출마를 선언했다. 미국의 부자들 중에서도 블룸버그는 정치에 관심이 많은 편에 속한다. 젊은시절 월스트리트에서 일을 시작한 후 금융정보를 제공하는 블룸버그 L.P.를 만들어서 큰 돈을 번 그는 자신의 정치적 야망을 이루기 위해 민주당과 공화당을 오가는 행보를 보여왔다. 민주당원이었다가 2001년 탈당해서 공화당 소속으로 뉴욕 시장선거에 뛰어들어 당선되었고, 2005년에도 공화당 소속으로 재선되었지만, 사회적인 이슈에서는 진보적이었던 그는 민주당 우세의 뉴욕
우리는 세계 근현대사에서 독재자들이 권력을 장악하게 된 과정을 익히 들어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독재자의 등극은 (한국에서 일어난 두 차례의 군사쿠데타를 포함해) 대부분 대다수의 국민들이 안보는 곳에서 일어났다. 일이 일어난 후에 보도, 혹은 역사기록을 통해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할 뿐 그 장면을 생생하게 본 사람들은 소수다. 그런 의미에서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1937-2006)은 특별한 예외에 해당한다. 그가 1979년 당내의 권력을 장악하면서 무소불위의 독재자로 등극하는 장면은 이라크의 TV를 통해 생중계 되었기 때문이
널리 알려진대로 미국은 1911년 존 록펠러의 유명한 스탠더드 오일을 34개 독립회사로 해체하고, 20세기의 대부분을 미국과 캐나다의 전화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벨Bell 전화회사인 AT&T의 분할해버린 나라다. 도대체 독점은 무엇이고, 미국은 왜 잘 나가는 거대기업을 쪼개려 할까? 한국처럼 대마(大馬)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시장점유율이 높은 1위 기업이 될 경우 사회적인 책임을 강하게 요구받는 사회에서는 독점의 결과로 기업분할명령을 내리기 까지 하는 미국법의 이론적 근거를 쉽게 짐작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한국에서도 독점적 지위
우리나라에서 흔히 "총선”이라고 부르는 국회의원 선거는 4년에 한 번 열린다. 한국은 질곡이 많은 현대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지만 다른 건 몰라도 선거 만큼은 꾸준히 치러져 왔다. 특히 국회의원 선거일은 1996년 이후로 변함없이 4월 초반에 치러졌고, 2004년 이후로는 요일도 수요일로 고정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각 총선을 월, 일을 사용한 날짜로 부르고 있고, 이번 총선은 “4·15 총선”으로 불렸다. '2020 총선’으로 표기한 매체도, 4·15 총선과 2020 총선을 병기한 매체도 등장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언론사는
트럼프의 2기 어젠다는 뭘까? 트럼프는 자신이 재선되면 하려는 일에 대해서 밝힌 적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다. 대통령이 되려면 누구나 어젠다가 있어야 하는데, 2016년에 썼던 메이크 아메리카 그레이트 어게인(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는 건 이제 더 이상 쓰기 힘들다. 4년을 받았지만 그동안 미국에서 객관적으로 나아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다시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를 도무지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거다.하지만 그 주장은 반만 맞다. 그는 자신이 해야 하는 어젠다는 말한 적이 없지만, 이유는 분명하게 밝
전국 무대에서는 신인에 불과했던 버락 오바마가 민주당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을 상대로 바람을 일으키며 질주하던 2008년 3월, 미국 언론을 들끓게 한 일이 있었다. 그가 미국 중서부 유권자들에 대해 "그들은 울분에 차있기 때문에 총기와 종교에 매달리고 자신과 다른 인종, 이민자들에 대해 적대적이 된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을 참석자 중 한 사람이 녹음을 해서 공개한 것이다. 오바마는 얼마 전에 발행된 자신의 회고록에서 그 발언은 진보적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코에서 민주당원들이 모인 사적인 자리에서 한 것이고, 절대 하지 말았어야
태극기부대 자유한국당 입당의 '데자뷰'지난 15일 MBC 뉴스데스크는 소위 '태극기 부대’라 불리는 극우세력이 자유한국당에 조직적으로 입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거에는 당 밖에서 박근혜 전대통령을 옹호하는 세력이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수 만 명씩 한국당에 입당하면서 당의 미래를 결정하는 투표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뉴스를 들으면서 2015~2016년의 미국 공화당이 떠오른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현재 자유한국당의 상황은 놀라울 만큼 당시의 공화당을 닮아가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1) 기존의 당
레이건에서 조지 H.W. 부시, 조지 W. 부시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주류가 트럼프 지지자들과 그들을 두려워하는 의원들로 구성된 새로운 세력에게 주류의 자리를 내어줬다. 리즈 체니 하원의원을 공화당 지도부에서 몰아내는 투표가 그 '이임식'이었다. (관련기사: 트럼프를 '숭배'하는 미국 보수의 미래는?)체니 의원은 조지 W. 부시의 부통령이었던 딕 체니의 딸이고, 공화당 주류(였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서 트럼프에 저항해온 몇 명 남지 않은 의원 중 한 사람이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트럼프에 대한 공격, 즉 "지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