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는 보컬그룹의 창세기였다. 블루벨즈, 쟈니 브라더스, 봉봉사중창단, 멜로톤 쿼텟 등이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봉봉사중창단이 부른 ‘꽃집 아가씨’를 언제 처음 들었는지 기억할 수 없지만, 초등학교 아니면 중학교 때 자주 듣고 따라 불렀다.“꽃집의 아가씨는 예뻐요 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 단둘이 만나면 단둘이 만나면 너무나 상냥해요. 꽃집에 아가씨는 미워요 그렇게 미울 수가 없어요. 남들이 보는 앞엔 남들이 보는 앞엔 얄밉게 쌀쌀해져요. 예쁘고 예쁜 꽃들이 모두 다 방실 웃는데 꽃보다 예쁜 그녀의 귀여운 그 얼굴만 언제나
2018년은 개해다. 무술년의 술(戌)이 개를 의미하기 때문인데, 황금개해라고도 하는 것은 ‘무(戊)’가 황색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어릴 적 동네 골목에서 자유롭게 뛰놀던 ‘누렁이들’이 바로 이 황금개의 선조들이었을까?술 취한 주인이 쓰러져 자고 있는 곳을 노리는 화마를 막기 위해 강물에 뛰어들기를 반복했던 전라북도 임실의 충견 ‘오수개’를 비롯해 디프테리아에 걸려 죽어가는 놈 마을 사람들을 구한 알래스카의 썰매 개 토고와 발토, 일본 시부야역의 상징이 된 하치에 이르기까지 심금을 울리는 개의 이야기는 인류 역사의 한 장을 차지하고
이란 책을 냈을 때, ‘어떤 책이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지만, ‘큐우슈우가 어디냐, 규슈 아니냐, 현행법 위반 아니냐?’는 질문도 많이 받았다. 사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일본 열도 중 한 섬의 이름을 ‘규슈’로 알고 있다.하지만 사진에서처럼 ‘큐슈’라고 표기한 것도 적지 않다. 여행 안내서를 비롯한 여러 책에서도 , , 와 같은 제목을 볼 수 있다. 그러면 나는 왜 ‘규슈’도 ‘큐슈’도 아니고 ‘큐우슈우’라고 했을까? 일본에는 ‘규슈’가 없다고 하면 좀 지
‘골로 가다’는 죽음을 뜻하는 말이다. 어원사전에서는 ‘골’을 ‘관(棺)’을 뜻하는 옛말로 보고 있다. 만약 ‘골’을 ‘棺’의 뜻으로 보면, ‘골로 가다’는 ‘관 속으로 들어가다’가 된다. 죽어서야 관 속으로 들어가므로 ‘죽다’라는 비유적 의미로 발전했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소설가 이재운은 ‘골로 가다’가 비교적 최근에 생긴 표현이기 때문에 관(棺)을 뜻하는 옛말 ‘골’에 어원을 둔다고 보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우리말 숙어 1000가지)글쓴이가 진행하고 있는 YTN '재미있는 낱말풀이'에서는 골이
1995년 8월 12일 한국방송공사 9시 뉴스에서 ‘4천 억설’ 수사 담당 검사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마디로 나가리죠”라는 발언을 했고, 웃는 기자들의 모습을 내보냈다. 당시 한겨레신문의 여론마당엔 은 이 보도에 대해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린 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검사의 태도와 기자들의 의미를 파악하기 힘든 웃음, 그 장면까지 삽입해 방영한 한국방송공사의 태도 등을 지적하는 글이 실렸다. 원고를 보낸 김지웅씨는 해방 50돌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 ‘나가리라는 일본말을, 게다가 저급한 문화 용어를 거침없이 쓸 수 있는가’ 하고 개
세상을 어지럽게 하면 난(亂)고려 인종 4년(1126년) 예종과 인종에게 자신의 딸을 왕후로 들이며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 이자겸을 인종이 제거하려 하자 이자겸은 척준경의 군사력을 동원하여 난을 일으켰다. 왕궁을 침범하여 국왕파 신료를 제거한 다음 정치를 독단하였지만, 인종이 척준경을 이자겸과 갈라서게 해야 된다는 최사전의 계략을 수용한 결과, 이자겸은 척준경의 군사들에 의해 진압되었다. '이자겸의 난'이다. 인종 13년(1135년)에는 신채호가 조선 역사 천 년의 대사건이라고 한 '묘청의 난'이 일어났
얼마 전 교통방송(TBS) 라디오 「유쾌한 만남」에 출연했다.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뉴스에도 자주 등장한 김미화 님하고 나선홍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인데, 특강 코너 ‘고급진 강의’에서 내 책 ‘큐우슈우역사기행’에 관한 이야기를 해달라는 거였다. ‘블리 사건’으로 심신이 피곤할 텐데, 옛 정을 잊지 않은 김미화 후배의 의리가 눈물 나도록 고마워서 열일 제쳐놓고 달려갔다.지난 10월 12일과 19일 2주에 걸쳐서 2시간이나 얘기했는데도, 최익현 선생과 윤동주 시인, 군함도 그리고 일본의 시니세(오래된 점포
지난 여름 일본 야마구치현 하기시(市)에 갔었다. 하기는 정한론을 주창한 요시다 쇼우인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요시다는 일본의 아베 총리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라는데, 그래서인지 요즘 아베 총리와 일본의 우경화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명분이야 일본의 자위권을 위해서라지만, 태평양전쟁 패전 후 다시는 전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평화헌법 9조를 고쳐서 전쟁을 할 수 있는 보통 국가로 돌아가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요시다 쇼우인과 '정한론'의 고향 일본 하기시요시다의 생가에는 지금도 ‘쇼우카손주
경복궁은 조선의 정궁이다.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 지 3년 후인 1395년 완성되었지만, 정종이 즉위하여 도성을 잠시 개경으로 옮기는 바람에 주인 없는 궁이 되었다가, 제3대 태종 때 환궁함으로써 다시 주인을 맞았다.경복궁이 정궁의 구실을 제대로 한 것은 세종 때였다. 세종이 경복궁 안에 집현전, 흠경각, 경회루 남쪽에 보루각, 서북 모퉁이에 천문관측시설인 간의대 등을 설치하는 등 궁 안을 두루 정비함으로써 비로소 군주의 거처다운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분노한 백성이 경복궁에 불을 질렀나그러나 경복궁은 비운의 궁
한동안 학교에서도 방송에서도 자주 불러주지 않아 비교적 한가로운 삶을 즐기고 있었다. 하루 종일 집에서 독서하고, 영어 공부하면서 소일했다. 한마디로 ‘방콕’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아, 여보세요? 정재환 씨인가요?”“네, 정재환입니다.”“택배인데요, 지금 집구석에 계시나요?”“네??????”바쁘고 경황이 없어 그랬겠지만, ‘집구석’이란 말은 “저 요즘 그냥 집구석에 있어요.”라고 자신에 대해 설명할 때는 가능하다. 물론 막역한 사이라면, “집구석에 처박혀 있지 말고 바람 쐬러 나와라”라고 할
대한제국 말기 충신 최익현이 일제가 주는 음식을 거부하고 단식 끝에 사망했다는 얘기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 주요 언론매체의 칼럼을 통해 반복재생되고 있다. 이는 사실일까? 이 팩트체크했다. 면암 최익현은 우국충정과 항일투쟁의 상징이다. 을사늑약 이후 74세의 노구를 이끌고 일본과 싸우기 위해 의병을 일으켰다.나라가 망했는데 백성만 어찌 홀로 있을 수 있겠는가. 솥 안의 고기는 곧 삶길 것이요, 대들보 위의 제비는 곧 불탈 것이니, 죽음만 있을진대 어찌 한 번 싸우지 않겠는가. 살아서 원수의 종이 되는 것보다 죽어서 충의의
'쓰레빠'를 많이 신는다. 쓰레빠, 여름에 참 편하다. 뭐 여름 뿐만 아니라 사계절 편하다. 집안에서도 질질 끌고 다니기 좋고, 더러는 집밖으로도 신고 나간다. 그런데 “발음이 쓰레빠가 뭐야? 슬리퍼지”라고 지적하는 분들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렇다. ‘쓰레빠’라는 것은 영어 슬리퍼에서 왔다.영어사전을 확인해보자. slipper 1. (보통 slippers) (실내·무도용의) 가벼운 덧신, 슬리퍼(carpet slipper)표준국어대사전의 설명에도 괄호 안에 영어가 들어가 있는 걸 보면 분명히 영어에서 왔다는 것을 알
한글문화연대 공동대표를 역임중인 정재환 성균관대 초빙교수가 에 한글과 역사에 대한 팩트체크 글을 2주 간격으로 연재합니다. 최근 '용가리과자'라 불리는 질소과자를 먹은 초등학생의 위에 구멍이 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8월 4일 서울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용가리과자를 개발한 한 모씨는 “과자를 먹을 때 액화질소가 혀에 달라붙을 수 있어 물기가 있으면 털어서 먹으라고 할 정도로 주의를 요구했는데, 일부 업체들이 판매 직원 교육을 소홀히 한 게 사고로 이어졌다”면서 “이 과자를 처음 상품으로 만든 사람으로서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