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나온 '선거제도 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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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나온 '선거제도 개편'
  • 김수민
  • 승인 2019.11.18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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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선거제도 이야기 ⑤ 혼합형 비례대표제

 

수학능력시험 사회탐구 영역에 속한 선택 과목인 '법과 정치'에는 매년 선거제도 관련 문제가 출현한다. 산수를 거치는, 문제풀이에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리는 문제다. 마지막 문항인 20번에 출제되었다. 2020년 수능에서는 소선거구제, 단순다수대표제, 병립형 비례대표제,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같은 선거제들을 접할 수 있었다.

지문은 A~E당의 10개 지역구의 선거 결과와 정당 투표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갑국 의회의 선거제도는 현재 한국, 독일, 일본이 채택하고 있는 '1인 2투표용지' 제도임을 알 수 있다. 지역구 투표에서 지지하는 인물에게 투표하고, 별도의 정당투표 용지에는 지지 정당을 표시한다. 이를 '혼합형 비례대표'라고 한다. 정당별 지지율로 의석을 할당하는 '비례대표제'와 지역구 선거에서 후보별 등수로 당락을 결정하는 '다수대표제'가 '혼합'되어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는 크게 두 부류가 있다. 독일은 전체 의석을 정당투표 결과에 따라 배분한다. '연동형 비례대표'다. 한국과 일본은 지역구 외의 비례대표 의석을 정당투표 결과에 맞춰 나눈다. '병립형 비례대표'다.

 

'법과 정치'에 등장한 것은 ‘소선거구 단순다수제+비례대표제 혼합형’

갑국 의회의 지역구 의원 10명은 보다시피 10개 지역구에서 선출된다. 한 지역구에서 한 명을 선출하는 '소선거구제'다. 선거 결과에는 2차투표가 없다. 한 번만에 선출하는 '단순 다수 대표제'다. 유감인 것은 지역구 선거 결과에서 각당이 얻은 득표수와 정당투표에서 만 기재했을 뿐 의석 분포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귀찮겠지만 지역구별로 견줘서 각당 의석을 산출해야 한다. 지역구별로 가장 득표가 많은 정당후보에 동그라미를 치면 된다. 이걸 건너뛰면 나중에 선택항들을 검토하다가 뒤늦게 계산이 불가피함을 깨닫고 후회하게 되어 있다. A당이 지역구 2, 3, 6, 7, 8, 9, 10에서 승리해 7석을 가져갔다. B당은 지역구 1, 5 등 2석을, C당은 지역구 4를 통해 1석을 챙겼다. D당과 E당은 의석이 전무하다.

2020년 수능 '법과 정치' 20번 문항.
2020년 수능 '법과 정치' 20번 문항.

 

지역구 의석 가운데 A당이 70%를, B당이 20%를, C당이 10%를 가져간 것이다. 정당투표 결과인 A당 38%, B당 27%, C당 26%, D당 7%, E당 2%와는 괴리가 크다.

지문 하단 **에 따르면 정당 투표 득표율과 의회 의석률간 차이의 절대값의 총합이 작을수록 선거 제도 비례성이 높다고 되어 있다. 이 선거 결과는 의석수와 정당선호도 간의 불비례성이 강하다. 몇 표를 얻든 1등만 하면 당선이고 나머지 표는 의석수 결정에 쓰이지 않고 모두 사라지는 '소선거구-단순다수제'의 귀결이다.

여기에 정당투표에 따라 배분하는 비례대표 의석이 3석이 있다. 이렇게 별도 비례대표 의석을 두고 그것을 정당득표에 따라 나누는 제도를 '병립형 비례대표제'라고 한다. 3석을 나눠보자. 계산 방식은 지문에서 친절히 밝혀주었듯 1)'비례대표 의석수 X 정당투표 득표율'을 해주고 2)그 값의 소수점 앞자리만큼을 우선 각당에 배분하고 3)잔여 의석 하나하나는 소수점 이하 수를 견줘서 큰 순서대로 배분한다. 이것은 필자가 '해외 선거제도 이야기 ① 헤어 쿼터, 드룹 쿼터, 동트, 생트-라귀'에서 설명했던 '헤어 쿼터' 방식이다. 현재 한국의 비례대표 의석도 헤어 쿼터로 산출한다.

 

'A당: 3석 X 0.38'부터 시작해서 계산하면 결과는 이렇다. A당 1.14, B당 0.81, C당 0.78, D당 0.21, E당 0.06. 소수점 앞자리부터 따져 A당이 1석을 먼저 가져가고, 남은 두 석은 소수점 뒷자리로 겨루어 B당과 C당이 하나씩 가져간다. A당 1석, B당 1석, C당 1석. 정당투표 득표율만 따져봤더니 지역구 선거 결과인 7:2:1에 비하면 상당히 평평하다. 지역구 선거 결과와 비례 의석 배분 결과를 합산하면 A당 8석, B당 3석, C당 2석, D당 0석, E당 0석이다. 척 봐도 A당은 정당 지지율에 비해 의석을 너무 많이 가져갔다. 한편 7% 지지율을 얻은 D당이 13석 중 하나도 가져가지 못한 것 역시 비례성이 낮다는 단서다.

 

이런 갑국은 현재의 선거제도가 (가)라는 비판을 고려하여 두 가지 선거제도 개편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1안>은 지역구 따로 비례대표 따로 뽑는 제도를 유지하되 비례 의석과 그 비중을 늘리는 방안이다. '병립형 비례대표'를 유지하되 비례대표 의석 비중을 늘리는 것으로, 지지율-의석수간 비례성을 높이는 방법이다. <2안> 역시 비례성을 높인다. 현재 갑국 의회의 13석을 유지하면서, 이것을 1차적으로 정당 지지율에 맞게 모든 당에 배분한다. 정당투표 결과에 비례해서 나누는 의석이 원래는 3석이었는데, <1안>은 10석으로 만드는 것이고, <2안>은 13석으로 만드는 셈이다.

 

여기서 바로 1번항이 틀렸음을 알 수 있다. <1안>과 <2안>은 비례성을 높이는 방안이고, 현재 선거제도의 문제인 (가)는 '비례성이 낮다'가 되어야 한다. '의원의 지역 대표성이 취약하다'는 갑국 의회에 어울리지 않는다. 의석수의 10/13을 지역대표로 선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구별 대표자가 1명이라 당선된 의원은 그 지역구에서의 대표성만큼은 강하다(물론 이 대표성을 더 강화하려면 결선투표제나 선호투표제를 실시해야 한다). 반면 대표성이 취약하다고 지적받을 수 있는 것은 이를테면 전국단위에서 모든 의원을 선출하는 선거제도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선거제도는 사회탐구인가 수리탐구인가

지문 하단 *에 따라 원래 나왔던 선거 결과를 <1안>과 <2안>에 입력해보자. 지역구 선거 결과인 A당 7석, B당 2석, C당 1석에 비례 의석을 더해준다. 비례 의석이 마침 10석이라 계산하기 편하다. 의석수 곱하기 정당 득표율을 곱하면 A당 3.8, B당 2.7, C당 2.6, D당 0.7, E당 0.2로, A당이 3석, B당이 2석, C당이 2석을 먼저 챙긴 다음, 잔여 의석 3석은 소수점 뒷자리가 큰 A당 그리고 B당과 D당이 가져감으로써, 비례 의석은 A당 4석, B당 3석, C당 2석, D당 1석, E당 0석이 된다. 최종 합산, A당 11석, B당 5석, C당 3석, D당 1석, E당 0석이다.

그렇다면 <2안>은 어떤지 셈해보자. 13에 각당의 지지율을 곱해 의석수를 산출한다. 이것이 사회탐구인가 수리탐구인가 헷갈리지만, 마지막 문제에서 주저앉을 수 없다. A당 4.94, B당 3.51, C당 3.38, D당 0.91, E당 0.26이다. 소수점 앞자리를 보고 A당 4석, B당 3석, C당 3석으로 배분하고 나면 3석이 남는다. 소수점 뒷자리가 큰 순서대로 A당(0.94), D당(0.91), B당(0.51)으로 배분하면 최종 A당 5석, B당 4석, C당 3석, D당 1석, E당 0석이다(참고로 이는 최종결과가 아니다).

 

비고

현재 선거제

총 13석 (

비례 3석)

<1안>

총 20석

(비례 10석)

<2안>

당초 설정 총 13석

(비례 3석)

-> 초과의석 포함 15석

A당

8석 (비례 1석)

11석 (비례 4석)

7석 (초과의석 2석)

B당

3석 (비례 1석)

5석 (비례 3석)

4석 (비례 2석)

C당

2석 (비례 1석)

3석 (비례 2석)

3석 (비례 2석)

D당

0석

1석 (비례 1석)

1석 (비례 1석)

E당

0석

0석

0석

 

B당은 지역구 2석이므로 4석을 채우기 위해 비례 의석 2석을 더 받아야 한다. 3석을 받아야 할 C당은 지역구 1석이라 2석을 더 받는다. D당은 지역구 의석이 없어서 비례 1석을 더 받아서 1석을 채운다. 이러면 비례의석은 3석이 아니라 5석이다. 지역구 10에 비례 5라면 15석으로 원래의 13석보다 2석이 늘어난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A당은 지지율만큼의 의석수인 5석을 2석 초과한 의석을 이미 지역구에서 거뒀기 때문이다. <2안>은 이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 그 초과의석은 인정되며 그에 따라 의원정수는 늘어날 수 있다. 이 경우 갑국 의회는 총 15석으로 늘어나고, 최종 A당 7석, B당 4석, C당 3석, D당 1석, E당 0석이다. 초과의석을 받게 된 정당은 A당 1개이므로 2번항은 오답이다.

 

3번항 역시 틀렸다. B당에게는 <1안>과 <2안> 중 어디가 유리한가. <1안>에서는 20석 중 5석을 얻었고, <2안>에서는 15석 중 4석을 얻었다. 의석률이 전자에서는 25%이고, 후자에서는 의석수 4에 4를 곱하면 전체 의석 15를 넘어버리므로 의석률 25%(1/4)를 초과했음을 알 수 있다. B당에게는 <1안>보다 <2안>이 더 유리하다.    

 

그 다음 4번항. C당의 의석률은 <1안>에서는 3/20(15%)이고, <2안>에서는 3/15(20%)다. C당의 정당투표 득표율은 26%이므로, 두 가지 안 모두에서 의석률이 정당투표 득표율을 밑돈다. 4번이 정답이다. 단, 현재 제도에서 C당이 얻은 의석률(2/15)보다는 <1안>이든 <2안>이든 의석률이 높다. 지지율에 비해 의석률이 낮은 정당에게는 두 가지 방안 모두 현재 제도보다는 비례성을 높이는 것이다.

 

또한 C당 의석률은 <1안>보다 <2안>에서 높게 나타났다.  D당도 <1안>에서는 의석률이 1/20이었지만, <2안>에서는 1/15였다. 정당 득표율에 비해 의석수가 높았던 A당은 <1안>에서는 의석률이 11/20이었음에 비해, <2안>에서는 7/15였다. 전자에선 과반이었지만 후자에선 과반이 아니다. <2안>에서는 비교적 자신의 정당 득표율인 38%에 근접하게 된 것이다. 5번항도 오답이다. <1안>보다 <2안>이 더 높은 비례성을 품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병립형 비례대표제와 연동형 비례대표제

<1안>에서 나오는 병립형 비례대표제의 대표 국가는 일본과 한국이다. 지역구는 소선거구-단순다수제로 선출하고, 일부 비례대표 의석을 정당 지지율에 맞게 나눈다. 한국의 경우 1988년 총선에서는 지역구 의석수에 따라 비례대표를 배분했다. 지역구 의석수는 정당 지지율을 반영하지 않으므로 이 비례대표는 지역구 결과에 자동으로 연동되었다. 1992년 총선에서는 정당의 후보들이 지역구에서 얻은 득표의 총합으로 그 정당의 지지도를 계산했다. 하지만 이 제도는 훗날 위헌 판결을 받고, 2002년 광역의원 선거와 2004년 국회의원 선거부터는 정당투표 용지가 추가되는 쪽으로 바뀌었다. 이 투표용지를 통해 정당 지지율을 따로 계산하게 된 것이다. 이는 정당이 어떤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못했을 경우에도 그 지역구 유권자들의 정당 지지를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 따른 것이다.

병립형 비례대표제 국가는 모든 의석을 선거구당 1등만으로 구성하는 ‘소선거구-단순다수제’보다는 그래도 비례성이 높다. 일부 의석이나마 정당 지지율에 맞게 배분하기 때문이다. 한국이나 일본의 국회가 민주당과 공화당만 있는 미국보다는 다양성이 뚜렷한 것도 병립형 비례대표제 때문이다. 이런 병립형 비례대표제에서 비례성을 더 올리는 방법은 <1안>에 나왔듯 비례대표 의석 비중을 키우는 것이다.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정해진 의석에 한해서 지지율에 맞춰 정당별로 나눠줄 의석을 정하는 반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체 의석을 지지율로 나눌 의석으로 설정한다. <2안>은 혼합형 비례대표 중에서도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가깝다. 지역구를 소선거구-단순다수제로 선출하면서도, 전체 의석을 지지율에 맞게 각당에 배분하는 것이다. 독일이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다만 <2안>은 독일과는 제법 차이를 보인다. 첫째, <2안>은 지역구 의석이 13석 중 10석이지만, 독일은 전체 의석의 절반만 지역구 의석이다. 지역구 외 보정용 의석이 큰 이유는 지역구 선거결과의 불비례성이 극심할 가능성에 있다. 지역구 의석이 득표율만큼의 의석수와 차이가 나는 정당들이 많을 수 있고, 그 차이도 클 수 있기 때문에, 그 차이를 매워주는 의석을 많이 둔다.

둘째, 현재 독일은 <2안>에 나오는 '초과의석'만 인정하는 것이 아니다. 일찍부터 독일에서는 지지율만큼의 의석수를 이미 지역구에서 초과한 정당의 경우, 그 지역구 의석은 그대로 인정해왔고, 이로 인해서 전체 의원정수가 의석 배분 결과 더 늘어나는 길이 열려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런 정당의 초과의석을 인정할 경우, 다른 정당의 의석률은 지지율에 못 미치게 된다. 분모인 의원정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정당들에게 또다시 지지율만큼의 의석율을 맞춰주기 위해 추가로 보정의석을 배정하도록 제도가 달라졌다. 이 과정에서 의원정수는 또 늘어난다.

현재 지역구 253석, 별도 비례의석 47석인 한국에, 비례성 최대화를 위해 독일과 같은 선거제도를 도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역구만큼 비례를 253으로 늘리면 전체 의원정수는 506이 된다. 그러나 국민들 대다수가 의원정수 증가에 반대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초과의석 가능성까지 알려지면 눈총은 더 강해질 것이다. 그렇다고 의원정수 300을 정해두고 지역구 150 대 비례대표 150으로 맞추는 것도 난망하다. 1백 여개 가까운 지역구를 줄이는 데는 깊은 고충과 넓은 반발이 따른다. 뿐만 아니라 '지지율만큼의 의석률'이라는 대원칙은 지지율을 초과한 의석률을 누려온 거대정당에게 강한 저항을 받는다.

 

수능 수험생보다 머리가 더 복잡할 국회의원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닌 병립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비례성을 올리려면? 문제풀이에서 살폈듯 비례의석 비중을 늘리면 된다. 하지만 방금 언급했듯, 총의석이 늘어나는 것은 국민적 반대에 직면했고, 지역구 의석을 줄이는 것도 만만치 않다. 설령 후자에 성공했더라도 비례성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나온 것이 11월 27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될 예정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다.

이 선거제도 개편안은 지역구 대 비례 비중을 225석 대 75석으로 정해준다. 병립형 비례대표제에서도 253 대 47로 225 대 75로 바꾸면 비례성이 그만큼 커지기는 한다. 여기에 연동형에 근접한 2안과 같은 비례대표제를 실시하면 비례성은 더더욱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독일 사례에서 살폈듯 연동형을 실시하기에 300석 중 비례 75석은 비중이 작다. 그리하여, 독일이나 <2안>은 총의석에 정당지지율을 곱한 만큼의 의석에서 지역구 의석 확보수를 뺀 나머지 의석을 추가해주지만, '준연동형'에서는 우선 그 절반만 추가해준다. 그러고 나서도 비례 의석이 남아 있다면 그것은 다시 병립형 비례대표제에서처럼, 모든 정당의 지지율을 감안해서 나누는 것이다. 준연동형은 <1안>이나 <2안>보다 계산하기가 복잡하다. 필자는 그래서 지난 3월 준연동형 선거제도를 해설하며 "올 가을 수능 <법과 정치> 문제에 이 제도에 관한 문제가 나와 수험생들의 머리가 아플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적기도 했다(http://www.newstof.com/news/articleView.html?idxno=1383). 물론 준연동형이 통과되면 내년 수능에는 출제될지도 모르지만, 1년의 시간은 남아 있다.

하지만 아마 어떤 수험생보다 현재 국회의원들과 정당의 셈법이 더 복잡할 것이다. 우선 지역구를 253에서 225로 줄이는 일이 쉽지가 않을 것이다. 거대정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물론, 선거제도 개편안 자체에는 적극 찬성해왔던 민주평화당이나 호남 지역 무소속 의원들까지도 제 지역구가 통폐합될 가능성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따라서 '240대 60' 같은 수정안도 거론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에서도 지역구 축소를 염려하는 의원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불비례성 선거제도인 '270석 전원을 소선거구-단순다수제로 선출'을 고집해온 자유한국당이 본회의 부의에 임박해서 선거법 협상에 뛰어들 가능성도 미지수다. 그간 전면적 반대투쟁 일변도였던 한국당이 이제 와서 타협에 나서는 것도 스타일을 구기는 일이지만, 그나마 지역구 대 비례 편차를 조정한다고 해도 준연동형을 철회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바른미래당, 정의당, 평화당 등이 거세게 반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중소정당들을 제치고 1대1 협상으로 비례성을 더 낮추는 안을 도출하는 길은? 한국당의 태도로 보아 불가능한 일인 데다가, 민주당은 선거법 개정안 말고도 공수처법도 통과시켜야 한다. 한국당은 공수처법에 확고히 반대하고 있으며 민주당 단독으로는 가결에 필요한 과반 의석을 확보할 수 없다. 아직까지는 선거법이 공수처법보다 먼저 표결에 부쳐질 공산이 크다. 민주당이 비례의석도 줄이고 준연동형마저 철회하려면, 공수처법을 포기하든가 아니면 한국당과 공수처법 합의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김수민   sumin-gumi@hanmail.net  최근글보기
2010~2014년 구미시의회 의원을 지냈다. 정당에서 지역 실무, 선거본부 대변인, 홍보 책임자를 경험했다. 현재 팟캐스트 <김수민의 뉴스밑장>을 진행하며 KBS 1라디오, SBS CNBC, KTV 등에 출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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