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자에 음식배달까지 6단계...배달대행업체의 모든 것

  • 기자명 이승우 기자
  • 기사승인 2019.12.06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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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대로, 바로고(BAROGO), 부릉(VROONG), ······ 길을 걷다보면 마주치는 배달 오토바이에 붙어있는 이름들이다. 언제부터인가 이 이름들이 오토바이 배달박스 표면자리에서 음식점 상호를 밀어냈다

최근 배달대행업체와 관련된 기사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메세나폴리스 배달 논란, 일부 배달원들의 치킨 빼먹기 논란, 음식 배달을 마치고 돌아가던 10대 배달원의 사망사건(이하 진주사망사건등이 논란이 됐고 11월 5일에는 배달대행업체 요기요플러스소속 배달대행 노동자(이라 라이더)들이 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근로자라는 인정을 받았다는 기사가 나왔다. 근로자로 인정을 받게 되면 유급휴가와 연장·휴일근로수당, 퇴직금 등을 받을 수 있고, 근로시간 제한과 휴게시간 보장, 해고 제한 등 근로기준법이 정한 노동자 보호 조치를 누릴 수 있다. <뉴스톱>은 배달대행업체들이 언제부터, 어떻게 음식배달을 하고 있는지 또 업체에서 일하는 라이더들이 누구인지 알아보았다.

 

① 배달대행업체는 언제부터 음식배달을 시작했는가?

2000년대에도 배달대행업체가 음식을 배달했다. 2016년에 다른 업체에 인수된 해주세요;2006년 설립되었고 제트콜20077배달대행사업을 시작했다. ‘배달인2580’도 제트콜과 같은 해에 출범하였다. 배달대행업체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이와 관련된 문제들도 발생했다. 200910, 한 음식배달대행업체 대표 3명과 전·현직 배달원 141명은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을 골라 고의·허위 교통사고를 낸 뒤 수 억원의 보험금을 불법으로 타낸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었다. 이 업체 대표는 10대 청소년들을 배달원으로 고용하여 범행 수법을 교육시켰다. 라이더가 배달대행업체 업주로부터 인권침해를 받은 사례도 있다. 2011, 양주시의 한 배달대행업체에서 라이더 일을 하는 10대 청소년은 "그만두면 가만 두지 않겠다"는 업주의 협박 때문에 수개월째 반강제 노동에 시달렸다.

그렇다면 배달대행업체들의 음식배달이 본격적으로 확산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라이더유니온 박정훈 위원장은 <뉴스톱>과의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의 개발과 배달의 민족, 요기요와 같은 주문중개앱의 성장이 음식배달주문량을 증가시켜 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배달대행플랫폼(부릉, 생각대로, 바로고 등과 같은 배달대행앱)의 확대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오전10시에 열린 라이더유니온 기자회견 모습 촬영:이승우
지난 27일 오전10시에 열린 라이더유니온 기자회견 모습 촬영:이승우

실제로, 배달대행플랫폼 시장의 3인 바로고, 생각대로, 부릉은 주요 배달중개앱들이 나타난 이후에 등장하였다. 배달앱 시장에서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은 각각 2010 ,2011, 2010에 등장하였고, 생각대로는 2016, 바로고는 2014 부릉은 2013에 설립되었다. 배달중개앱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지만 계약은 배달대행업체와 맺고 있는 독특한 업무형태 때문에 복잡한 문제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생각대로, 바로고, 부릉의 오토바이 촬영:이승우
생각대로, 바로고, 부릉의 오토바이 촬영:이승우

 

② 배달대행업체들은 어떻게 음식을 배달하는가?

그렇다면 이런 배달대행업체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음식을 배달하고 있을까? 이를 알려면 고객이 주문한 배달음식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배달되는지, 즉 배달산업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우선 배달산업구조에는 소비자 주문중개앱(주문중개회사) 음식점 배달대행플랫폼(배달중개회사) 배달대행사 라이더 총 6개의 주체가 존재한다.

여기서 주문중개회사는 요기요, 배달의 민족과 같은 주문중개앱을 의미하고, 배달중개회사는 음식점에 들어온 주문을 라이더들에게 전달해주는 역할을 하는 배달중개어플을 제작·관리하는 업체이다. 배달대행사는 실제 동네에서 사무실을 차리고 라이더들에게 오토바이를 리스 등의 형태로 제공하거나(라이더가 오토바이를 소유하는 경우도 많다) 라이더 인력을 관리하는 회사다. 배달중개회사는 동네 배달대행사와 위탁계약을 맺고 라이더는 동네 배달대행사와 배달위탁계약을 다시 체결한다. 오토바이 배달박스에 부릉, 생각대로 같은 업체들의 마크가 붙어있는 것은 이러한 사실 때문이다. 이렇게 배달중개회사와 배달대행사가 엮여있기에 이 둘이 배달대행회사라고 통칭되기도 한다.

기존 6개 주체들 중, 새롭게 등장한 유형이 있다. ‘크라우드 소싱 배달플랫폼이라고 불리우는 배민커넥트, 쿠팡이츠. 부릉커넥트, 우버이츠 같은 업체들이다. 이 업체들은 앞서 언급된 주체들 중 배달대행플랫폼에 포함되지만, 앞서 언급된 다른 회사와 달리 이들은 동네 배달대행사를 거치지 않고 바로 라이더 개개인에게 배달을 위탁한다. 크라우드 소싱 배달플랫폼 업체에서는 누구나 일정 시간의 교육을 받으면 자전거, 전동킥보드, 오토바이로 원하는 날짜·시간에 라이더로 일할 수 있다.

이렇게 6개의 주체로 구성된 배달산업구조에서 배달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아래와 같다. 첫 번째, 전통적 배달방식이다. 이 방식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음식점에 전화로 주문을 하고 음식점에서 고용한 배달원이 직접 배달을 하거나 배달대행사를 통해 배달한다.(그림1 참조)

그림1, 출처: 고용노동부, 이륜차 음식배달 종사자 보호를 위한 안전가이드라인
그림1, 출처: 고용노동부, 이륜차 음식배달 종사자 보호를 위한 안전가이드라인

두 번째 배달의 민족, 요기요와 같은 주문중개앱을 통한 배달방식이다. 이 방식은 현재 가장 보편적인 배달방식으로 소비자가 주문중개앱을 사용하여 음식을 주문하고 음식점에서 직접 고용한 배달원 또는 배달대행사를 통해 소비자에게 배달하는 방식이다.(그림2 참조)

​그림2, 출처: 고용노동부, 이륜차 음식배달 종사자 보호를 위한 안전가이드라인​
​그림2, 출처: 고용노동부, 이륜차 음식배달 종사자 보호를 위한 안전가이드라인​

 

그림1,2배달대행업체에는 앞서 언급된 배달중개회사와 배달대행회사의 관계가 포함된다. 두 번째 배달방식을 앞서 언급한 6개 주체를 포함하면 다음과 같이 보다 자세하게 배달 과정을 설명할 수 있다.

1소비자가 주문 중개 앱을 통해 주문

2. 주문 중개 회사(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음식 가게로 주문 데이터 전송

3. 음식 가게는 주문 접수 후 배달 중개 회사(부릉/바로고/생각대로 등)에 배달 신청

4. 배달 중개 회사가 배달 대행사 소속 라이더 핸드폰으로 배달 일감 데이터 전송

5. 배달 대행사 라이더가 소비자에게 배달.

 

③음식배달을 하는 라이더들은 누구인가?

한국고용정보원에서는 플랫폼노동을 디지털 플랫폼의 중개를 통하여 일자리를 구하며 단속적(1회성, 비상시적, 비정기적)일거리 1건당 보수를 받으며 고용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일하면서 근로소득을 획득하는 근로 형태로 정의하고 있다. 배달대행업체의 라이더들은 배달대행플랫폼(배달대행앱)의 중개를 통해 일자리를 구하고 배달 1건당으로 보수를 받고 있으며, 고용계약이 아닌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배달대행업체와 업무위탁 관계를 맺고 일한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배달대행업체의 라이더들은 플랫폼 노동자라고 불린다.

라이더유니온 박정훈 위원장 촬영:이승우
라이더유니온 박정훈 위원장 촬영:이승우

하지만 배달대행업체의 라이더를 플랫폼노동자로 볼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라이더 유니온 박정훈 위원장은 <뉴스톱>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배달대행플랫폼에서는 요기요플러스의 사례진주라이더사망사건의 사례처럼 겉으로는 플랫폼이지만, 실제로는 라이더들을 근로자처럼 사용하는 위장플랫폼이 많기 때문에 대부분의 한국의 배달대행 라이더들은 플랫폼노동자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배달대행업체와 위탁계약을 맺고 일하는 배달대행 노동자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는 노동청의 판단이 11월에 나왔다. 배달대행 노동자들은 법적 지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계속 논란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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