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한국당'으로 선거법 흔들기 '꼼수'...실제 흔들린 정치권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19.12.2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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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임시국회 본회의가 열리고 선거법 찬반투표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4+1협의체에서 합의한 선거법 개정안 통과가 유력하긴 하지만 끝까지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자유한국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겠다는 방침입니다. <선거법 표결하는 국회>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끝없는 흔들기

자유한국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선거법 개정안 통과를 막겠다는 방침입니다. 지난 24일 건강악화로 병원에 입원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6일 병상에서 대국민 호소문을 내놓았습니다. 황 대표는 모든 합법적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 괴물 같은 선거법을 무용지물로 만들겠다는 호소문을 밝혔고 이를 배현진 송파을 당협위원장이 국회에서 대독했습니다. 호소문에는 히틀러, 폭정, 석고대죄 등의 강한 단어들이 포함됐습니다. 자유한국당은 선거법이 통과되면 헌법소원, 효력정지 가처분 등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선거법 통과에 가장 위협적인 수는 비례한국당카드입니다. 자유한국당은 고도의 심리전을 통해 4+1협의체를 흔들고 있습니다. 김재원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비례위성정당 관련 검토자료를 입수해 기자들한테 공개했습니다. “비례한국당 나오면 범보수 과반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고 밝혔는데, 부정부패 고발도 아니고 타 정당의 검토문건을 이런 식으로 공개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입니다. 민주당에서는 자당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4+1 협의체, 특히 민주당 의원들에게서 현재 선거법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기술'을 걸었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2. 불안한 정치권

정치권은 자유한국당의 '묘수' 혹은 '꼼수'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민주당에서 '비례민주당'을 검토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민주당에선 공식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부인을 했습니다. 민주당에서 위성정당 금지법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나머지 정당도 비례한국당을 꼼수라고 비판했지만 뾰족이 대응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심상정 대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새로운 공천제도에 따른 엄격한 심사를 통해 가짜 후보들을 걸러내야 할 것이라고 선관위를 압박했습니다. 심지어 보수정당에서도 한국당을 비판했습니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공동대표는 민심에도 천심에도 맞지 않는다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불법에 대항하기 위해 싸우는데 불법에 대한하는 싸움은 정당해야 한다. 비례한국당을 만드는 건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새로운보수당에선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보수통합을 논하겠냐며 비례한국당 카드를 비판했습니다.

 

3. 정국 분수령

국회 본회의에서의 선거법 표결은 정국운영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사건입니다. 현재로서는 선거법이 통과될 가능성이 더 높은데 통과될 경우 당분간 여야간 대치 수위는 극에 달할 것입니다. 자유한국당은 소위 비례한국당의 당명 7~8개까지 검토했으며 선거법이 통과되면 바로 창당작업에 착수하고 30여명의 의원을 보낸다는 방침입니다. 다만 자유한국당이 비례대표를 내지 않더라도 의석수에서 비례한국당보다 많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이 기호 2번을 받게 되며, 비례한국당이 기호2번을 받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선거법이 통과되면 민주당은 공수처법을 상정할 것이고 바로 필리버스터가 시작되어 29일 자정까지 이어질 것입니다. 예정대로라면 30일에 공수처법 표결이 이뤄질 것입니다.

만에 하나 27일 선거법이 부결된다면 그 파장은 짐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자유한국당은 무기명 투표 신청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국회법 112조에 따르면 재적의원 5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때는 기명투표 또는 무기명 투표로 표결할 수 있습니다. 물론 민주당이 기명투표 신청으로 맞대응할 계획이기 때문에 실효가 없을 수 있지만 만에 하나 무기명 투표가 이뤄질 경우 선거법 통과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입니다. 선거법 통과가 무산된다면 공수처법안을 포함해, 다른 법안 통과가 불확실해지면서 정국이 혼돈상황으로 빠질 수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이 노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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