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다툼' 여론 악화되자 사과문 발표한 한진총수 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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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다툼' 여론 악화되자 사과문 발표한 한진총수 일가
  • 김준일 팩트체커
  • 승인 2019.12.30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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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행간] 집안싸움 사진 공개했다 사과한 한진 일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크리스마스에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집을 찾아가 크게 다퉜다는 내용이 최근 언론보도로 알려졌습니다. 조원태 회장은 지난 23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법무법인을 통해 가족과 사전협의 없이 경영상 중요 사항들이 결정되고 있다며 공개비판한 일을 두고 이 고문과 대화했습니다. 이 고문이 첫째 딸 조현아 전 부사장 편을 들자 조원태 회장이 험한 말을 퍼붓고 집안 유리를 박살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말 사이 파문이 확산되자, 이명희·조원태 모자는 30일 오전 공동 사과문을 발표하고 "유훈을 지키겠다"고 밝혔습니다. <집안싸움 사진 공개했다 사과한 한진 일가>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공개됐을까, 공개했을까?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이명희 고문 측은 아들 조원태 회장이 욕설을 퍼붓고 집안 유리를 박살냈다며 이 고문의 상처와 핏방울, 깨진 유리 등을 사진으로 찍어 회사 경영진 일부에 보내면서 보호를 요청했다고 합니다. 우연히 언론에 유출됐을 가능성은 낮습니다.

현재로서는 이명희씨가 첫째딸 조현아씨를 지지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둘은 가사도우미 불법고용 혐의로 재판을 함께 받으면서 부쩍 가까워졌다고 합니다. 지난 5월에 열린 재판에서 이명희씨는 엄마가 미안해. 고생했어라고 말하며 딸 조현아씨를 끌어안은 바 있습니다.

그런데 사진 공개 이틀만에 한진 재벌 총수 가족명의의 사과문이 나왔습니다. 30일 조 회장과 이 고문 공동 명의의 사과문에서 “지난 크리스마스에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집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이 사죄드린다”며 “조원태 회장은 어머니인 이명희 고문께 곧바로 깊이 사죄를 하였고 이명희 고문은 이를 진심으로 수용하였다. 저희 모자는 앞으로도 가족간의 화합을 통해 고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지켜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갈등은 봉합 국면에 있습니다.

 

2. 입김 세진 KCGI

일명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 펀드는 17.29%를 확보해 단일 주체로는 최대주주입니다. 한진가를 모두 합친 24.79%보다는 지분율이 낮지만 현재처럼 가족 간 경영권 다툼이 벌어진 상태에선 그 영향력이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 KCGI 펀드가 누구로부터 구애를 받았는지, 앞으로 누구편에 설지 예측하기 힘든 상태입니다. 한진 총수 일가가 경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줄곧 주장하다 이제 와 특정 인물과 손잡을 명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주주들과 합세해 한진가 전체를 경영진에서 물러나게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지켜봐야 합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7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통과시켰습니다. 내년 3월 주주총회부터 주주가치가 훼손됐다고 판단한 회사에 대해 적극적으로 경영에 개입하기로 했는데요. 이미 국민연금은 올해 3월 조양호 대표이사에 연임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져 조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게 한 바 있습니다. KCGI가 재벌 개혁 명분으로 경영진교체에 나설 때 국민연금이 동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3. '시계제로' 한진그룹

한진그룹의 미래에 대해 각종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는데요. 경영권 다툼으로 조현아-조원태 중에 한쪽이 물러나는 경우, 갈등을 봉합하고 삼남매 공동경영체제로 복귀하는 경우, 한진가 전체가 경영진에서 사퇴하는 경우, 아니면 기업분할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말 그대로 시계제로상태입니다. 다만 한진 총수 일가가 빠르게 사과를 한 것은 '성탄 가족 막장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크게 퍼졌기 때문입니다. 강성부 펀드 등 '적' 앞에서 분열하지 않겠다는 신호입니다. 당분간은 가족 공동경영체제가 당복원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가족 공동경영체제가 무너진다면 다시 내년 3월말 주주총회가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1231일을 끝으로 주주명부가 폐쇄가 됩니다. 11일부터 우호세력 확보 전쟁이 시작됩니다. 가족 지분을 보면 조원태 6.52%, 조현아 6.49% 조현민 6.47%, 이명희 5.31% 등입니다. 갈등의 주체인 조원태-조현아 두 사람의 지분율 차이는 0.03%포인트로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해도 8억원 정도 밖에 안됩니다.

어머니 이명희씨에게 이목이 집중되어 있지만 둘째딸 조현민씨가 어느 편에 설지도 지켜봐야 합니다. 한진칼 전무로서 경영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조원태 회장에 설 가능성과 가족경영 유훈을 해치고 있다고 판단해 언니 조현아 측에 설 가능성 모두 존재합니다. 한진가 외에 주요 주주는 KCGI 17.29%, 미국의 델타항공 10%, 반도그룹 6.28%, 그리고 국민연금공단 4.11%입니다. 이들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김준일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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