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마니아' 문 대통령이 아차산을 선택한 이유는?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20.01.02 07:4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9년을 빛낸 의인 7명과 함께 서울 아차산에서 신년맞이 해돋이 산행을 했습니다. 2018년 북한산, 2019년 남산에 이어 3번째 의인과의 해돋이 산행이었습니다. 이런저런 얘깃거리가 나왔는데요, <새해 첫날 아차산 해돋이 산행한 문 대통령>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역사마니아'의 선택 아차산

3년차 문 대통령이 선택한 곳은 아차산입니다. 이전과 다른 점은 아차산에는 처음으로 역사해설가가 같이 갔다는 점입니다. 산행에 동행한 역사여행전문가인 박광일씨는 이날 고구려 보루에 멈춰서 해만 보는 곳이 아니라 역사를 보는곳으로 장소를 선정했다지금 대통령이 서 있는 이곳에서 놀랍게도 고구려 백제 신라의 왕들이 모두 반경 몇 킬로미터 안에서 활동했다고 말했습니다. 박씨는 평화롭게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이 공간이 1500년전에는 하루에도 주인이 몇 번씩 바뀌는 전쟁터였다고 말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관심을 보이며 이런저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문 대통령이 집권 3년차 신년 등산으로 아차산을 택하고 역사해설가까지 대동한 것은 의도가 있어 보입니다. 한때는 치열한 각축장이었다가 평화로워진 한강유역 아차산 일대에 현재 한반도 상황을 대입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청와대는 왜 아차산을 골랐는지 설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문 대통령은 역사마니아로서 여러차례 한국역사에 관심을 표한 바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역사서를 포함한 도올 김용옥의 책 3권을 읽었다며 추천을 한 바 있습니다. 또 고대 가야사에도 관심을 가져 유적을 발굴할 것을 요청한 적이 있습니다. 다만 유사역사학에 경도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2. ‘불편한 시위대와의 조우

문재인 대통령은 산행 중 민중당원들과 마주쳤습니다. 이들은 내란음모로 복역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을 석방할 것으로 외쳤습니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 관계자들과 잠시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한 민중당원은 이 상황을 영상과 함께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영상을 보면 대통령과 조우한 민중당원들은 이석기 전 의원을 석방하십시오” “벌써 7년째입니다라고 외쳤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다가와 이들의 입을 틀어막으려고 했습니다. 이 민중당원은 최근 발표한 신년 특별사면에서 낡은 정치, 배제의 정치를 이어가는 문재인 정부! 이게 말이 됩니까라며 청와대가 비인권적이라고 비판을 했습니다. 준비된 정치 구호여서 문 대통령의 동선이 사전에 파악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그보다는 대통령이 올만한 주요 서울 근교 산에 민중당원들이 간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보다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30일 문 대통령은 취임후 세 번째 특별사면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 사면대상에는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 한상균 전 민주노총위원장 등이 포함됐지만 이석기 의원은 빠졌습니다. 이광재 전 지사의 경우 뇌물, 알선수재, 알선수뢰, 배임, 횡령 등 5대중대범죄에 대해서 대통령 사면권을 제한한다는 문 대통령 공약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있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선거사범보다는 정치사범인 이석기 의원이 포함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 바 있습니다. 이 전 의원은 9년형 선고 받고 현재 7년째 복역중입니다.

 

3. ‘행복할 자격과 정부의 노력

문 대통령의 해돋이 인사는 매해 비슷하면서도 약간씩 달랐습니다. 북한산에 오른 2018년에 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과 한반도 평화를 소망한다. 재해 재난 없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소망한다고 말해 평화와 안전을 희망했습니다. 남산에 오른 2019년에는 새해는 황금돼지해로 풍요와 복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여러분 가정, 기업, 우리나라에도 풍요와 복이 들어오면 좋겠습니다라며 덕담을 했습니다.

올해 문대통령의 인사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데 방점이 찍혔습니다. 문 대통령은 작년 일 년 동안 여러분들 아주 열심히 사셨죠? 작년에 열심히 한 만큼 우리는 새해에 행복할 자격 있죠?”라고 말했다. 정부가 앞장서고 노력한다면 작년보다는 훨씬 더 희망찬, 작년보다는 조금 더 나아진 한해를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습니다.

올해 인사가 의례적으로 보일수도 있지만, 메시지 사이에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작년보다 희망찬 한해를 언급한 것은 지난해 어려운 일이 많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특히 경기하강으로 인해 수출이 감소하고 성장률이 1%대로 급감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것이 사실입니다. 작년이 사실상 바닥이었으니 올해는 반등할 일만 남았다는 것, 그리고 정부가 경기회복과 국민 살림살이 개선에 앞장서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입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의 이슈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