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압박'에 연이은 실책...이란 '자살골'에 웃는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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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압박'에 연이은 실책...이란 '자살골'에 웃는 트럼프
  • 김준일 팩트체커
  • 승인 2020.01.13 08: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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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행간] 캐나다와 우크라이나에 사과전화한 이란 대통령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항공 소속 여객기 격추와 관련해 피해국인 캐나다와 우크라이나 정상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했습니다. 특히 캐나다는 2012년 이란과 단교했는데도 이란 대통령이 사과를 한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지난 8일 격추된 여객기 사망자 176명중 캐나다 국적자는 57, 우크라이나 11명이었으며 이란인도 82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그간 이란은 기체결함에 의한 추락이라고 주장해 왔으나 격추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흘만에 실수로 격추했다고 시인했습니다. <캐나다와 우크라이나에 사과전화한 이란 대통령>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올코트 프레스'에 당황한 이란

올코트 프레스는 농구 용어로 전면 압박수비라고도 불립니다. 베이스라인에서부터 상대방이 공을 잡지도 못하게 수비수가 바짝 붙어서 공격진을 압박하는 전술로 체력소모가 크지만 상대방의 실책을 유도하기 쉽습니다 이번 사태는 미국의 전면 압박으로 이란의 잇따른 실책이 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란이 전격적으로 항공기 격추를 인정한 것도 국제사회의 압박 때문입니다.

지난 8일 수도 테헤란을 이륙한 우크라이나 항공 여객기를 이란혁명수비대가 격추시킨 것은 이를 미국의 순항미사일로 오인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앞서 이란은 피의 보복을 천명하며 이라크 미군기지에 수십발의 미사일을 쏜 바 있습니다. 미국의 보복 미사일 공격이 임박한 상황에서 공포에 사로잡힌 이란군이 통신불안 상황까지 겹쳐지면서 민항기를 격추시키는 엄청난 실수를 해버린 것입니다. 이란 미사일 운용 요원이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은 10초뿐이었다고 합니다. 서방의 오랜 제재로 대공망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도 실수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2. '자살골'에 웃는 트럼프

이란 정부의 민항기 격추 발표 뒤 국내 분위기가 급변했습니다. 며칠 전만 해도 미국에 죽음을 구호가 울려퍼졌지만 어제는 거짓말쟁이에게 죽음을이 울려퍼졌습니다. “부끄러워하라” “하메네이는 살인자등의 구호도 나왔습니다.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살해당하면서 잠잠했던 반정부 여론이 재점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09년 당시 반정부 민주화 시위의 구심 녹색운동을 이끌었던 야권의 메흐디 카루비도 격추 사태 책임을 물어 하메네이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미국과 국제사회의 제재로 이란은 지난해 실업률이 16.78%였고 국내총생산(GDP)이 9.46%를 기록하는 등 불황의 늪에 빠진 상태입니다. 지난해 11월 재정난을 겪고 이란 정부가 석유 보조금을 삭감하면서 유가가 오르자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고 군의 강경 진압으로 1000명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반미여론이 반정부여론으로 급전환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트위터에 용감하고 오랜 기간 견뎌온 이란 국민에게 고한다. 나는 취임 이래 당신들을 지지해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지지할) 이라고 영어와 이란어로 올렸습니다.

 

3. ‘세컨더리 제재로 협상테이블에

이번 사건으로 이란 정부가 미국과의 협상테이블에 앉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정권 흔들기는 이란이 새로운 핵협정에 나설 때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은 미국의 최대압박 정책이 끝나지 않으며 자신들도 미군과 군사적 대결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았다이란과 마주 앉아 협상에 돌입할 가능성이 상당히 커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은 압박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날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워싱턴 백악관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8명의 이란 최고위 관료 및 철강, 알루미늄, 구리 제조업체 등 17개 기업을 제재 대상으로 하는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과 정부도 제재할 수 있는 세컨더리 제재권한을 재무부에 부여했습니다. 미국이 세컨더리 제재에 돌입하면 대이란 제재 완화를 기대하며 현지 기반을 어렵게 유지하고 있는 이란 진출 한국 기업에 적잖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준일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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