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험지' 의원 '부동산 규제 완화' 주장, 정말 선거에 도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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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험지' 의원 '부동산 규제 완화' 주장, 정말 선거에 도움될까?
  • 김준일 팩트체커
  • 승인 2020.02.1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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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행간] 부동산 규제 완화 목소리내는 여당 의원

최근 민주당 내에 '수도권 험지 의원 모임'이 회동을 갖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대책 완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16년에 구성된 소위 험지쓰에는 서울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와 양천, 동작, 성남 분당 등 고가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구 의원들이 멤버입니다. 최근 모임에는 전현희, 최재성, 남인순, 김병기, 황희, 노웅래. 감병관, 김병욱 의원 등이 참석했습니다.

정부는 15억 초과 주택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하고 9억원 초과 주택은 주택담보비율(LTV)40%에서 20%로 축소하는 소위 12.16 부동산 규제책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소위 험지쓰 의원들은 1주택자 등 실수요자에 한해 LTV40%로 원상복귀 하자는데 의견을 모으고 당에 건의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부동산 규제 완화 목소리내는 여당>,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약발 다해가는 적폐청산

2016년 총선 당시 전통적으로 민주당 약세인 지역에서 의원이 대거 배출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박근혜 정권 심판과 적폐청산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기조는 2017년 대선과 2019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올해 총선은 더 이상 전 정권 심판과 적폐청산 기조만으로는 녹록치 않습니다. 올 들어 여론조사를 보면 적폐청산 프레임이 아직 유효하지만 문재인 정부 심판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프레임이 맞부딪힐 때 사람들은 이해관계에 따른 계급투표를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소위 민주당 험지라고 불리는 지역은 상대적으로 고가 주택이 많고 부유층이 사는 곳입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이 부동산 규제 완화를 들고 나온 것은 지역밀착 공약을 개발하지 않으면 이번 선거에서 생존하기 쉽지 않음을 시사합니다. 9일 유승민 의원의 불출마 선언과 합당 선언으로 보수단일 후보가 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습니다.

 

2. 여전한 부동산 리스크

지금까지 민주당의 선거대책은 최대한 리스크를 없애는 방향으로 이어졌습니다. 9일 밤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해 예비후보 부적격 판정을 내렸습니다. 이해찬 대표와의 면담 직후에 정 의원이 자진사퇴할 의사를 내비치지 않자 전격적으로 나온 결정입니다. 문희상 국회의장 아들 문석균씨는 세대 공정, 원종건씨와 정봉주 전 의원은 미투 이슈, 김의겸 전 대변인은 부동산 투기와 관련되어 민주당에 부담을 줬습니다만 당의 적극적 개입으로 차례로 불출마하게 됐습니다. 이로써 출마자와 관련해 민주당의 잠재적인 리스크는 대부분 해소됐습니다이런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나오는 부동산 규제완화 요구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입니다.

험지쓰 의원들은 1가구 1주택자의 세부담을 완화하고 담보인정비율을 확대하는 내용의 단일안을 마련해 당에 전달한다는 방침입니다. 실제 민주당이 이들의 요구를 수요할 가능성은 제로에 수렴합니다. 부동산으로 악화된 지역 여론을 고려한 액션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부동산 이슈가 나오는 것 자체가 민주당에게는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험지쓰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할지, 개인 자격으로 건의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3. 풍선효과 지켜보는 정부

12.16 대책 이후로 부동산 가격 상승세 둔화는 완연합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월 서울지역 주택가격은 전월대비 0.34% 상승해 12월의 0.86%에 비해 오름폭이 반토막났습니다. 5대은행의 가계대출 잔액 증가세도 둔화되어 20173월 이후 34개월만에 가장 적게 증가했습니다. 정부의 투기 돈줄죄기가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다만 서울 지역 중 강남3구의 상승폭 둔화세는 완연하지만 그 이외의 지역, 특히 '노도강'이라 불리는 노원·도봉·강북구 아파트 가격은 상대적으로 더 오르고 있습니다. 수원, 용인, 안양 등 경기 남부 지역의 집값상승폭도 커졌습니다. 9억 이하 주택에 투자가 몰리면서 그동안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게 된 겁니다.

국토부는 일단 지켜본다는 방침입니다. 아직 규제에 나설 정도는 아니라는 겁니다. 여기다가 해당 지역은 대부분 여당입장에서 '표밭'이라고 불리는 지역입니다. 이곳을 투기과열지구나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은 선거에 상당한 부담입니다. 규제에 나서더라도 총선 이후가 될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문제는 수도권의 다른 지역 주택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질 경우, 소위 '험지쓰' 지역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정부 방침에 반하면서까지 이들이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김준일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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