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에 뿌렸다? 중국이 실수로 유출했다? '신종 코로나 음모론'도 '미중 전쟁'

[뉴스의 행간] '신종 코로나 음모론' 휩싸인 국제 사회

  • 기사입력 2020.02.11 09:00
  • 최종수정 2020.02.11 10:42
  • 기자명 김준일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길어지면서 각종 음모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중국측에서 생물학 무기로 만들었다는 주장이 나오자 미국이 중국에 대한 전방위 공격으로 이를 만들어 유포했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신종 코로나 음모론 휩싸인 국제 사회,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심화되는 중국 견제

미국 공화당의 톰 코튼 상원의원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신종 코로나는 체르노빌보다 더 심각한 세계 최대의 문제다. 중국은 처음부터 신종코로나의 기원에 대해 거짓말을 해왔다고 주장했습니다. 코튼 의원은 우한에는 세계에서 가장 치명적인 병균을 연구하는 중국의 유일한 생물안전 4급 슈퍼실험실이 있다며 이 실험실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출됐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우한 실험실에서 중국의 생화학 무기가 실험되고 있는데, 그중 일부가 유출된 것이란 음모론입니다.

우한 실험실에서 바이러스가 유출됐을거라는 음모론은 지난달 25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이 공식적으로는 처음 제기했습니다. 이 매체는 우한 국립생물안전성연구소는 이번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된 화난수산시장과 30킬로미터 거리에 있으며 2017년에 설립됐을 당시 바이러스가 연구소 밖으로 유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에 대해 지난 4일 우한연구소측은 목숨을 걸고 이번 사태와는 절대 무관하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중국이 고의로 바이러스를 퍼뜨렸다는 음모론을 미국 상원의원이 주장한 배경엔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추이텐카이 미국 주재 중국대사는 미 CBS와의 인터뷰에서 의심과 루머를 일으키고 퍼뜨리는 건 아주 위험하다공포을 조장하는 것이고 인종적 차별, 제노포비아를 부채질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코튼 의원은 트위터에 음모나 이론이 아니라 사실이라고 주장을 했습니다.

 

2. 반격에 나선 '반미 전선'

음모론의 대상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미국 정부입니다 지난 8일 러시아 주요방송인 채널원은 미국 군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제조해 퍼트리고 제약회사가 이로 인해 돈을 벌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배후에는 미국 정보기관이 있고, 군부와 제약회사와 같이 실행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게다가 채널원 바이러스가 동양인에게만 치명적으로 설계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경제가 마비되면 미국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고 치료제를 개발해 중국에 판매함으로서 돈까지 벌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홍콩의 친중파 유튜버 조나단 호 역시 미국이 중국에 대한 공격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살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이런 주장은 전혀 근거가 없습니다.

이런 주장은 이미 지난달 초에 제기됐습니다. 영국 퍼브라이트 연구소는 코로나바이러스 연구 특허권을 가지고 있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인간과 격리된 코로나바이러스 연구 특허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 사태가 서방세계의 음모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들 연구소가 가지고 있는 특허는 다른 종류의 코로나 바이러스로 각각 닭전염성 기관지염바이러스와 사스며 이들 질병의 극복을 위한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특허를 가지고 있었음이 팩트체크됐습니다. 이런 주장은 미국 등 주류 서구사회에 대한 뿌리깊은 불신에서 기인합니다.

 

3. 검증된 돈벌이 수단

왜 음모론은 끊이질 않는 걸까요 음모론은 불확실성과 정보부족에서 기인합니다. 부족한 연결고리를 채우기 위해 사소하게 지나쳤을 정보를 확대 해석하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음모론을 퍼트리는 배경에는 몇몇의 '확신범'을 제외하곤 대부분 경제적 이유가 배경에 있습니다. 음모론은 사람의 원초적 호기심을 끄는데다 전파력이 상당히 강하고 광신도를 만들기 때문에 돈벌이에  유리합니다. 한국에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프리메이슨과 일루미나티와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 유튜브 생태계는 음모론의 총 집산지입니다. 사람의 주목을 끄는 것이 돈이 되는 '관심경제'에서 음모론은 제일 선호되는 소재입니다. 언론들 역시 이런 음모론을 검증없이 보도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개연성없는 소재를 자극적으로 보도하는 것으로 유명한 타블로이드지입니다. 그런데 데일리메일이 우한 연구소 유출설을 기사로 내보내자 국내외 대부분 매체들이 이를 받아서 썼습니다. 홍콩의 권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음모론은 시대의 걱정과 불안을 먹고 사는 기생충과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준일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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