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팩트체크] 동양인은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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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팩트체크] 동양인은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하다?
  • 송영훈 팩트체커
  • 승인 2020.02.17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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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행 가지 말라’는 나라가 있다?
“동양인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취약하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한국여행 가지 말라는 나라가 있다”, “정당색은 특정정당의 소유물이 아니다”, 지난 주 관심을 모은 주장들입니다. 한 주 동안 언론에 보도된 팩트체킹 관련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립니다.

 

1. 동양인은 코로나바이러스에 취약하다?

유럽과 캐나다 등지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공포와 혐오가 퍼지면서, ‘유전적·인종적·체질적 이유로 동양인들만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합니다. KBS에서 팩트체킹했습니다.

유럽의 감염상황을 알리고 있는 유럽 질병 예방 통제 센터와 전 세계의 데이터가 취합·공개되는 WHO(세계보건기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페이지 어디에도 확진자들의 인종별 분류 정보는 없습니다.

다른 나라들의 사례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대체로 확진자의 국적과 국내 거주 여부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지만 이를 인종별로 재분류해 발표한 데이터는 없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질병관리본부가 매일 WHO와 중국 위건위, 일본 후생노동성 등 각국의 정부 발표 자료를 취합해 발표하는 해외감염병 NOW 서비스에도 인종별 분류는 없었습니다. 업무 담당자는 “국적과 도시별로 분류된 정보는 있어도 인종별, 인구특성학적으로 분류된 데이터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WHO도 “인종별 데이터는 제공하지 않고, 동양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특히 취약하다고 밝혀진 과학적 근거도 없다”고 답했습니다.

현재는 더 자세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전제 하에, ‘일반적으로 노약자나 당뇨병·심장병 등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정도가 밝혀졌을 뿐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말 그대로 ‘신종’ 즉 발생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새로운 전염병이어서 아직 미지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죠.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인종 데이터를 공유할 경우 필요 없는 논란과 혐오를 확산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인종별 차이는 보건학적으로 별다른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WHO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과도한 정보와 억측이 뒤섞여 거대한 정보 전염병(infodemic)을 야기하고 있다”고 경계했습니다. 정보(information)와 유행병(epidemic)을 합친 신조어로 넘쳐나는 정보가 오히려 올바른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2. ‘한국여행 가지 말라’는 나라가 있다?

요즘 ‘일부 국가에서 한국으로 여행가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위험하다’는 루머가 돌고 있습니다. SBS에서 확인했습니다.

SBS 방송화면 갈무리
SBS 방송화면 갈무리

영국 정부가 한국을 우한 폐렴 위험국으로 포함시켰지만, 한국을 여행 제한 국가로 지정한 것은 아닙니다. 한국, 중국, 태국, 일본, 싱가포르 등 9개 지역에 여행 다녀왔을 때, 14일 안에 열이 나거나 기침을 하면 신고하라는 안내를 한 건 맞습니다.

SBS에서 한국 방문 관광객의 95%를 차지하는 주요 20개 국가의 외교부 홈페이지를 모두 확인했습니다.

미국은 1단계부터 4단계까지 여행 경보 제도를 운영하는데, 한국은 평시 수준인 1단계, ‘일반적 주의’입니다. 대신 중국에 대해서는 4단계, ‘여행 금지’로 정해놨습니다.

태국은 ‘여행 금지를 권하지 않는 WHO의 지침을 존중한다’, 즉 어떤 국가도 여행 금지 안 한다고 돼 있습니다.

캐나다는 ‘한국 입국할 때 코로나19 때문에 검사가 까다로울 수 있다’고 주의사항 정도만 공지했습니다.

영국을 포함해 이 20개 나라 가운데 캐나다처럼 주의하라는 경우는 있지만 여행을 자제시키는 나라는 없었습니다.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운항을 중단한 경우가 더러 있기는 합니다만, 모두 항공사 자체 판단입니다.

 

3. “정당 상징색은 특정 당의 소유물이 아니다”?

가칭 국민당이 상징색을 주황색으로 정하자, 원래 주황색을 써오던 민중당이 반발했습니다. 이에 대해 안철수 국민당(가칭) 창당준비위원장은 “특정 색깔이 정당의 소유라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JTBCKBS에서 확인했습니다.

JTBC 방송화면 갈무리
JTBC 방송화면 갈무리

중앙선관위에 정당 설립 신고를 하려면 요건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정당 이름인데, 이미 신고된 창당준비위 또는 등록된 정당과 뚜렷이 구별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와 달리 상징색은 관련 규정도 없고 필수 신고 사항도 아닙니다. 없어도 되고, 다른 당과 비슷하거나 같아도 됩니다.

당 상징색으로 문제가 된 적이 드물게 있긴 있습니다. 무소속 후보가 특정 정당의 지지나 추천을 받은 것처럼 보이려고 해당 정당 상징색 옷을 입고 선거운동을 하면 법 위반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실제 유권자가 혼동을 일으킬 정도인지 발언이나 홍보물 내용 등을 종합해서 판단합니다.

과거에도 기존 정당이 쓰던 상징색을 쓴 사례가 있습니다. 2007년 당시 대선 직전 대통합민주신당이 주황색을 상징색으로 정했습니다. 주황색을 먼저 써 온 민주노동당은 “색깔 도둑질해가면 국민 혼란만 가중한다”며,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당시 두 당은 모두 선거 끝날 때까지 주황색을 썼습니다.

선거법과 전례들을 종합하면 정당끼리 상징색이 겹치는 문제는 정치적 해석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2년에 새누리당이 보수정당으로서는 처음으로 빨간색을 상징색으로 썼는데, 당시 진보신당은 “한국 사회에서 빨간색은 진보 진영을 상징한다”고 반발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지금 자유한국당도 빨간색을 쓰고 있습니다.

2016년 국민의당은 녹색을 상징색으로 정했고, 녹색당 당원 일부가 반발했습니다. 당시 녹색당은 “어떤 색을 쓰든 개의치 않는다”, “중요한 건 사상과 정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특정 색깔이 특정 정신을 표현한다는 것을 정할 수 없는 것처럼 정당이 나름의 의미를 담아서 내세우는 상징색도 결국 법으로 규정할 수 없습니다.

송영훈   sinthegod@newstof.com  최근글보기
프로듀서로 시작해 다양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현재는 팩트체크를 통해 사실과 진실을 알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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