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우한 연구소 유출설' 3주만에 재등장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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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우한 연구소 유출설' 3주만에 재등장한 이유는?
  • 송영훈 팩트체커
  • 승인 2020.02.1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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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교수 논문에서 확인됐다는 언론 주장 검증해보니...원문 검증 안한 황색저널리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의 연구소에서 유출됐다는 주장이 또 다시 제기됐습니다. 이 같은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일부에서 ‘국내 언론들이 또다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보도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뉴스톱>에서 확인했습니다.

 

영국 Daily Mirror 사이트 갈무리
영국 Daily Mirror 사이트 갈무리

중국 화난이공대 샤오보타오 교수 "실험실 유출" 주장

중앙일보는 지난 16일 13시 15분에 「“코로나, 시장 아닌 우한 실험실서 나왔다” 中교수 충격 논문」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코로나19가 중국의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논문을 중국학자가 발표해 충격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화난이공대학 생물과학 및 공정학원의 샤오보타오 교수가 지난 6일 글로벌 학술 사이트인 리서치 게이트(Research Gate)에 논문을 발표했다. 놀라운 건 논문이 이번 신종 코로나가 박쥐에서 중간 숙주를 거쳐 사람에게 전파됐을 가능성보다는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는 점이다. 논문은 문제의 실험실로 후베이성 우한의 두 곳을 지적했다.”는 내용입니다.

이후 조선일보연합뉴스의 보도가 있었고, KBS·한국일보·SBS·동아일보 등 많은 언론들이 연합뉴스 보도를 이어갔습니다. 조선·한국은 <명보> 등의 홍콩 언론을, 연합·KBS·SBS 등은 영국 일간지인 <데일리 미러(mirror)>의 보도를 인용했습니다. 중앙·조선·한국은 해당 문건이 샤오보타오 교수의 논문이라고 한 반면, 연합뉴스 등은 ‘보고서’라고 했습니다. ‘미러(mirror)’는 보고서(report)라고 표기했습니다.

‘코로나19 중국 연구소 유출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달 25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우한 국립생물안전성연구소는 이번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된 화난수산시장과 30킬로미터 거리에 있으며 2017년에 설립됐을 당시 바이러스가 연구소 밖으로 유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에 대해 우한연구소측은 절대 무관하다는 반박의견을 냈습니다.

일부에서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소속의 박쥐 전문가인 스정리 연구원을 바이러스 유출 당사자로 지목하자 스 연구원은 “목숨을 걸고 그런 일은 없었다”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중앙일보 등이 보도한 샤오보타오 교수 논문 혹은 보고서는 현재 리서치 게이트 사이트에서 삭제된 상황입니다. 삭제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명보>에 따르면 해당 문건은 사전 인쇄본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인터넷 아카이브인 웨이백 머신, 금융시장 정보 사이트인 제로헤지(zerohedge) 등에서 일부 혹은 전부로 추정되는 문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제로 해지(zero hedge)
이미지 출처: 제로 해지(zero hedge)

샤오보다오 교수는 해당 문건에서 우한바이러스연구소보다 우한질병예방통제센터가 진원지일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주장했습니다. 우한바이러스연구소는 코로나19가 대거 검출된 화난수산시장에서 12㎞ 정도 떨어진 데 비해 우한질병예방통제센터는 불과 280m 거리에 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또, “우한질병예방통제센터가 2017년과 2019년에 후베이성과 저장성 등에서 실험용으로 박쥐를 대거 잡았는데 이 중엔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를 가진 쥐터우박쥐도 포함돼 있었다. 당시 연구원은 근무할 때 박쥐에게 물리고 박쥐 오줌이 몸에 묻기도 했다. 센터는 박쥐의 세포 조직을 떼어내 DNA와 RNA 배열 등을 연구했는데 여기서 버려진 오염된 쓰레기가 바이러스 온상이 됐을 것”이라는 게 샤오 교수의 주장입니다.

홍콩 명보 사이트 갈무리
홍콩 명보 사이트 갈무리

국내 전문가들 "출처, 보도매체 신뢰 어려워" 비판

하지만 해당 보도에 대해 국내 여러 전문가들의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사실 근거가 전혀 없는 얘기이기 때문에 일단은 가능성은 떨어지는 상황들이라 보거든요. 먼저 읽어보신 분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거의 쓰레기 수준의 논문이거든요. 그래서 논문도 이미 철회됐는지 모르겠는데 홈페이지에서 이미 삭제된 상태여서 이 부분을 심각하게 고민한다 이런 상황들을 아닐 것 같고요. 일단 전반적으로는 잘못 전달된 내용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고 밝혔습니다.

'더나은사회실험포럼' 소속 미생물학자인 문성실 박사는 “리서치게이트는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링크드인과 비슷하다. 개인 이력과 논문을 공유하는 곳으로 어느 과학자도 리서치게이트를 레퍼런스로 내지 않는다. 기사에 나오는 저자들 정보도 정확하지 않다”, 또한 “실험실 유출 주장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하나도 없이 어느 곳이 거리가 가깝느냐 정도”라며 “적어도 유출된 실험실에 들어가 직접 확인하거나 유출된 폐기물 등을 확인했다는 내용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근거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유타대학교 기계공학부 박근한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의 출처들이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임을 지적하며, 한국언론들이 원본과 원본의 출처를 제대로 했는지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해당 게시물 제목으로 뉴스 검색을 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매체는 국내 언론이 인용보도한 <데일리미러> 외에 메트로(Metro), 더-선(The-Sun), 데일리메일(Dailymail) 등으로 가십이나 선정적인 보도로 유명한 영국의 엘로우저널리즘 매체였습니다.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도 16일 공식 성명을 통해 “연구소 직원들 중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 <수정> 20.2.19 13:10 필자의 요청에 의해 문성실 박사의 소속을 더나은사회실험포럼으로 수정합니다.

송영훈   sinthegod@newstof.com  최근글보기
프로듀서로 시작해 다양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현재는 팩트체크를 통해 사실과 진실을 알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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