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감염 현실로...경기침체 탈출 점점 더 힘들어진다

[뉴스의 행간] 한달 맞은 국내 코로나19 사태

  • 기사입력 2020.02.19 11:09
  • 최종수정 2020.02.19 11:10
  • 기자명 김준일 기자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감염증 환자가 처음 발견됐고 19일로 한 달이 됐습니다. 18일엔 대구에서 61세 여성이 31번 확진자로 판정됐습니다. 29번째와 확진자와 마찬가지로 해외여행력이 없고 기존 확진자와 접촉한 흔적이 없어 감염경로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19일에는 무려 15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이 됐습니다. '한 달 맞은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깜깜이 확산새 국면 돌입

31번째 확진자는 지난 6일 교통사고를 당한 뒤엔 한방병원에 입원 뒤 의료진 및 환자들과 접촉했습니다. 이 환자는 7일부터 고열 등 증상이 있었으며 병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권했지만 거부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어떻게 감염됐는지 모른 채 회사에 출근하고 친지 결혼식장, 호텔 뷔페식당, 종교 집회 등을 방문했습니다. 결국 14일 폐렴을 발견해 항생제 치료를 했고 18일에 검사로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증상이 있었던 뒤에도 열흘동안 곳곳을 돌아다녀 곳곳에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19일 확인된 확진자 15명 중 13명이 대구에 거주하고 있으며 대부분 31번째 확진자와 접촉자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31번째 확진자 발견으로 확산 양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방역당국은 18일까지 지역사회 전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현재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는 29, 30, 31번째 확진자 등 3명입니다. 한국 뿐 아니라 대만이나 싱가포르 등에서도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방역 전문가들은 사실상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됐으니 자원 투입이 많이 필요한 봉쇄전략보다는 피해최소화 전략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지역 단위로 의심 증상 환자를 보는 병의원을 지정해 가능하면 그쪽으로 환자들이 가게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2. '비상경제 선언'의 딜레마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국무회의에서 비상경제 시국을 선언한 뒤 특단의 대책을 동원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전례가 있다, 없다를 따지지 말고 생각할 수 있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비상한 시기인만큼 실기하지 않고 긴급하게 처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사스나 메르스 때보다 훨씬 크고 긴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상황은 생각보다 매우 심각하다고 말했습니다. 어제 문 대통령은 비상이란 단어를 6번 언급했습니다. 17일 경제부처 업무보고에서도 경제상황의 엄중함을 얘기했지만 기본적으론 낙관적인 전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사와 일본 노무라증권 등이 한국의 성장 전망치를 1%대로 낮춰 잡자 문 대통령의 발언 수위가 올라간 겁니다.

문제는 앞서 언급했듯이 코로나19 사태가 진화되기보다는 지역사회 감염 방향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경제부처 업무보고에서 문 대통령은 일부 언론에 의한 과도한 공포조장으로 경제가 타격을 입었다며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출구전략은 현재로선 힘들어진 상황입니다. 지금은 감염 확산과 더불어 경제비상 대책도 마련해야 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정부가 방역과 경제 침체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할 경우 정권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총선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3. 도움 안되는 주변국

국내의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진정이 되려면 주변국의 도움도 필요한데, 불행하게도 지금 한국은 전세계에서 코로나19 감염증 환자가 제일 많은 두 나라를 바로 옆에 두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코로나19는 아직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지정병원 중 하나인 우한 병원장도 18일 감염으로 사망을 했습니다. 중국 의료진의 사망은 많았지만 병원장이 사망한 것은 처음입니다. 중국 공식 발표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의료진 감염자가 3019명입니다. 중국인 사망자는 어제 오후 기준으로 1870, 확진자는 72530명입니다.

일본에서는 18일 하루에만 88명의 추가 코로나19환자가 발생해서 다이아몬스 프린세스 크루즈에는 542, 일본 내 전체 감염자는 616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일본에서도 최근 80대 여성 첫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사실상 지역사회 감염 단계에 돌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도쿄마라톤 축소는 결정됐고 올림픽 개최 차질 우려가 나오는 등 일본 사회가 뿌리채 흔들리고 있습니다. 크루즈에 탑승했던 한국 교민과 일본인 부인 7명은 19일 오전 김포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일본 극우 산케이신문은아베 정부는 한국 정부의 방역을 본받으라는 칼럼을 게재할 정도로 한국은 방역 모범국에 속하지만 주변국 질병 확산으로 통제가 쉽지 않은 상태입니다. 18일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코로나19 감염이 통제를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대규모 국제적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준일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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