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이만희와 문재인이 악수한 과거 사진이 있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0.03.02 03:2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만희+문재인 떴다!!'는 제목으로 과거 문재인 의원이 누군가와 악수하는 모습이 찍힌 천지일보 사진이 떠 돌고 있습니다. 한 독자가 뉴스톱에 이 사진이 이만희와 같이 찍은 사진인지 팩트체크를 요청했습니다. 뉴스톱이 확인했습니다.

디시인사이드 게시판 갈무리
디시인사이드 게시판 갈무리

디시인사이드 코로나 바이러스 갤러리에 처음 게시

이 게시물은 2월 27일 대표적인 온라인 커뮤니티 가운데 하나인 디시인사이드 코로나 바이러스 갤러리에 올라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으로 보이는 인물과 측면이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손을 잡은 사진과 함께, “신천지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자기편이라 믿고 따르던 문천지들한테 뒷통수 맞은건데, 조낸 얼얼할듯 ㅋㅋ 문재인 찍은 신촌지들은 지금 대체 어떤 기분일까??”라는 글을 게시했습니다.

사진상으론 왼쪽의 인물이 신천지 교주 이만희 총회장인지 확인이 어렵습니다. 다만 나이로 볼 때 이만희 총회장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1953년생인 문 대통령1931년생인 이만희 총회장은 20년 가까이 차이가 나지만 사진에서는 비슷한 연배로 보입니다.

게시물의 댓글란에 한 이용자가 “출처같은게 없던데 걍 합성아니냐 출처가져와봐”라는 글을 올리자, 해당 글 게시자는 “밑에 천지일보 써있짆아”라는 ‘대댓글’을 달았습니다.

 

'천지일보 워터마크 사진'으로 신천지 연관성 추정은 무리 

우선 사진 아래에 워터마크로 찍혀 있는 '천지일보'를 확인했습니다. 천지일보는 2009년 9월 1일에 창간한 전국종합일간지입니다. 2017년 한국ABC협회 부수인증 기준으로 18,000여 부의 유료부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신문사의 주요 구성원과 보도 내용 등을 통해 신천지 관련신문으로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2015년 4월에는 “천지일보는 신천지 신문”이라는 국민일보 보도가 있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천지일보가 취재를 했다고 해서 모든 것이 신천지와 관련이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천지일보 역시 일반 언론사와 마찬가지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다 취재해 보도하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하단에 있는 ‘천지일보’ 글자는 언론사 등에서 저작권을 표시하기 위해 넣는 워터마크입니다. 천지일보 포토뉴스 디렉토리에서 천지일보 워터마크를 넣은 포토뉴스 이미지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천지일보 사이트 갈무리
천지일보 사이트 갈무리

디시인사이드 게시자는 해당 이미지에 천지일보라는 글이 있는 것을 근거로 ‘이만희-문재인’, ‘신천지-문재인’ 관련성을 주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밖에도 숱한 사진이 천지일보 워터마크와 함께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습니다. 예를 들면 2012년 2월에는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새누리당 현판식을 개최한 사진이 워터마크와 함께 천지일보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습니다. 이 사진만 보고 박근혜 의원이 신천지교와 관련이 있다고 단정하면 안됩니다. 

 

이북도민 체육대회에 참석한 문재인 후보가 원본

그러면 문재인 의원이 중년 남성과 악수하는 저 사진의 원본은 무엇일까요. 2012년 10월 14일 게시된 <이북도민 체육대회 참가자들과 인사 나누는 문재인> 기사의 이미지입니다. 

천지일보 사이트 갈무리
천지일보 사이트 갈무리

당시 18대 대선을 앞두고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30회 대통령기 이북도민체육대회’에 참석해 행사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행사에는 이북도민 1만5천명과 당시 김황식 국무총리,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도 참석했습니다. 대선을 앞둔 시점이어서 주요 대선 후보들이 유권자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에 참석한 것입니다.

기사의 원본을 보면 당시 문 후보는 행사에 참석해 일반 참석자들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천지일보에서 직접 찍은 사진이어서 신문사로고와 이름을 워터마크로 남겼습니다. 결국 디시인사이드의 게시물은 워터마크에 대한 개념을 잘 모르거나, '이만희-문재인', '문재인-신천지' 연관성을 고의로 만들고자 하는 ‘가짜뉴스’로 보입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의 이슈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