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동아 100년] "중일전쟁에서 제국 신민의 임무 다하라"는 동아

  • 기자명 자유언론실천재단
  • 기사승인 2020.03.05 08:4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자유언론실천재단은 2020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창간 100년에 맞춰 <조선·동아 거짓과 배신의 100년, 최악 보도 100선> 책을 발간했습니다. 책 내용을 뉴스톱에 칼럼으로 기고합니다

 

09.“총후 후원에 성의 다하라강요

19377월 중일전쟁이 발발했다. 이 전쟁은 명백히 중국에 대한 일제의 침략전쟁이었다. 그럼에도 동아일보는 중국을 일방적으로 비방하면서, 일제의 승리를 위해 조선민족도 제국 신민으로서 임무와 성의를 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동아는 거국 일치의 요()라는 820일자 사설에서 지나 측의 태도를 정관컨대 일종의 자아 과신에 빠져 외교 교섭의 여지를 전연 버리고 정면충돌도 불사한다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중국을 비난한 뒤, “그러므로 우리의 긴장은 경() 일층 내구성을 보지(保持)할 각오로써 당국의 지도에 협조하고 총후 후원에 성의를 다하여 거국일치의 실적을 유루 없이 내지 않으면 아니 될 것이다라고 일제에 적극 협력할 것을 강요했다.

동아는 또 (미나미 지로) 총독의 유고라는 사설에서 천황 폐하께서는 칙어를 사()하옵시었다. 삼가히 배()하옵건대 칙어에는 성려(聖慮)는 시국에 감()하여 제국의회의 화충협찬을 명하옵시고 제국 신민의 충성협화를 교()하시었나니 신민 된 자 어찌 성려에 응복하여 비상시국을 극복함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지 않으리오라고 일왕에 더할 수 없는 극존칭을 써가며 조선인들에게 일제에 순응하라고 압박했다. 이것이 1930년대 동아일보의 추악한 진짜 얼굴이었다.

친일파 리스트에 오른 방응모 조선일보 사장과 김성수 동아일보 사장
친일파 리스트에 오른 방응모 조선일보 사장과 김성수 동아일보 사장

 

10. 제호만 가려놓으면 총독부 기관지동아

중일전쟁이 확대되면서 동아의 지면은 점차 총후의 국민적 행사등을 게재하는 데 송두리째 할애되었다. ‘국위선양 무운장구 기원제’ ‘애국절’ ‘보국일’ ‘국민정신 작흥기간등등 총후 후원을 위한 각종 행사가 있을 때마다 민족지 동아는 기사로 사설로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이 중대 시국에 처하여 70만의 부민이 일심으로 제국의 선양, 무운장구를 신명에 기원하는 것은 국가를 위하여 없지 못할 충성의 표현이다.”(1939. 9. 4. 사설)

애국일을 당하여 전 조선적으로 팽배하는 애국의 지정(至情)을 축복하는 동시에 다시금 시국 재인식의 기회를 삼아 경()일층 격앙발분하지 않으면 아니 될 것이다.”(1937. 9. 7. 사설)

지나사변이 일어나자 황군은 남북전선에서 지나 응징의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으며, 국민은 총후에서 국운신장의 노력에 만전을 기하고 있음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러나 이로써 어찌 만족할 바리요 혹은 반성하고 혹은 각오를 새롭게 하여 써 국민정신 총동원의 실효를 발휘할 것은 물론이고 ”(1937. 11. 7. 사설)

신문 제호만 가려놓으면 어느 것이 민족지이고 어느 것이 총독부 기관지인지 구별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동아가 오히려 한 발 앞서 나가는 때조차 있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오늘의 이슈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