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가로세로연구소가 주장한 '이만희-문재인 악수사진'은 진짜?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0.03.0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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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톱>은 앞서 ‘이만희-문재인 떴다’라는 제목의 온라인 커뮤니티의 게시물을 검증한 바 있습니다. 디시인사이드의 해당 게시물은 댓글에서도 나타나듯이 큰 호응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3월 2일 보수성향의 유튜브 채널로 잘 일려진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충격단독] 이만희 가짜 시계!!! 문재인 야바위 의혹!!!> 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해당 사진이 문재인 대통령이 이만희 교주와 반갑게 만나는 사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33분 40초부터 해당 발언)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영상 갈무리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영상 갈무리

심지어 가로세로연구소는 디시인사이드의 게시글에서처럼 사진일부가 아닌 천지일보의 체육대회 원본 사진도 제시했습니다. 원본 사진에는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1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30회 대통령기 이북도민체육대회’에 참석해 행사 참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라는 설명이 붙어있습니다.

가로세로연구소가 문재인 대통령이 이만희 교주와 반갑게 악수하는 장면이라고 주장하는 천지일보 사진 기사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갈무리)
가로세로연구소가 문재인 대통령이 이만희 교주와 반갑게 악수하는 장면이라고 주장하는 천지일보 사진 기사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갈무리)

해당 사진이 2012년 10월 14일에 찍힌 것을 감안하면 당시 문 대통령은 59세, 이만희 교주는 71세였습니다. 사진에서 문 후보와 악수를 한 인물을 71세의 신천지 교주로 보기에는 복장도 외모도 선뜻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해당 유튜브 동영상의 댓글에는 가로세로연구소의 주장을 맹목적으로 믿는 댓글이 대다수입니다. 가세연의 주장처럼 원본 사진의 인물이 이만희 교주인지 확인했습니다.

 

사진 속 인물과 이만희 교주 신장 10cm 정도 차이나

체육대회 원본 사진을 보면 문 대통령과 악수하는 인물은 같은 높이에서 비슷한 신장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장은 172cm로 알려졌습니다.

문 대통령의 조금 더 상체를 숙인 것을 감안해도 사진 속의 상대 인물은 신장 170cm정도로 추측됩니다.

이만희 교주의 신장은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진 비교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만희 교주는 한 때 신천지 2인자로 불리던 김남희 전 세계여성평화그룹 회장과 여러 행사에 동반 참석하며 사진동영상남겼습니다.

MBC 방송화면 갈무리
MBC 방송화면 갈무리

사진과 동영상 속의 이만희 교주와 김남희 전 회장은 비슷한 신장으로 추측됩니다. 김남희 전 회장이 더 크게 나온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는 높은 굽의 신발을 신은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두 사람이 같이 있는 여러 사진을 비교해보면 대체로 두 사람의 신장은 비슷하거나 김남희 전 회장이 조금 더 커 보입니다.

천지TV 영상 갈무리
천지TV 영상 갈무리

김남희 전 회장의 신장도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습니다. 하지만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같이 찍은 사진을 통해 유추할 수 있습니다.

2016년에 발행한 <IWPG BOOK 2016>과 세계여성평화그룹 홍보 동영상에서 반기문 전 총장과 김남희 전 회장이 나란히 선 모습이 있습니다. 반 전 총장의 신장은 178cm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지 출처: 세계여성평화그룹 홍보동영상
이미지 출처: 세계여성평화그룹 홍보동영상

나란히 선 두 사람의 신장은 성인 얼굴 크기 정도의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인 남성 얼굴의 평균 크기 23.6cm와 여성들의 일반적인 신발 굽 높이 등을 감안해도 두 사람은 최소 20cm이상의 신장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세계여성평화그룹 브로슈어
이미지 출처: 세계여성평화그룹 브로슈어

귀 모양, 신장, 연령대 모두 확연히 다른 인물

결국 이만희 교주와 김남희 전 회장의 신장은 160cm 내외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가로세로연구소>가 문 대통령과 악수를 한 인물의 신장은 170cm정도로 추정됩니다. 문 대통령과 반 전 총장의 신장은 공개적으로 알려진 것이고, 나머지 인물들은 사진이나 영상을 통한 비교추정치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보수적으로 비교를 해도 사진 속의 인물과 이만희 교주는 10cm 정도의 신장 차이를 보입니다.

또한, 위 첫 번째 사진 속 인물은 측면사진이어서 정면 얼굴은 확인할 수 없지만, 귀의 모양이 고스란히 보입니다. 또 두 번째 사진에서는 이만희 교주의 정면 얼굴과 함께 오른 쪽 귀 모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만희 교주의 귓볼이 사진 속의 인물의 귓볼보다 확연히 크게 보입니다.

 

가로세로연구소는 2012년 이북도민체육대회에서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와 악수한 사진 속 인물이 이만희 교주라고 주장하지만, 사진에 나타난 오른 쪽 귀의 모양, 연령대, 신장을 감안하면 사진 속 인물이 이만희 교주일 확률은 극히 낮아 보입니다. 사진에 천지일보 워터마크가 붙은 것으로 사진 왼쪽 인물이 이만희라고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언론사 사진의 워터마크는 모든 사진에 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사진 속 인물이 이만희임을 증명하는 자료가 될 수 없습니다.

 

*2020년 3월 10일 오전 8시 1차 수정: 청와대는 3월 9일 공식적으로 해당 사진의 인물이 이만희씨가 아니라고 확인했습니다. 사진 속 인물은 최연철 전 민주평통 위원으로 2012년 10월 이북5도 원로위원 자격으로 서울 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제30회 대통령기 이북도민 체육대회'에 참석해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악수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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