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작곡가 김형석 씨가 변절한 일부 ‘노빠’(노무현 전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는 사람들을 속되게 일컫는 말)들을 통렬하게 비난했다는 게시물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의 SNS에서 공유되고 있다. 해당 게시물은 김형석 작곡가를 배경으로 ‘노빠’였지만 명예욕 등으로 변절했거나 과시욕을 드러내는 이들을 직설적으로 나무라고 있다. 정말 작곡가 김형석이 이런 발언을 했을까.
원문 전체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형석 작곡가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로 잘 알려져 있다. 2012년 대선 때 당시 문재인 후보 측 시민캠프에 합류해 문재인 후보 로고송을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2015년 12월에는 민주당에 입당해 2016년 총선에서 민주당 공식선거로고송을 만들기도 했다. 또 지난 해 9월에는 문재인 대통령 헌정곡인 ‘Mr. President’를 작곡해 화제가 됐다. 정치적 입장을 고려하면 작곡가 김형석 씨의 발언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저 게시물에 나온 내용은 작곡가 김형석씨 발언이 아니다. 작곡가 김씨는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SNS 활동을 활발히 하지만 각 계정에서 해당 게시물은 찾을 수 없다.
게시물 작성자는 인터넷매체 뉴비씨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동명이인 김형석 씨로 확인됐다. 2017년 4월 16일에 설립된 인터넷 신문사 뉴비씨는 친문성향의 대안언론으로 잘 알려져 있다. 편집인을 맡고 있는 권순욱 씨의 발언으로 종종 화제가 되기도 했다. 뉴비씨 김형석 대표는 지난 7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개인 페이스북 잠정적으로 그만 두겠습니다. 그동안 많은 애정과 격려 감사합니다”는 글을 올렸고, 현재는 극히 일부의 게시물들만 공개되어 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위 글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지난 4월 16일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보배드림’과 ‘오늘의 유머’에 올라온 게시물은 위 발언이 김형석 뉴비씨 대표 페북의 글임을 밝히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지난 24일에 ‘김형석 뉴비씨 대표 페북 <이상괴상한 노빠가 한둘인가?>라는 제목으로 같은 게시물을 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뉴비씨 김형석이 작곡가 김형석으로 돌변했다. 작곡가 김형석의 저 사진은 프로필 사진으로 언론에서 종종 쓰이는 것이다. 김형석 작곡가는 2016년 11월 제주대에서 토크콘서트를 개최했는데 관련 보도에서 해당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 누군가 동명이인을 착각해 배경이미지로 작곡가 김씨의 사진을 해당 발언에 합성한 것으로 보인다.
루머 확산 경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지난 4월 16일 뉴비씨 김형석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부 변절한 ‘노빠’를 거칠게 비난하는 글을 올렸고 이는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려졌다. 하지만 6개월여가 지난 최근에는 동명이인인 작곡가 김형석 씨의 사진이 배경으로 쓰이며 작곡가 김 씨의 발언으로 알려진 채 공유되고 있다. 결국 이번 루머도 지난해 야구선수 ‘강민호 선수의 시사발언’처럼 동명이인을 착각한 데서 비롯된 해프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