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베는 이탈리아는 비자면제하고 한국은 중지했을까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20.03.13 10:0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6천명을 넘은 지난 5, 일본정부는 한국에 대한 무비자 입국 효력을 정지하고, 한국에서 오는 사람들을 2주간 격리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어제 일본 정부는 누적 확진자가 12천명이 넘은 이탈리아의 5개 주에 2주 이내 체류한 외국인에 대해선 입국을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 대한 비자면제는 여전히 적용키로 했습니다. <이탈리아엔 비자면제, 한국은 중지한 일본>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감정적인 아베

한국에 대한 일본 정부의 조치는 일관성이 없고 정치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지난 9일 아베 총리가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한국과 중국에 대한 입국제한을 결정할 때 전문가 회의 절차를 거치지 않아 도마에 올랐습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이탈리에에 대해서 왜 조치를 취하지 않냐는 질문에 논의중이지만 필요하면 우리들은 주저없이 판단하고 싶다최종적으로는 정치적 판단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본 내에서도 아베 총리가 냉정함을 잃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요라 마사오(與良正男) 마이니치(每日)신문 전문편집위원은 단단한 지지층의 이반에 아베 총리가 냉정함을 잃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불안은 지금 현실이 되어 있다고 진단한 뒤 한국과 중국으로부터 입국 제한을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한 것에 대해선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전문가 회의나 담당성(·한국 정부 조직의 부<>에 해당)의 의견을 거의 듣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아베 총리가 측근에게만 의존해 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한 비판이었습니다. 일본의 우익 작가인 햐쿠타 나오키는 지속적으로 한국과 중국의 입국을 막아야 한다고 비판했는데 아베총리는 지난달말 그를 총리공관에 불러 식사를 했고 며칠 뒤 한국과 중국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2. 부메랑이 될 '아베의 강공'

지난 9일 일본 정부가 실시한 한국인 비자면제 조치로 한국 및 중국발 일본행 비행기의 90%가 줄어들었습니다. 이로서 일본 경제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특히 한국산 반도체나 LCD를 수입해 조립해 판매하는 전자업체들, 후지츠 등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D램 낸드플래시, SSD 등 반도체는 수급주기와 중량등을 감안해 대부분 항공편으로 수출됩니다. 도쿄올림픽 납품용 PC를 비롯해 각종 전자제품 생산에 어느 정도 차질이 예상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2년 연기론이 나오는 등 일본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내에서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막상 치른다고 해도 한국과 중국 입국을 제한하고 어떻게 성공적으로 치를지 의문입니다한국에서는 후쿠시마 방사능 등의 이유로 도쿄올림픽 개최에 반대하는 여론이 여전합니다. 한일관계를 우호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아베 정부가 강공으로 나오면서 오히려 자충수가 됐다는 평가입니다. 심지어 일본 지자체도 한국을 차별하고 있습니다. 사이타마시는 관내 유치원들에 마스크를 배포하는데 부적절하게 사용될지 모른다며 조선 학교를 제외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3. '눈가리고 아웅' 아베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국으로 일본을 언급하지 말라고 세계보건기구(WHO)에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2일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이탈리아, 이란, 일본을 거론하면서 코로나19와 관련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정부는 한국과 동일하게 취급하지 말아달라고 요구했고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은 다음날부터 "중국 이외 (코로나19 발생의) 80%는 한국, 이란, 이탈리아"라고 발언을 수정했다고 합니다. 

12일 기준 일본의 확진자는 크루즈선 696명, 국내 581명으로 중국, 이탈리아, 이란, 한국, 스페인, 독일, 프랑스에 이어 8위 발생국입니다. 일본은 자국의 원칙에 따라 확진자 검사를 매우 제한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이것이 일본내 확진자가 적은 이유로 분석이 되고 있습니다. 도쿄올림픽 개최를 의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AFP는 최근 한국의 코로나19 대처는 세계적 모범 사례라며 일본과 이탈리아와는 대조적이라는 기사를 냈습니다. 가미 마사히로(上昌廣) 일본 '의료 거버넌스 연구소' 이사장은 "검사는 바이러스를 통제하기 위해 필수적인 초동 조처"라며 일본이 한국의 대응으로부터 배울 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의 이슈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