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공포'의 일본, 이탈리아와 독일 기로에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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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공포'의 일본, 이탈리아와 독일 기로에 서다
  • 김준일 팩트체커
  • 승인 2020.03.27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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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행간] 올림픽 연기 직후 확진자 폭증한 일본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일본의 올림픽 연기 결정이후 사흘동안 도쿄에서만 확진자가 100명 넘게 급증했습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최다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1800명 수준이던 확진자도 2000명이 넘었습니다. '올림픽 연기 직후 확진자 폭증한 일본',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감춰왔던 진실이 드러난다

일본이 도쿄올림픽 개최를 위해 코로나19 검사를 적극적으로 해오지 않았다는 건 팩트에 가까운 추정입니다. 36일 미국 언론 CNN일본 감염자가 공식 통계의 10배 수준일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일본 후생노동성은 CNN에 보낸 답변서에서 감염자 수를 3천명 선으로 추산한 바 있습니다. 320일 기준으로 한국의 코로나19 검사수는 30만건, 일본은 15천건 정로 한국의 20분의 1입니다.

뉴스톱에서 UN에 공개된 각종 자료, 예를들면 항공기 운항대수, 의료보건 시스템 등을 넣고 감염병 확산 모델을 돌려본 결과 지난 화요일 기준으로 일본의 추정 감염자는 48천명이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일본이 적극적으로 대응 안할 경우 두달 뒤 감염자가 54만명으로 증가한다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습니다. 뉴스톱은 23일에도 한국을 시뮬레이션했는데 당시 23일 확진자가 15명일 때 한국 확진자 수가 1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 바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설치한 전문가 회의는 26일 "일본 내 코로나19 만연 우려가 크다"고 밝혔습니다. 

 

2. 공포와 여유의 공존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외출을 자제해달라는 호소를했습니다. 그리고 도시 봉쇄 가능성까지 언급을 했습니다. 그러자 패닉에 빠진 도쿄 시민들이 사재기에 들어갔습니다. 이 상황에서 일본 유명인들의 코로나19 확진 소식이 하나씩 들리고 있습니다. 일본 유명 코미디언 70세인 시무라 겐이 폐렴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 우완투수 후지나미 신타로가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여 자가격리에 들어갔습니다일본 정부는 코로나19 대책본부를 설치했고 개인의 권리를 제약할 수 있는 긴급사태선언 수순을 밟기 시작했습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일본 총리는 사람보다 이번 조치는 올림픽을 우선한 대응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면 도쿄에는 지금 한창 만개인 벚꽃을 보기 위해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지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젊은 사람들은 별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심각하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일본 사람들이 많아 사회적 거리두기가 본격적으로 시행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3. 이탈리아냐 독일이냐

26일 기준 이탈리아 확진자는 약 8만명, 독일은 약 44천명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치명률은 이탈리아 10%, 독일 0.5%20배 차이가 납니다. 참고로 중국 치명률은 4%, 미국은 1.4%, 한국은 1.3% 정도 됩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금까지 8215명이 죽었고, 독일은 사망자 239명을 기록했습니다. 독일 치명률은 전 세계 최하고, 이탈리아 치명률은 세계 최고입니다. 치명률이 10%가 넘는곳은 이탈리아밖에 없습니다

이탈리아와 독일의 만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3%21%로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고령화는 설명이 안됩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독일은 세계 최고의 공중보건 시스템을 갖춘 반면, 이탈리아는 공중보건 시스템은 상대적으로 취약합니다. 인구 1000명당 병상 수가 독일은 8개로 OECD 국가 중 3위입니다. 반면 이탈리아의 인구 1000명당 병상수는 3개뿐입니다.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때 환자 수용가능 여부는 치명률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또 다른 원인은 독일의 경우 초기 확진자가 스키 리조트에서 확산되어 대부분 젊고 건강한 사람이 확진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반면 이탈리아는 인구비율 그대로 감염이 되다보니 노령층 사망이 급증했습니다.

일본은 지금 이탈리아로 갈 것이냐, 독일로 갈 것이냐 기로에 서 있습니다. 긍부정 요인이 공존합니다. 일단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은 일본이 28%로 세계 1위입니다. 반면 인구 1000명당 병상수도 13개로 일본이 세계 1위입니다. 일본이 세계 최고의 공중보건 시스템을 믿고 코로나19 검사를 안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입니다.

문제는 확산속도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다른 나라와 동일한 패턴으로 증가했다면 이미 일본에도 수만명의 감염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본은 초기 통제 '골든타임'을 놓친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가 단기간에 노년층을 중심으로 폭발한다면 일본에서도 이탈리아나 스페인에 버금가는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다만 워낙 의료시스템이 탄탄하기 때문에 독일처럼 치명률을 통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김준일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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