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유시민 "범진보 180석" 당위·희망·예측 모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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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유시민 "범진보 180석" 당위·희망·예측 모두 했다
  • 김준일 팩트체커
  • 승인 2020.04.14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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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알릴레오 4월 10일자 방송 분석해보니

총선 막바지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범진보 180석 발언'이 선거쟁점으로 부상했다. 보수야당에서는 "오만한 발언"이라며 일제히 공격에 나섰고, 여당에서는 "신중치 못한 발언"이라며 선을 그었다. 유시민 이사장은 진의가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어떤 맥락에서 범진보 180석 발언이 나왔는지 뉴스톱이 확인했다.  

우선 사건의 경과를 살펴보자. 4월 10일에 방송된 노무현재단 유튜브 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 58회 방송에서 유시민 이사장은 지역별 선거 판세를 분석했다. 이 방송에서 총선 결과로 '범진보 180석'이 총 4차례 언급됐다.

 

방송 후 첫 기사는 같은 날 오후 10시 40분에 발행된 뉴시스의 【유시민 "검언유착, 놀고들 있네…與, 총선 압승 분위기"】였다. 다음날인 11일 오전 7시 25분 머니투데이는 【유시민 '검언유착' 보도에 "놀고들 있네…윤석열은 식물총장"】 기사에서 "(유시민 이사장이)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을 포함한 범여권 의석이 180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봤다"고 적었다.

11일 오전 7시 52분 박형준 미래통합당 공동선대위원장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섬찍한 일들은 막아야 합니다. 견제의 힘을 주십시오!"라며 "유시민 이사장이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을 포함한 범여권 의석이 180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호언을 했습니다"고 적었다. 박형준 위원장 페이스북 글 게재 후 '범진보 180석'을 야당이 비판했다는 기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오만한 여당을 심판해달라'는 보수야당의 공세가 이어지고 보수 결집 분위기가 감지되자, 민주당에서는 화들짝 놀라며 발언에 대해 선을 그었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이 “최근 당 밖에서 우리가 다 이긴 것처럼 의석수를 예상하며 호언하는 사람들은 저의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으며 이에 대해 손혜원 열린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많이 컸다 양정철"이라고 글을 올렸다. 이낙연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누가 국민의 뜻을 안다고 그렇게 함부로 말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문재인 정권의 오만이 극에 달했다"고 비판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지금껏 180석 운운한 정당 중에 선거에서 성공한 정당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보수진영 결집 빌미를 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지자 유 이사장은 13일 오후 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나와 "저는 더불어민주당이 비례를 포함해 180석을 얻을 것이라고 말한적이 전혀 없다. 범진보는 민주당·더불어시민당·열린민주당·정의당·민생당까지 다 포함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청자 질문에 '민주당이 180석이 안 될까요, 비례 포함해서?'라고 해 '불가능하다. 과한 욕심이다. 그런데 투표를 열심히 하면 범진보를 다 합쳐 180석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않느냐'며 희망사항으로 얘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 어떤 맥락에서 범진보 180석 발언이 나왔는지 살펴보자. '180석'을 언급한 부분은 총 4번 나왔다. 이게 당위인지, 희망인지, 예측인지는 발언 맥락속에서 파악을 해야 한다.

① 1시간33분35초~51초 

조수진 : 그러면은 범여권이 굉장히 커지겠는데요. 

유시민 : 예, 저는 범여권이 180을 해야 된다고 봐요. 

조수진 : 네, 180 하겠는데요. 만약에 저희가 본대로 만약 갔는데, 격전지에서 민주당이 많이 승리한다든가, 정의당이 승리한다든가 이렇게 되면, 범여권이 상당히 상당히 많이 300석 중에서 차지를 하게 되겠습니다. 

위의 발언에서 유시민 이사장은 범여권 180석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 발언을 예측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 

 

② 1시간34분6초~35초

유시민 : 저는 여하튼 비례대표를 다 포함해서 300석 중에서 범진보가 180석을 넘기고 대개 정의당이 180석을 합치면 넘기는 그 경계선에 서게 되는, 그런게 되면 제일 좋지 않나? 희망사항입니다만, 예 그렇습니다. 이게 지금 투표를 다 하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닌 상황에 와 있다. 이렇게 봅니다. 

조수진: 아 그렇군요.

두번째 '180석 언급'에서 유 이사장은 '희망사항'이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바로 뒤에서 '불가능한 목표가 아닌 상황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분은 '희망섞인 전망'이라고 봐야한다.

 

③ 1시간34분35초~35분16초

유시민 : 민주당분들은 조심스러워서 뭐 130은 달성할 것 같고 플러스 알파를 위해서 지역구 노력중이다 이런데 플러스 알파가 몇개인지는 말을 안하고 있죠. 그래서 민주당에서는 이거를, 너무 많이 한다고 그러면 지지층 이탈이 우려되기 때문에 좀 소극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고요. 저는 범진보 180, 민생당까지 다 합쳐가지고, 비례를 받는 경우에. 그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조수진 : 와, 참 흥미진진하네요.

세번째에서 유 이사장은 '범진보 180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조건은 민생당이 3% 봉쇄조항을 뚫고 비례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 때다. 발언의 뉘앙스를 볼 때 '조건부 예측'으로 볼 수 있다. 

 

④ 1시간40분55초~41분12초

조수진: (댓글 읽으며)이사장님, 민주당 180석은 욕심인가요? 저만의 환상인가요? 민주당 180석은...?

유시민 : 혼자서 180은 못 해요. 

조수진 : 네, 환상이랍니다. 네

유시민 : 그렇게 과한 욕심 부리시지 말고요. 진보의 모든 배를 합쳐서 승선인원 180 이렇게 채우면 돼요. 

조수진 : 네, 사이 좋게 지내면 되죠...

네번째는 시청자 댓글을 진행자인 조수진 변호사가 소개한 것이다. 한 시청자가 "민주당 180석은 욕심인가요"라고 묻자 유 이사장은 "과한 욕심 부리지 말라"며 진보진영 전체가 180석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알릴레오에 나온 유시민 이사장의 '180석 발언'을 종합해보면, 첫번째는 강한 당위성, 두번째는 희망섞인 전망, 세번째는 조건부 예측, 네번째는 방향성에 대한 조언이다. 유 이사장은 본인은 희망사항만 얘기했을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조건부 예측을 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 그리고 예상 의석수와 관련해 민주당이 발언을 조심하고 있는 것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다. 보기에 따라, 조건에 따라 해석의 여지가 많은 발언이다.

'범민주 180석'을 언급한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다룬 KBS 기사 화면 캡처
'범민주 180석'을 언급한 유시민의 알릴레오를 다룬 KBS 기사 화면 캡처

 

'범진보 180석' 당위와 희망과 예측을 모두 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올해초부터 진보진영의 180석을 언급했다. 1월 2일 jtbc 신년특집 대토론 <한국 정치, 무엇을 바꿔야 하나>에서 유시민 이사장은 “지금 상황에서 큰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게 가능하다”며 “나아가 (민주당에) 우호적인 정당을 포함해 국회선진화법상 입법을 할 수 있는 180석을 확보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이다. 문재인 정부 후반기 국회와의 관계, 그리고 총체적인 국정운영을 가늠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180석을 예측한 것은 아니지만, 하반기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에 범진보 180석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을 했다.

유 이사장은 정관용과의 해명인터뷰에서 "내가 민주당 180석을 말한 적도 예측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해당 인터뷰 발언. 

 

◆ 유시민> 우선 제가 민주당이 비례 포함해서 180석을 얻을 거다라고 말한 적 전혀 없고요.

◇ 정관용> 없죠.

◆ 유시민> 또 범여권이 180석을 할 거다 그렇게 표현하지도 않았고요. 그리고 제가 표현한 건 범진보 180석. 범진보는 민주당, 더불어시민당, 열린민주당, 정의당, 민생당까지 다 포함한 겁니다. 그렇게 했고요. 제가 180석을 예측하지 않았습니다.

◇ 정관용> 그럼요?

◆ 유시민> 제가 얘기한 건 2시간 반 방송 중에 시청자 질문에 민주당 180석 안 될까요, 비례 포함해서? 그렇게 질문이 와서 그거 불가능하다. 과한 욕심이다. 그런데 투표를 열심히 하면 아까 제가 말씀드린 그건 범진보를 다 합쳐서 180석은 불가능한 일, 목표는 또 아니지 않겠느냐. 그래서 어서 투표합시다 그렇게 희망사항으로 얘기를 했던 거거든요. 그런데 일부 언론에서 민주당 180석이라고 칼럼을 써대고 또 보수야당의 책임 있는 당직자분들이 제가 한 이런 희망사항에 대한 얘기를 무슨 현 정권이나 집권당에서 얘기한 것처럼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의도적 왜곡이고 가짜뉴스이고 거짓말이다. 우선 그 점은 좀 제가 말씀드리고 싶네요.

 

이 해명은 보수야당 일부에서 '범진보 180석' 발언을 '민주당 180석'으로 왜곡해 언급하는 것에 대한 반박이다. 기사를 보면 유승민 미래통합당 의원이 "엊그제 정권 핵심실세(유시민)가 민주당이 180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하지만 대다수 언론과 야당측은 유시민 이사장의 '범민주 180석'을 명확하게 사용하고 있다. 유시민 이사장은 "상식적인 얘기를 한 것이다. 무엇이 오만인지 모르겠다"고 말을 하기도 했다. 

종합하면, '범진보 180석'은 올해초부터 유시민 이사장이 강조해왔던 것이다. 4월 10일 알릴레오 방송에서도 '범진보 180석'을 조건부로 예측했다. 하지만 '민주당 180석'은 주장한 적도, 예측한 적도 없다. 따라서 '민주당 180석'을 전망한 적 없다는 정관용과의 인터뷰에서의 주장은 사실이다. 하지만 '범진보 180석'은 분명 예측한 적이 있기 때문에 야당이 '범진보 180석' 발언을 공격하는 것을 사실관계가 틀렸다고 지적할 수는 없다. 

김준일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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