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일본의 이상한 온라인 수업? 사실은 개학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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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일본의 이상한 온라인 수업? 사실은 개학식이었다
  • 장부승
  • 승인 2020.04.20 11:48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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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개학식'을 '온라인 수업'으로 왜곡보도한 한국일보, 국민일보, 서울신문

주말 동안 일본 관련 기사 몇 개가 인터넷 상에서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일간지 중 세 곳에서 보도했는데 제목과 요지는 모두 대동소이하다.

출고 시각으로 보면 가장 먼저 보도한 곳은 한국일보이다. 제목이 [학생들 교실에 모아 두고… ‘이게 온라인 개학이냐’ 일본 누리꾼들 비판]이다. 일본의 일부 초등학교에서 ‘온라인 개학’을 했는데, 말만 ‘온라인 개학’이지 실제로는 학생들은 교실에 모아 놓고 교사들만 화상을 통해 수업을 했다는 것이다. 이 기사는 학생들이 교실에 모여 앉아 있고 교사는 교실의 화면을 통해 뭔가 얘기하고 있는 일본 지방TV방송의 화면도 캡쳐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일보 4월 17일자 기사 캡쳐. 학생들이 각 교실에 앉은 채, 개학식을 진행하고 있는 사진을 실었다.
한국일보 4월 17일자 기사 캡쳐. 학생들이 각 교실에 앉은 채, 개학식을 진행하고 있는 사진을 실었다.

 

그 다음 출고된 것은 국민일보, 그 다음이 서울신문이다. 제목, 내용 모두 대동소이하다. 심지어는 사용한 사진도 일부 중복되고 있다. 국민일보 기사 제목은 [학생은 교실에, 선생님은 집에… 이상한 일본 온라인수업]이다. 온라인 수업을 한다고 하면서 학생들은 등교시켜 교실에 모아 두고, 교사는 접촉을 피하기 위해 화상으로 수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국민일보 4월 17일자 기사. 한국일보와 동일한 사진을 사용하고 있다.
국민일보 4월 17일자 기사. 한국일보와 동일한 사진을 사용하고 있다.

 

서울신문 기사 역시 마찬가지이다. 제목은 [일본의 이상한 ‘온라인 개학’…학생들은 교실에, 교사는 모니터로]이며 내용도 같다. 한국에선 온라인 수업이라고 하면 학생들은 집에 있고, 교사들은 모니터로 연결되어 원격으로 수업을 하는데, 일본은 학생들을 교실에 모아 둔 채 교사들은 화상으로 수업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상하다는 것이다.

서울신문 4월 17일자 기사. 인용된 사진에는 “온라인 개학식”이라고 명시되어 있으나 실제 기사를 읽어 보면 원격수업을 실시하는 한국의 사례와 대비시켜 마치 일본에서는 ‘온라인 수업’이라는 명칭하에 교실에 학생들을 모아 둔 채 교사들은 화면상으로만 수업을 진행하는 것처럼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서울신문 4월 17일자 기사. 인용된 사진에는 “온라인 개학식”이라고 명시되어 있으나 실제 기사를 읽어 보면 원격수업을 실시하는 한국의 사례와 대비시켜 마치 일본에서는 ‘온라인 수업’이라는 명칭하에 교실에 학생들을 모아 둔 채 교사들은 화면상으로만 수업을 진행하는 것처럼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이 기사들은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는 물론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대량으로 퍼져 나갔다. 댓글도 엄청나다. 댓글만 해도 기사마다 수천개씩 달려 있는 경우가 많다. 다 합치면 몇 만개가 될 듯하니, 조회수는 그 보다 더 많을 것이다. 댓글 내용도 천편일률이다. 모두 일본은 이상한 나라라고 하면서 조롱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기사들의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 원 기사의 사진에 나오는 학교 중 하나는 일본 미에현 스즈카시에 있는 츠즈미가우라 초등학교이다. 원래는 체육관에서 하던 개학식을 일본 정부의 3밀 회피 (밀폐, 밀집, 밀접 회피) 방침 때문에 모여서 할 수 없으니, 학생들을 각 교실에 나눠 앉게 한 것이다.

미에현 스즈카시 츠즈미가우라 초등학교의 개학식 사진. 일본 정부의 3밀 방침에 따라 체육관에서 한꺼번에 모여서 개학식을 하지 못하고 학생들은 각 교실에 모여 있고, 교장은 화면을 통해 개학식 훈시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CHUKYO TV News
미에현 스즈카시 츠즈미가우라 초등학교의 개학식 사진. 일본 정부의 3밀 방침에 따라 체육관에서 한꺼번에 모여서 개학식을 하지 못하고 학생들은 각 교실에 모여 있고, 교장은 화면을 통해 개학식 훈시를 하고 있다. 사진 출처: CHUKYO TV News

 

기사들에 인용되고 있는 또 다른 학교는 와카야마현 타나베시에 있는 타나베 제2 초등학교이다. 역시 체육관에서 개학식을 못하고, 학생들을 각 교실에 나눠 앉게 했다. 

일본 와카야마현 타나베시 타나베 제2초등학교. 정부의 밀집 회피 방침에 따라 학생들이 각 교실에 분산 배치된 채, 개학식을 열고 있다. 사진 출처: 기이민보(紀伊民報)
일본 와카야마현 타나베시 타나베 제2초등학교. 정부의 밀집 회피 방침에 따라 학생들이 각 교실에 분산 배치된 채, 개학식을 열고 있다. 사진 출처: 기이민보(紀伊民報)

그런데 이렇게 각 교실에 학생들이 나눠 앉아 있으면, 개학식은 어떻게 진행할까? 교장, 교감 등 교사들이 각 교실을 돌아다니며 개학식을 할 수는 없다. 그러니 행사 진행은 각 교실을 모니터로 연결해서 하는 것이다. 

한국의 신문기사들이 사용하고 있는 “온라인 개학”이라는 말에도 교묘한 왜곡이 감춰져 있다. 한국 기사들은 일본의 지역방송인 츄쿄(中京) TV 뉴스를 인용하면서 츄쿄TV 뉴스가 사용한 “온라인 개학식”이라는 말에서 “온라인 개학”이라는 말을 떼어 왔다.

한국에서 ‘온라인 개학’이라 하면 학생들이 아예 학교를 안 가고, 집에서 컴퓨터를 통해서 수업 받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츄쿄TV 뉴스가 사용한 “온라인 개학식”은 개학식만을 온라인으로 한다는 의미이다. 쉽게 말하면, 원래 개학식을 한 장소에 모여서 해야 하는데, 그렇게 못하니, 학생들은 각 교실에 그리고 교장 등 학교 간부들은 교실과 화상으로 연결된 채 개학식을 진행한다는 의미로 “온라인 개학식”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한국의 기사들은 “온라인 개학식”과 “온라인 개학”의 유사성을 교묘히 왜곡하여 마치 일본의 학교들은 개학 이후 온라인 수업을 이와 같이 진행하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사실이 아니다.

한국 기사들이나 그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마치 일본 초등학교의 교사들이 학생들과의 접촉을 두려워하여 화상으로만 수업을 실시하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으나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실제 한국기사들이 인용하고 있는 츄쿄TV 보도 화면이나 다른 신문기사를 보면 각 학급별 담임 교사들이 학생들과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한국 기사들이 인용하고 있는 츄쿄(中京)TV가 보도한 화면을 보면 담임으로 보이는 남자 교사가 마스크를 한 채 학생들에게 자료를 나눠주고 있는 장면이 보인다. 교사들이 학생들로부터의 감염을 두려워해 화면상으로만 학생들과 접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일본 미에현 스즈카시 츠즈미가우라 초등학교의 개학식 장면. 교실 내에서 담임 교사가 자료를 배포하고 있다. 화면 출처: CHUKYO TV News
일본 미에현 스즈카시 츠즈미가우라 초등학교의 개학식 장면. 교실 내에서 담임 교사가 자료를 배포하고 있다. 화면 출처: CHUKYO TV News

 

서울신문 기사가 인용하고 있는 기이민보(紀伊民報)의 기사 원문을 봐도 마찬가지이다. 이 기사에 따르면, 입학식의 경우, 체육관에서 했고, “보호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학생이 한 명씩 입장을 하면, 담임교사가 각 학생의 이름을 부르고, 교장이 한 명씩 입학을 환영했다” 라는 대목이 나온다.

결론적으로 종합해 보면, 일본의 일부 초등학교에서 개학식을 하는데, 정부의 방침 때문에 한 장소에 모여서 할 수 없으니 교실별로 분산해서 한 것에 불과하다. 온라인 수업이라는 명칭 하에 학생들만 교실에 모아 두고 교사들은 다른 곳에 따로 있으면서 화상으로만 수업을 한 것이 아니다.

이 기사들에 대해 입학식을 실제로 학교에 모여서 한 것 자체를 비판하는 의견들도 일부 댓글들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학생들을 모이게 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일방적으로 비판만 할 수 없는 사정이 숨어 있다. 한국의 언론 보도를 보면 일본 전역이 심각한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사실과 거리가 있다.

예를 들어, 기사에 인용된 미에현의 경우, 코로나 사태 발발 이후 누적 확진자 수가 4월 18일 현재 35명이다. 누적 총 사망자는 현재 1명이다. 미에현의 면적은 약 5,800제곱킬로미터로 서울 면적의 약 9배에 달한다. 위기의식에 있어서 도쿄, 오사카 등 대도시와는 온도차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반대로 초등학교를 폐쇄하는 데 대해 일본내에서 다른 의견도 있을 수 있다. 필자가 살고 있는 히라카타 시만 해도 현재 각급 학교가 폐쇄상태이나 대낮에 동네를 자전거로 돌아다녀 보면 곳곳에 초중등 학생들이 길에 나와 삼삼오오 어울려 활발하게 놀고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학교 폐쇄 이전에는 볼 수 없던 장면이다. 학교 폐쇄 조치가 과연 격리 효과를 갖는 것인지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더욱이 초등학생 자녀를 둔 채 직장에 나가야 하는 부모 입장에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집안에 혼자 잘 있으라고 자녀들에게 지도는 하겠지만, 하루이틀도 아니고 장기간에 걸쳐 초등학생들이 그러한 지도를 잘 따를 수 있을까? 직장에서 일하는 부모로서는 하루 종일 무슨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일부 학부모들은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기도 하지만 이 역시 임시방편일 뿐 아니라 그러한 접촉 역시 노약자에 대한 감염 확대의 원인이 된다는 측면에서 최선의 대안이라 하기 어렵다.

이러한 측면을 감안하여 일부 확진자나 사망자 숫자가 많지 않은 지역 학교들에서는 개학을 강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초등학교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장면은 매우 기쁜, 기억해 두고 싶은 장면이다. 입학식 장면만이라도 추억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일부 개학을 강행한 학교들 경우에도 결국 정부 방침을 수용하여 개학식만 진행하고 바로 휴교 조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기 한국 기사들이 인용한 일본측 언론 보도에 이미 명시적으로 밝혀져 있는 내용들이다. 그러니 더욱더 ‘온라인 수업’이라는 명분 하에 교실에만 학생들을 모아 둔 채 교사들은 화상으로만 수업을 제공하는 일은 없었던 것이다.

*필자 장부승은 현재 일본 관서외국어대 교수로 국제정치와 외교정책을 가르치고 있다. 2000년 외무고시를 수석합격한 뒤 15년간 한국 외교부에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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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류 2020-04-20 14:42:41
일본에서 한국의 드라이브 스루, PCR 검사 왜곡할 때는 입닫고 얌전히 계셨지요? 그러다가 한국에서 일본 조롱하는 기사들 뜨니까 이렇게 분기탱천해서 장문의 글을 기고하지요? 누구 말마따나 당신 머릿속에는 일본밖에 없지요? 하여간 이사람의 국제적 균형감각은 정말 어이가 없고 실소만 나옵니다.

정하류 2020-04-20 14:53:36
그리고 왜곡은 장부승이 니가 하고 있네요. 개학식은 수업 아닙니까? 수업이라는 단어의 개념부터 공부하고 오십시오. 사전적으로 학습을 촉진시키는 활동 및 작업이 모두 수업의 함의 안에 포괄되죠. 그리고 철저하게 일회성으로만 치뤄진 행사처럼 얘기하는데, 개학식이든 뭐든 한번 저렇게 어이없는 방식으로 모였으면 이미 선례를 만든거죠. 나중에 또 저렇게 모이지 못하라는 법 있습니까? 문제적 현상을 보고 문제를 삼긴커녕 일본을 어떻게 감싸고 돌지만 고민하는 당신의 문제의식이 참 문제인 것 같습니다.

끙끙차 2020-04-20 16:44:19
야이 진짜.. 글쓴이 일마는 일본이 왜 욕먹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하나도 모르는구만.. 애들 간격봐라.. 안전해 보이냐? 재채기 한번 하면 침방울이고 콧물이고 주변인에 직빵으로 튀어가겠구만.. 저 풍경의 의미는 교사와 학부모들이 애들의 안전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단거여.. 예정된 일정을 지키고 학습절차를 준수하는게 애들의 안전보다는 더 중요했다고 생각한겨.. 우리 한국인들은 그 발상의 고지식함과 저열함을 비웃는거여.. 미에현 확진자가 적다고? 에라이.. 감염병 대처에서 예방이 최우선이라는 것도 모르냐.. 불과 한달전의 일본도 확진자 적다고 자뻑하다 지금 쭉쭉 늘어나셨지..

talos 2020-04-20 19:09:45
역시 사람보다는 시스템이 더 우선인 일본! 시스템이 먼저다 ㅋㅋㅋㅋㅋㅋㅋ 의료붕괴 일어나니까 적극적인 의료를 하면 안되고, 학업 스케줄을 실행해야 하니까 학생들은 일단 나와야 한다 ㅋㅋㅋㅋ 사람이 위험해지는 걸 감수하고 시스템을 우선 지켜야 한다는 일본! 참 한결같은 잉여력이네. 역시 카미카제 같은걸 저질렀던 이유가 있어. 사람은 희생되도 체계는 지켜야지 암. 아암!

사도 2020-04-20 22:12:05
필자는 일본에 대한 한국의 관심이 불편한가? 우리는 일본이 대처를 못하고 있으니 못한다고 얘기할 뿐이다. 대처를 잘하고 있는데도 못한다고 한다면 왜곡일 게다. 그것이 일본이 한국에 했던 짓거리다. 일본의 정부언론은 방역문제를 한낱 나라간 감정싸움의 일부로 편입시키는 철없는 짓거리를 했고, 현재 댓가를 치르는 중이다.

코로나 정국에서 일본이 걸어온 길은 잘못된 방식, 잘못된 판단, 잘못된 홍보로만 점철되어 있다. 이러고도 존재감이 대단하지 않기를 바라면 도둑놈 심보다. 쓰나미가 몰아치는데 여태 물장난이나 한 셈이다. 그러면 광대처럼 웃음거리가 되는 게 세상 이치다. 필자는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만, 상기한 내용이 팩트라는 점에 필자의 동의 따위는 필요없다. 이미 WHO의 일본계 인사도 유사한 지적을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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