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부담금 0원? ‘공짜 최신폰’은 없다!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0.04.2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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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20/s20+. SKT/KT 보상기변 또는 번호이동. 기기값 29만원입니다. (카드할인×, 기기반납×). 이렇게 싼 이유가 5G요금제가 비싸서 통신사 유지하라고 싸게 주는 거 같네요.”

“갤럭시 S20 할인 끝판왕! 99%이상 할인해서 [실부담금 990원]. 이제 매달 통신요금 정도만 내도 S20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통신3사 모두 갤럭시s10 5G 재고정리 작업에 돌입하였습니다. 현금 0원에 구매할 수 있는 마지막일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갤럭시 S20, 출고가 기준 99% 이상 할인으로 실부담금 1,875원으로 즉시 개통 가능합니다. 1차 판매점의 온라인 직접 개통으로 유통과정을 줄여 나올 수 있는 가격입니다.”

 

최근 포털사이트나 소셜미디어에서 자주 눈에 띄는 광고입니다. 갤럭시 S20은 삼성전자에서 지난 2월에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입니다. 경쟁업체인 애플과 LG전자가 아직 새 모델을 출시하지 않아서 현재로서는 가장 고성능이자 고가의 최신폰입니다.

광고에서는 ‘99% 할인’, ‘기기값 29만원’ 등 구체적이고 솔깃한 조건이 많습니다. 마침 현재 사용 중인 스마트폰의 24개월 약정이 끝나갈 때가 되어서 저런 조건들이 맞는지 궁금했습니다. 스마트폰 온라인 판매업체들의 광고내용이 맞는지 확인했습니다.

 

문의한 모델은 가장 최신의 고가폰인 ‘갤럭시 S20 울트라(출고가 159만5천원)’와 지난 해 8월 출시한 ‘갤럭시 노트10+ 256G모델(출고가 139만7천원)’이었습니다. 둘 다 5G모델이고 모두 27곳의 판매업체에서 구매조건을 알려줬습니다.

지난 해 5월 5G모델이 처음 출시했을 때, 초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통신사들의 경쟁 덕분에 몇 군데 매장을 비교해서 5G최신 모델을 아주 저렴한 가격(고가요금제 6개월 사용조건에 기기값 5만원)에 구매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번에도 업체마다 조건을 제시하면 비교해서 가장 저렴한 곳으로 결정하려고 했지만, 결국 별로 의미가 없는 일이었습니다. 업체마다 큰 차이가 없는 비슷한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7~10만원대의 요금제 3~4개월 사용, 이후 요금제 변경이 가능하지만 요금제 수준에 따라 기기할부금 변경 적용 ▲할부기간 36개월에 24개월 채우면 나머지 12개월 할부금 면제, 하지만 기기변경시 해당업체 통해서만 가능 ▲갤럭시 S20 울트라 모델의 경우 24개월 후 기기반납 조건이 많았습니다. 카드결합할인은 배제했습니다.

처음에는 상담원들이 알려주는 조건이 쉽게 이해가 어려웠지만, 일방적으로 설명을 듣는 대신 궁금한 것들을 질문하는 방식으로 업체별 판매조건을 비교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광고에서처럼 구매시 실부담금 0원이 가능하지만 24개월 혹은 36개월 동안 매월 적지 않은 요금을 지불해야 합니다.

이미지 출처: KT홈페이지
이미지 출처: KT홈페이지

 

휴대전화 구매 시 공식적으로 할인을 받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기기 값을 할인해주는 ‘공시지원금’, 통신요금을 할인해주는 ‘요금약정’입니다. 공시지원금은 모델 출시 후 시간이 지날수록 액수가 올라갑니다. 출시된 후 15개월이 지난 모델들이 종종 무료나 헐값에 풀리는 배경입니다. 이에 비해 요금약정은 기기는 출고가대로 구매하고 그 대신 매월 통신요금의 25%를 할인받는 것입니다. 일정 비율을 할인받기 때문에 고가요금제일수록 할인액이 커집니다.

상담했던 업체 모두 초기 기기값은 0원이고 요금 25%할인이 적용되지만, 실제 매월 내야하는 금액은 요금제에 따라 7만원대 후반~11만원대였습니다. 결국 기기를 36개월 할부로 구매하는 조건입니다. 차이는 업체별로 자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판매보조금의 차이였습니다. 출고가에서 10만~30만원 정도까지 할인받는 조건입니다.

예를 들어 갤럭시 노트10+ 256G모델을 구매할 경우 초기 4개월은 5GX요금제(SKT, 월 8만9천원)를 쓰면서 기기할부금을 더한 11만원 정도의 요금을 내다가 4개월 후 슬림요금제(월 5만5천원)로 바꾸고 8만원 정도의 요금을 내게 됩니다.

결국 27곳 판매업체와의 통화에서 최신폰을 무료나 아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는 사례를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종종 논란이 되는 '○○폰 대란'의 배경에는 통신사들의 경쟁 격화로 인한 대량의 불법보조금 살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경기가 위축돼 보조금 경쟁을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특정시점의 이동통신 매장 휴대폰 판매가는 ①구입시점(공시지원금)과 ②사용요금제(25% 약정 할인) ③판매점에서 지원하는 판매수수료에 따라 정해집니다. ①②번은 바뀌지 않는 ‘상수’이고 ③번만이 ‘변수’입니다. ‘발품을 팔아 가장 저렴하게 구매한다’는 것은 결국 판매점 별로 다르게 적용하는 판매수수료를 가장 많이 주는 곳을 찾는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스마트 초이스 홈페이지
스마트 초이스 홈페이지 갈무리

 

끝으로 휴대폰 구매나 교체시 복잡한 요금체계로 곤란을 겪는 분들을 위해 몇 가지 알아두셔야 할 사항들을 정리했습니다.

첫 번째, 구매하고자 하는 휴대폰의 공시지원금 확인. 각 통신사별로 모델별 현재 시점의 공시지원금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금제별로 공시지원금과 약정할인액을 비교해 주기도 합니다. 통신 3사와 알뜰폰 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주요 통신 3사를 비교할 수 있는 스마트 초이스 사이트도 있습니다. 현재 시점의 공시지원금을 알고 가면 판매점에서 추가로 할인해주는 가격을 정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카드 결합이나 기기 반납 등의 별도 조건 여부를 확인합니다. 해당 조건을 배제해야 정확한 제안가를 알 수 있습니다.

세 번째, 할부기간을 확인해야 합니다. 구매시 24개월만 사용하면 된다고 하지만 36개월 약정에 24개월 후 해당 판매점을 통해서만 새 기기를 구매해야 하는 조건이 붙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2년 뒤에 해당 판매점이 없어지면 잔여기간 기기 할부금 면제를 받을 수 없습니다.

네 번째, 믿을만한 판매점인지, 계약내용 확인 등도 꼭 필요합니다. 특히 구매시 현금을 준다는 ‘페이백’조건의 경우는 더욱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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