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반면교사, 실제 개학은 5월 초 지나서나 가능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20.04.2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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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3학년이 20일 온라인 개학에 들어갑니다. 지난 9일 중3 85만여명, 16일 중·12학년과 초등 46학년 312만여명이 온라인수업을 시작했고요, 오늘 초등 1~3학년 137만명이 온라인 원격수업을 시작합니다. 이로서 540만명 학생이 모두 수업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오늘부터 초등 저학년까지 모두 온라인 개학>,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우려되는 접속 대란

교육 당국이 제공하는 원격교육 플랫폼(학습관리시스템·LMS)'EBS 온라인클래스''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e학습터'는 지난 2주 동안 매일 문제를 노출했습니다SNS ID로는 로그인이 불가능한 경우가 속출했고 접속에 성공해도 콘텐츠 영상이 재생되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클래스팅', '리로스쿨' 등 민간업체 프로그램도 접속 과부하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초등학교 저학년까지 접속하게 되면서 상당한 과부하가 걸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낙관론도 있습니다. 초등 1~2학년은 EBS 방송으로 수업하는 반면, 초등 3학년은 컴퓨터·스마트기기를 사용한 실시간 쌍방향형 또는 콘텐츠·과제 제공형 원격수업을 듣습니다. 원격수업에 참여하는 3학년은 46만명 정도입니다. 440만명이 원격교육 플랫폼에 같은 시간에 동시접속합니다. 접속 순증 인원이 많지 않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20일이 또 한 번의 위기 순간인 만큼 시스템 오류 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개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2. 학부모도 개학

12학년은 다른 학년과 달리 텔레비전을 이용한 EBS 방송 중심의 원격수업을 합니다. 컴퓨터·스마트기기로 교사와 소통하면서 자기 주도적 학습을 하기 어려운 나이대이기 때문입니다. 교육부와 EBS는 케이블 채널인 'EBS 플러스2'에서 방영되던 초등 12학년 대상 프로그램을 지난 6일부터 지상파인 'EBS 2TV'로 송출하고 있습니다.-교육 당국은 일선 초등학교가 '학습꾸러미'(배움꾸러미)를 각 가정에 배포하도록 했습니다. 학습꾸러미에는 아이들이 집에서 한글·산수 등을 연습할 수 있는 학습지가 주로 담겨있습니다. 초등 12학년 출석 체크는 부모·조부모 등 가정에 있는 보호자가 대신 해야 합니다. 교사가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해 보호자에게 아이들 출석을 확인할 예정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부모 지도 없이는 수업이 쉽지 않습니다. 사실상 엄마 개학’ '학부모 개학'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수업진행과정과 제출한 과제가 모두 공개되다 보니, 사실상 매 수업이 학부모 참관수업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저학년 수업의 경우 자기주도 학습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부모의 스트레스 지수가 많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온라인 수업하에서는 빈부격차로 인한 학습 격차가 더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3. 싱가포르 반면교사

사회적 거리두기 55일까지 연장되면서, 56일부터 순차적으로 등교 개학이 이뤄질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가 50명 이하인 상황이 일주일 이상 지속하면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을 병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는 9일 이후 열흘가량 20~30명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유 부총리가 제시한 '원격수업과 등교수업 병행 조건'은 충족됐습니다. 방역당국과 교육부의 결단만 남은 상황입니다. 대학은 이미 상당수가 등교를 시작했습니다.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4년제 대학 193곳 가운데 67.2%는 잠정적으로 이달 20일부터 다음달 27일 사이 대면수업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문제는 개학 후 감염확산 우려입니다. 지난 16일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싱가포르의 경우 방역 모범국가로 평가받다가 학교를 다시 개학하고 일상으로 복귀한 후 1개월 간 14배의 확진자 증가세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세계적 방역모범국으로 꼽히는 싱가포르는 지난달까지도 일일 신규 확진자수가 50명 안쪽으로, 총 확진자수 1000명을 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개학 후 불과 이틀 만에 한 유치원에서 확진자 18명이 나온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싱가포르 정부는 2주만에 개학 결정을 철회한 바 있습니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지난달 싱가포르의 개학이 물리적 거리두기 해제의 시그널처럼 작용한 것 등을 감염 확산의 원인으로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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