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에 "승리 축하" 전화한 뒤 "분담급 합의안 거절" 뒤통수 친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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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에 "승리 축하" 전화한 뒤 "분담급 합의안 거절" 뒤통수 친 트럼프
  • 김준일 팩트체커
  • 승인 2020.04.20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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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행간] 방위비 분담금 합의안 거부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과 관련해 그들이 우리에게 일정한 금액을 제시했지만 내가 거절했다20(현지시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에게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큰 비율을 지불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공정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해서 "매우 부유한 나라"라고 표현하며 "그들은 TV와 배 등 무엇이든 만들어낸다. 한국이 1년에 10억달러를 지불하고 있는 것은 (전체 비용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방위비 분담금 합의안 거부한 트럼프,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일은 일, 돈은 돈

도널드 트럼프가 동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여실히 드러난 장면입니다. 미국은 한국에게 코로나19 대처와 관련해 여러 도움을 받았고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324일과 418일 두차례 전화통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 두 번의 전화에서 방위비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과거 트럼프는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여러차례 방위비 분담금을 언급한 바 있습니다. 20189월 유엔총회에서 문 대통령을 만난 후 이틀 뒤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32000명의 주한미군이 있는데 내가 '한국은 우리가 내는 비용을 왜 배상하지 않느냐'고 물었다고 말했고 같은 해 12월 아르헨티나 주요20개국 정상회의 때는 30분 약식회담에서도 방위비분담금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지난 20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은 내 친구라고 여러 차례 언급했습니다. 트럼프는 내 친구 문 대통령에게 선거에서 승리한 것을 축하해줬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에 대처를 잘해서 선거에 이기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꿈꾸는 그림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승리에 상당히 감정이입이 됐을 겁니다. 한국으로부터 여러모로 도움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친구 면전에서 돈 얘기 하기는 좀 껄끄러우니 언급 안하고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방위비 분담금 인상도 자신의 업적으로 치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선까지 길고 긴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질투는 나의 힘

부인이 한국계여서 한국사위로 불리는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검사 50만회 분량의 진단키트를 한국으로부터 '공수'하는 데 성공한 사실을 최근 공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접촉할 필요가 없다며 언짢음을 내비쳤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건 주지사는)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나는 그가 약간의 정보를 얻는 것이 도움이 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매주 100만번 넘게 진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왜 굳이 진단키트를 들여왔냐고 비난한 겁니다.

하지만 워싱턴 DC와 붙어 있는 메릴랜드 주의 코로나19 검사 건수는 지금까지 7만건에 불과합니다. 진단키트 물량 확보가 쉽지 않자 주지자가 직접 한국과 접촉해 진단키트 확보에 나선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공화당 소속인 호건 주지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례적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브리핑에서 연일 미국의 검사 능력을 자랑해왔는데, 같은 당 소속인 호건 주지사가 찬물을 끼얹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에게 한국이란 존재는 일종의 엄마친구아들, 엄친아 같은 존재일겁니다. 코로나19 방역 모범생이고 도움도 받지만 너무 자주 언급되면 스트레스가 되는 친구.

 

3. 암운 드리운 재선가도

트럼프 대통령이 돈과 성과에 집착하는 이유는 잘 알려졌다시피 자신의 재선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배경엔 심상치 않는 미국 경제 상황이 있습니다. 지난 20일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 인도분 가격이 배럴당 37.63달러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유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거래가 본격화 된 이후 처음입니다. 1배럴을 사면 판매자가 37달러를 주면서 구매자에게 판매를 한다는 겁니다. 석유 보관 시설이 없어서 생긴 일시적 현상이지만 경기침체의 골을 잘 보여준 현상입니다트럼프 대통령은 20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전략비축유를 보충하겠다. 7500만 배럴을 사들이는 걸 생각 중이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금은 원유를 사들이기 아주 좋은 시기이며 의회가 이를 승인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개입을 해서라도 유가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대선을 앞두고 경제적 실패를 만회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미국내 확진자는 76만명, 사망자는 4만명이 넘어섰습니다.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하면서 경제를 셧다운하는 상황에 몰렸고 이 때문에 한 달 새 2500만 명이 일자리를 잃는 등 경제가 악화하고 있습니다. 미 셰일가스 업계에 달린 일자리 450만개 등 에너지 관련 일자리 1000만개가 위태로워지고 있습니다. 백인 노동자계층 지지를 바탕으로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현 상황은 최악입니다. 

방위비분담금 협상 역시 장기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양국이 심혈을 기울여 조율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대해 퇴짜를 놓은 것도 향후 선거 등을 감안한 것입니다. 사트럼프 대통령의 비토는 사실상 한국 정부의 일방적 수용을 전제로 한 것입니다. 양국 협상팀은 아예 손을 놓은 상황입니다. 협상팀이 합의를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또 틀어버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선 직전에서야 이 문제가 풀릴 것으로 보입니다.

김준일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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