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PK목장의 결투'...대선전초전 부산시장 보궐선거

  • 기자명 김준일 기자
  • 기사승인 2020.04.24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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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성추행 혐의를 인정하고 전격 사퇴했습니다. 오 시장은 47일 자신의 집무실에 시청 직원을 불러 불필요한 접촉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여당은 즉각 제명 방침을 밝혔고, 야당은 검찰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여진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오건돈 사퇴로 분주해진 정치권,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알았냐, 몰랐냐

오거돈 시장 사퇴 이후 총선 이후 궁지에 몰렸던 야당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김성원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통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미투 사건과 정봉주 전 의원의 성추행 의혹은 물론, 김남국 당선자까지 민주당 출신 인사들의 성 관련 문제는 비단 이번 만이 아니다"라며 "여성인권과 보호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민주당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피해자의 인권마저 정치적 계산에 이용하고 끝까지 부산시민과 국민을 우롱하고 속이려 했다""머리 숙여 사죄한다고 끝날 일도, 개인의 일탈로 치부되어서도 안 될 일이다. 법적 책임은 물론이거니와 민주당은 석고대죄하고 재발방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민주당이 언제 알았느냐가 정치 쟁점이 될 조짐입니다보수야당에서는 민주당이 이미 총선전에 사퇴를 알았으며 사퇴시점을 조율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도 24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부산시장과 공무원이 선거를 감안해 대처를 조율한 것은 공직선거법 85조 공무원 선거 관여 금지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며 "국민적 의혹이 남지 않도록 진상 규명을 철저히 해야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조수진 미래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더불어민주당과의 사퇴 시기 조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부산여성계의 발표가 왜 총선 이후에 이뤄졌는지도 생각해 볼 대목"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23일 "오 시장의 사퇴 회견 계획이 있다는 것을 오전 9시 30분쯤 부산시당에서 보고 받고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야당은 검찰 수사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어서 정치권이 당분간 이 이슈로 소용돌이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2. 하나된 부울경

2018년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두면서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광역단체장을 더불어민주당이 휩쓸었고,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부산울산경남을 모두 차지하게 됐습니다.<오거돈 김경수 송철호 재판박데 됐다. 정말 하나 된 부울경> 24일자 중앙일보 기사 제목입니다. 20181010일  광역단체장 취임 100일을 맞아 합동토크콘서트를 열었는데, 그 자리에서 오거돈 부산시장, 김경수 경남지사, 송철호 울산시장은 부울경은 처음부터 하나입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모두 정치적 난관에 부딪힌 상태입니다 오거돈 시장은 성추행을 인정하고 사퇴했고 김경수 경남지사는 일명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에 연루되어 1심에서 실형을 받아 현재 항소심 진행중입니다. 89기 끝에 당선된 송철호 울산시장도 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검찰은 송 시장을 지난 20179월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에게 김기현 시장에 대한 수사를 청탁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지난 1월 재판에 넘겼습니다여기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행비서를 지냈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도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고 지난 22일 검찰은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고착화된 지역구도를 일거에 타파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은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부산경남 지역의 반민주당 정서가 다시 강화된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들의 거취가 PK민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입니다.

 

3. PK 목장의 결투

오세돈 부산시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동일고무벨트 주가가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했습니다. 동일고무벨트는 미래통합당 김세연 의원인 지분 15.8%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과거 안철수 대표가 대권도전을 선언하자 안랩 주가가 뛴 것처럼 김세연 의원이 보유한 이 회사 주식이 정치 테마주가 된겁니다.

내년 4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집니다. 내후년 3월에 치러지는 대선의 전초전이라는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이 선거에서 승리하는 정당은 기선제압이란 차원에서 대선에서도 상당히 유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에선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해양수산부 장관을 역임했고 부산진갑에서 올해 낙선한 김영춘 의원이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조국 전 장관 등판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야권에선 3선 김세연 의원과 이언주 의원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시간이 1년밖에 안 남아 올해 총선 당선인 중 선거법 위반 혐의로 형이 확정되어 보궐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은 없습니다. 다만 다른 지자체의 보궐선거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친형 감금에 대해 선거기간 중 거짓말을 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까지 유죄를 받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김경수 경남지사 형까지 확정된다면 판이 엄청나게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선 바로미터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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