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미터 3주년 평가를 마치며] 정부에서 관리 안하는 대통령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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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미터 3주년 평가를 마치며] 정부에서 관리 안하는 대통령 공약
  • 선정수 팩트체커
  • 승인 2020.05.15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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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안타까운 공약 이행 관리 실태

문재인 미터 3주년 평가를 위해 숱하게 전화를 돌렸다. 운좋게 자료를 건네받아 평가에 요긴하게 쓰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았다.

지난 4월 한 부처에 전화를 했다. 공약의 내용으로 봐서는 그 부처의 소관 업무가 틀림없었다. 하지만 담당 공무원은 "대선 공약은 저희가 관리하지 않습니다. 국무조정실이나 다른 데 알아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상당수의 부처들이 한결 같이 대선공약은 취급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더불어민주당은 887개 공약과제가 담긴 대통령선거 정책공약집을 배포했다. 제목은 '나라를 나라답게'였다. 그러나 2020년 5월12일 현재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에서 이 공약집은 쉽사리 검색되지 않는다. 

정부도 모르쇠요, 당도 모르쇠다. 대선 공약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후보가 '나라를 이렇게 바꾸겠습니다' 하면서 내놓은 국민과의 약속이다. 국정 운영 철학이 담겨있고 나라를 이끌어 나갈 우선 순위가 모여있다.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면 그건 뭘 모르거나 알고도 우기거나 둘 중 하나다. 

그럼 도대체 누가 대선공약의 이행을 관리하는 것일까. 글쎄... 대한민국에는 대선공약이 얼마나 이행되고 있는 지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별로 없는 모양이다.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이 해마다 대선공약 이행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뉴스톱의 주관으로 28개 시민단체가 함께 대선 공약 이행을 점검하는 '문재인미터(moonmeter.kr)' 사이트가 눈에 띄는 정도이다.

정부는 대선공약 등을 추스려 100대 국정과제로 만들어 이를 관리한다. 하지만 문재인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에게 내건 약속은 887개에 이른다. 누군가에겐 그 공약의 이행이 정말 절실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학교 과일 급식 실시 및 우유 급식 확대> 공약이 어떻게 이행되느냐에 따라 우리 아이들이 학교에서 신선한 과일을 먹을 수 있는지 여부가 결정된다. <‘10 to 4 더불어돌봄제도’도입>은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데려올 1~2시간이 절실한 학부모에게 급여삭감 없이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니 맘대로 하게 해'라고 하실 분들 계신다. 하지만 공약은 '이니 맘대로'가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하는 거다. 최선에 최선을 다해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엄청나게 노력했지만 부득이 지키지 못할 사정이 생겼다면 약속의 상대방인 국민에게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고 반드시 사과해야 한다. 지키지 못했어도 은근슬쩍 뭉개고 넘어가고 책임을 회피하면 안 된다. 약속의 상대방도 '공약이야 깨라고 하는 거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지면 안 된다. 반드시 약속을 지키지 않은 잘못을 추궁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번엔 지키는 시늉이라도 하게 된다.

문재인미터가 문재인정부 출범 3주년을 맞아 대선공약 이행 상황을 점검했다. 887개 세부공약 중 공약 내용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검증이 불가능한 30개 항목을 제외한 857개 공약을 점검했다. 완료된 공약은 110개 이행률은 12.84%에 불과했다. 이미 문재인정부는 5년 임기 중 3년을 보냈다. 이행의 증거를 찾을 수 없는 '평가 안됨' 공약도 25개(2.92%)에 이르고 '지체'로 평가된 항목은 175개(20.42%)에 달한다. 원래 약속한 취지에서 벗어나 '변경'으로 평가된 항목도 31개(3.62%)에 이른다.

양당구도가 고착화되고 진영논리가 강화되면서 선거에서 공약의 비중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후보가 내건 정책 공약은 선택의 고려 대상이 되지 않고 소속 정당만 보고 찍는 '묻지마 투표'의 성향이 강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반드시 불행한 결과를 낳는다. 내가 선택한 정당 또는 정파가 자신들의 (영구)집권에만 골몰하고 국민을 위한 정책을 펼치는 것에 아무런 관심이 없어도 표를 주는 행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공약 이행 점검은 중요하다. 대통령이 봐야하고 집권당이 봐야하고 정부가 봐야한다.  무엇보다 투표권을 가진 또는 가지게 될 시민들이 보는 게 중요하다. 공약을 이행하라고 약속을 지키라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표로 다스려야 한다. '동물국회'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던 20대 국회는 곧 막을 내린다. 국민은 21대 국회를 '거여 국회'로 만들었다. 국정 운영에 속도를 내달라는 뜻으로 읽힌다. 남은 2년 동안 문재인정부가 887개 공약 중 얼마나 '완료'하게 될지는 이 글을 쓰는 나와 읽는 여러분에게 달려있다. 이 정부가 약속을 지키는지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약속을 지키라고 목소리를 내야하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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