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뉴스1>의 '선별진료소 거리두기'기사가 가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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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뉴스1>의 '선별진료소 거리두기'기사가 가짜뉴스?
  • 송영훈 팩트체커
  • 승인 2020.05.18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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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 선별진료소 사진기사가 불러온 논란

최근 소셜미디어와 일부 온라인커뮤니티에서 한 장의 사진기사가 논란이 됐습니다. 인천 미추홀구 선별진료소에서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았다는 모습을 담은 사진기사인데 미추홀구 구청장의 소셜미디어 게시물과 맞물리면서 ‘가짜뉴스’라는 낙인이 붙었습니다.

국민일보 홈페이지 갈무리
국민일보 홈페이지 갈무리

민영 뉴스통신사인 <뉴스1>은 지난 13일 오후1시 8분경에 ‘거리두기 실종된 미추홀구 선별진료소’란 제목의 사진 기사를 발행했습니다. 서울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인천 미추홀구청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았다는 내용입니다.

뉴스1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1 홈페이지 갈무리

해당 기사는 부족한 시민의식과 미추홀구의 선별진료소 운영에 대한 비판의 의미로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됐습니다.

<뉴스1>의 기사에 ‘가짜뉴스’라는 낙인이 붙게 된 계기는 김정식 미추홀구청장의 페이스북 게시물이었습니다. 김 구청장은 <뉴스1>의 사진기사가 올라온 지 약 5시간 후인 오후 6시 22분경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 장의 사진과 함께 “똑 같은 사진이라도 어떠한 각도에서 찍느냐에 따라 보이는 모습이 달라집니다. 이태원발 집단감염의 유탄을 맞은 아픔보다 사진을 이용하여 왜곡하는 신문기사가 더 아픕니다. 코로나19에 대응해야 할 시간에 사진을 찾고 해명하는 글을 올리는 초라함에 속이 상합니다.”는 글을 게시했습니다.

김 구청장이 올린 세 장의 사진은 비슷한 시간대에 찍혔지만 찍은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입니다. <뉴스1>기사처럼 옆에서 찍은 사진은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비슷한 시각에 정면에서 찍은 사진은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고 있습니다. <뉴스1>기사를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각도의 사진과 ‘사진을 이용하여 왜곡하는 신문기사’라는 표현은 <뉴스1>기사를 연상하기에 충분합니다.

김 구청장의 게시물은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공유되며 호응을 얻었고, 반대로 <뉴스1>사진기사는 ‘기레기가 쓴 가짜뉴스’로 비난을 받았습니다.

기사에는 비난의 댓글이 이어졌고, 소셜미디어에서는

“사진을 어떤 각도에 따라 찍느냐에 따라 다르다. 거리두기를 잘 실천하고 있는 지자체를 왜 이런 식으로 기자가 공격을 하는 걸까? 매사가 이런 식이라면 얼마나 많이 그동안 독자를 농락했을까? 그렇게 해서 얻는 이득이 있었을 것이다.”,

“언론학 교과서에 올라가야 할 사진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쪽의 관점으로만 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언론이 하나의 사실을 가지고 이를 얼마나 왜곡할 수 있는지 하는 문제가 이 두 장의 사진에 모두 담겨있다.”

와 같은 비난이 일었습니다.

비난이 확산되면서 언론에도 보도됐습니다. 다음 날인 14일 한국일보가 ‘“코로나 대응해야 할 시간에 속상해” 미추홀구청장이 진료소 사진 올린 까닭’이라는 제목으로, 국민일보가 15일 ‘“이태원 유탄보다 더 아프다” 미추홀구청장, 가짜뉴스에 분노’라는 제목으로 기사화했습니다.

 

하지만 <뉴스톱>의 확인결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우선 <뉴스1> 기사의 사진과 김 구청장이 올린 사진은 찍힌 시간이 달랐습니다. 김 구청장이 올린 사진은 오전 9시 25분과 33분에 찍힌 사진이지만, <뉴스1>의 사진은 약 2시간 뒤인 오전 11시 27분에 찍힌 걸로 나옵니다. 오전 9시경에는 거리두기가 잘 지켜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15일 오후 미추홀구청에 <뉴스1>의 사진과 같은 시간대에 찍한 정면 사진을 요청했습니다. 미추홀구청에서는 해당 시간대에 정면에서 찍은 사진이 있다는 회신을 주었지만 해당 사진을 보내달라는 요청에는 아직까지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 구청장이 올린 사진과 <뉴스1>의 기사와 같은 특정 시간대로 한정하지 않는다면 당일 행사에서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은 사진은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행사 당일 KBS중부일보가 보도한 기사에서는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은 모습이 확연하게 보입니다. 또 언론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연합뉴스 포토DB와 논란이 된 <뉴스1>의 사진DB에서도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은 사진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 KBS, 중부일보 홈페이지
사진출처: KBS, 중부일보 홈페이지

현재까지의 상황을 정리하면 김 구청장의 페이스북 게시물을 보고나서 <뉴스1>의 사진기사를 보면 <뉴스1>의 사진이 왜곡된 것으로 보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연합뉴스를 비롯한 다른 매체의 사진들을 종합해서 보면 당일 행사에서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았던 시간대가 있었던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 이를 통해 보면 <뉴스1>의 사진도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은 사진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당일 행사 내내 거리두기가 지켜진 것은 아니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짜뉴스 논란이 커지자 김 구청장은 16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새로운 게시물을 올렸습니다.

“보도가 된 사진과 같은 시간대 사진을 올려 반박하고자 함이 아니라 사진의 각도에 따라 달리보일 수 있다는 점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수백명이 한꺼번에 몰리고, 앉은 자리를 수차례 옮기는 과정에서 주민들 앉은 자리가 겹치고, 거리가 지켜지지 못한 때도 있었습니다. 보도된 사진은 그때를 취재한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유감스러운 것은, 제 글로 인해 다수의 기자들이 마치 저널리즘이 실종된 기사를 쓰는 것처럼 매도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기자들의 취재활동과 저널리즘을 부정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댓글이나 여타 여러 가지 루트 등으로 피해를 입었거나,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언론인들께는 사과를 전합니다.”

는 내용입니다.

김 구청장의 처음 주장을 그대로 소개했던 한국일보도 오후에 기사제목과 내용을 수정했습니다. 이번 논란은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은 '가짜뉴스'라고 칭하는 기존 정치권의 행태와 크게 달라보이지 않습니다.

송영훈   sinthegod@newstof.com  최근글보기
프로듀서로 시작해 다양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현재는 팩트체크를 통해 사실과 진실을 알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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