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백신에서 솔솔 풍기는 '트럼프 조작냄새'

[뉴스의 행간] 코로나19 백신 모더나 의문점

  • 기사입력 2020.05.20 12:13
  • 최종수정 2020.05.21 14:28
  • 기자명 김준일 기자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에 대한 제 1차 임상실험, 1상에서 긍정적 결과가 나왔다고 어제 밝혔습니다. 1차 임상에서 45명 전원에게 감염 회복자에게 나타나는 항체가 나왔고 8명에게는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중화항체가 나왔다고 발표했습니다백신 출시 가능성에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 증시가 급등했습니다하지만 모더나 발표가 성급하고 내용도 부실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옵니다. '코로나19 모더나 백신' 관련된 의문점과 뉴스의 행간을 살펴 보겠습니다

 

1. 중학생의 명문대 진학확률은?

치료제나 백신 개발을 위해 인체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의 경우 보통 3번의 테스트를 거칩니다. 1상에서는 자원자에게 투약해 안전성, 효능, 투여량 확인하고, 2상에서는 경증환자 대상으로 장기간 투약 관찰해 효능 및 부작용을 검토하고, 3상에서는 중증 환자나 다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투약해 약의 효과여부를 통계학적으로 검증합니다. 이후 약이 출시되면 4상에서 장기간 대규모 추적 연구를 해 사망률이나 다른 질병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합니다.  미국 바이오기업 모더나의 발표는 백신이 출시되기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3번의 테스트, 3상 중에 1상을 통과했다는 의미입니다.

미국바이오협회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103개 회사의 7455개 임상 성공률을 조사한 결과, 미국 식품의약처(FDA) 1상 성공률은 63.2%, 2상 성공률은 30.7%, 3상 성공률은 58.1%였습니다. 이 과정을 종합하면 미국의 신약개발 성공률은 9.6%입니다. 입시에 비유한 한 전문가는 “1상 통과는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진학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상 통과가 소위 '명문대 진학'을 담보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다른 전문가는 미국 FDA 승인은 메이저리그 데뷔라고 비유했습니다. 메이저리그 선수가 된다고 해서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또 다른 전문가는 1상 통과는 관심도 두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이나 치료제같이 인류의 역사를 바꿀 신약의 개발은 9.6% 평균 성공률보다 훨씬 가능성이 낮을 것은 자명합니다. 

 

2. 제약사 머니게임가능성

모더나가 발표한 내용을 들여다보면 여러모로 발표가 성급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모더나 실험 결과는 15명씩 3그룹으로 나눠 총 45명에게 세가지 다른 농도의 백신을 두 번 접종한 뒤 그 효과를 살펴본 것입니다. 45명 중 8명에게만 중화항체 검사를 한 경우 전원에게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가 발견됐다는 건데, 다른 농도로 실험한 나머지 실험 대상자의 경우 중화항체 여부가 어떻게 됐는지, 모더나 발표로는 알 수가 없습니다. 나머지 그룹에 대한 중화항체 데이터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한 것은 성급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모더나 발표를 종합하면 백신 접종으로 인해 면역 반응이 생겼다는 것이지, 백신이 효과가 좋다는 게 아닙니다. 실제 효과를 일으키기 위해선 바이러스에 감염시켜 바이러스가 방어되는 것을 확인하는 챌린지 시험을 해야 합니다. 코로나19 관련 백신 개발 과정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챌린지는 시행된 적이 없습니다. 영국의 제너 연구소와 중국의 시노백 바이오텍이 원숭이 챌린지로 성공을 했다는 보도가 나온 상태입니다. 게다가 모더나 백신은 바이러스에서 추출한 m(messenger)RNA라는 유전물질을 이용해 만든 것인데, 백신 개발 속도는 빠르지만 아직 이 기술로 상용화된 백신이 나온적이 없습니다. 검증되지 않은 기술이라는 의미입니다.

CNN은 '백신을 찾기 위해 미국은 미검증 기술에 큰 베팅을 하고 있다(In quest for vaccine, US makes ’big bet‘ on company with unproven technology)’는 기사를 발행했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모더나는 미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은 적이 없고, 심지어 제품이 3상 단계에 가보지도 못했습니다. 모더나가 연구해 제품으로 출시한 백신이 없다는 의미입니다. 

게다가 이게 FDACDC 등 공인된 국가기관이 발표한 것이 아니라 제약회사가 직접 발표한 겁니다. 본인들에게 유리한 내용만 추려서 발표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18일 모더나 주가는 장중 30%까지 급등했고 최종 19.96%가 상승으로 마무리됐습니다. 모더나를 보면 주가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의 바이오기업 신라젠 사례를 떠올리게 됩니다. 신라젠은 항암치료제 FDA승인을 받아 3상에 들어갔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급등해 시가총액 코스닥 2위로 부상했으나 결국 3상 통과에 실패했고 주가는 곤두박질 쳤습니다. 모더나 백신이 상용화되기까지는 갈길이 멉니다.

 

3. 모더나에서 트럼프의 향기가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 15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으로 명명한 백신 TF를 공식 출범시켰습니다. TF를 이끄는 수석 과학자 몬세프 슬라위 박사는 모더나 이사회 멤버입니다. 155438주의 스톡옵션을 가졌습니다. TF 팀장에 임명되고 모더나 이사회 멤버에서 사퇴했지만, 스톡옵션은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슬라위 박사는 모더나의 주가가 폭등 한 뒤 주식을 처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18일 종가 기준으로 그의 스톡옵션 평가액은 1243만 달러(150억원). 모더나는 지난달 미국 보건복지부로부터 백신 개발 자금으로 43800만 달러 (4500억원)를 지원받은 바 있습니다.

코로나19에 대한 무책임한 대응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이한 트럼프는 코로나19 사태를 빨리 종식시키고 미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습니다. 18일 모더나 발표로 뉴욕증시 다우존스 지수는 3.85%, 스탠다드앤드푸어스500지수는 3.15%, 나스닥지수는 2.44% 올랐습니다. 트럼프가 직접 모더나의 발표에 개입했는지 알 수는 없으나 트럼프가 정치적으로 큰 이득을 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모더나 백신 가능성이 과대평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19일 다우지수는  1.59% 하락한 채 마감했습니다.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말라리아 치료제를 매일 복용하고 있다는 '폭탄발언'을 해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힌 상태입니다. 두달전 트럼프가 말라리아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게임체인저라며 코로나19 치료제로 추천했다가 비슷한 성분인 욕조 청소제를 먹은 미국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습니다. 지금도 오남용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 트럼프를 강력 지지하는 폭스뉴스조차 "트럼프 대통령이 '잃을 게 뭐가 있었나'라고 말할 때 특정한 취약계층은 잃을 게 한 가지가 있다. 그건 그들의 생명"이라며 트럼프의 무책임함을 비판했습니다. 말라리아 치료제는 심장박동 질환이나 망막 관련 안구질환, 간과 신장 기저질환 환자에게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준일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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