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은 팩트체크 대중화 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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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팩트체크 대중화 원년
  • 김준일 팩트체커
  • 승인 2017.06.0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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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신문 기고문

 시민의 촛불집회가 만든 19대 ‘장미대선’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으로 끝을 맺었다. 그의 당선은 ‘탈권위와 소통’을 바라는 시민들의 요구와 ‘적폐청산’이라는 시대정신이 반영된 결과다. 올해 대선엔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시민들의 참여가 그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확산, 스마트폰의 대중화 등 미디어 환경변화는 과거에 없던 새로운 선거풍경을 만들어냈다. 

  이번 대선엔 상대 후보에 불리한 게시물을 확산시키려는 ‘사이버 여론전’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선거범죄대응센터에 따르면 올 초부터 5월 6일까지 적발된 사이버상 위법게시물, 소위 ‘가짜뉴스’는 총 3만8657건이었다. 2012년 18대 대선때는 7201건이었다. 5년만에 5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SNS가 대중화되면서 인터넷 루머나 가짜뉴스를 쉽게 공유하고 퍼트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기 때문이다. 위법게시물의 유통 경로를 보면 네이버 밴드,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가 1~3위를 차지했다. 2012년에는 포털사이트와 일간베스트 등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가 주를 이뤘다. 

  배경은 복합적이다. 전통 언론에 대한 불신, ‘기울어진 운동장론’ 등 불리한 언론지형에 대한 불안, 직접 민주주의 구현 열망이 영향을 끼쳤다. 특히 지난 대선 때 국정원의 댓글 여론조작이 남긴 부작용은 심각했다. 선거관리위원회를 믿지 못해 사전투표함을 밤새 지키겠다는 시민들의 참여가 줄을 잇기도 했다. 시민의 정치참여 확대는 바람직한 일이지만 그 방식이 올바른지는 논의할 필요가 있다. 

jtbc 뉴스룸 팩트체크 화면 캡처

  시민들이 소셜미디어에 집중하는 동안 전통 미디어는 ‘팩트체크’에 집중했다. 올해는 팩트체크 대중화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팩트체크 저널리즘’은 1990년대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기술 발전으로 갈수록 진화 중이다. 지난해 미국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뉴욕타임스 등 주요 언론은 실시간 팩트체킹으로 후보자 발언을 검증한 바 있다. 올해 한국에서도 포털에 팩트체크 코너가 개설되어 주요 언론이 참여했으며, jtbc 등 일부 언론사가 실시간 팩트체킹을 시도했다. 

  정책선거에 대한 여론이 높았지만 언론이 그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은 반성할 부분이다. 다만 갑작스럽게 치러진 대선이다보니 참가자가 준비가 덜 된 점은 감안을 해야 한다. 실제 투표 한달 전까지 각 정당의 공식 공약집이 발간이 안됐다. 또 ‘가짜뉴스’와 ‘후보의 거짓말’ 검증에 집중하다보니 선정적 이슈에 휘둘려 언론이 선거 의제를 주도하는데 실패했다. 

  팩트체크는 후보자의 거짓말을 조기에 가려내 혼탁한 선거를 방지한다는 긍정적 효과가 있으나 거짓말을 많이 한 후보가 더 주목을 받게 만드는 부정적 효과도 있다.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도 힐러리 민주당 후보에 비해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압도적으로 많은 거짓말을 했지만 결국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정치인은 본인 부고만 아니면 언론에 이름이 나오는 것을 반긴다’는 우스개소리가 있다. 막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TV토론에서 거짓말을 쏟아냈지만 홍 후보 지지율은 오히려 올라간 바 있다. 팩트체크를 하는 언론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새 정부의 미디어 정책은 ‘방송의 공공성 회복’에 방점이 찍힐 예정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10년동안 KBS, MBC의 공공성이 무너졌다는 비판이 제기되어 왔고 문재인 대통령도 이를 시정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 방송의 독립성과 제작 자율성 확보를 위한 지배구조개선이 추진되고 해직 언론인의 원상복귀와 언론탄압 진상규명도 이뤄질 전망이다. 

  향후 언론의 과제는 새 정부의 개혁과제 추진을 지지하되 잘못된 부분은 비판하는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꼬투리잡기’ 비판은 지양해야 하지만, ‘묻지마’ 지지도 결코 정부의 성공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 팩트체크는 정부와 언론이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좋은 수단이다. 정치인과 정부는 사실관계를 본인들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를 감시하고 바로잡는 것이 언론의 의무다.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기 위해 ‘어용지식인’이 되겠다고 선언을 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어용언론’은 상상할 수 없다. 독재정권에서나 가능한 풍경이다.

*이 글은 2017년 5월 14일자 고대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김준일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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