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하면 물가상승? 검증 안된 주류경제학의 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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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부양하면 물가상승? 검증 안된 주류경제학의 낭설
  • 전용복
  • 승인 2020.06.0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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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통화정책 및 재정정책과 물가상승률의 상관관계

코로나19() 경제위기에 대응하여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자본주의 대부분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실시하고 있다. 이 위기가 언제 끝날지도 불투명한 현재,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경기부양 정책을 반대하는 대표적인 논리가 이것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아직 물가상승 징후는 세계 어디에서도 관찰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디플레이션(경기침체에 따른 물가하락)을 걱정한다. 앞으로도 당분간 물가상승을 걱정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전례 없던 양적완화정책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보다는 디플레이션을 걱정했던 2008년 말부터 코로나19 이전 10여 년이 그랬다. 미국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특히 통화정책)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주장 대부분은 통화량증가를 그 원인으로 지목한다. 그런데 이때 통화량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화폐, 본원통화를 의미한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정부의 재정정책은 모두 이 본원통화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림 119801월부터 20203월까지 미국의 본원통화 증가율과 물가상승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수인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통화정책이 물가상승에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고려하여, 물가상승률은 6개월 후의 관측치이다).

 

그림 1. 미국의 경우: 본원통화량과 소비자물가지수(월별,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 %) 출처: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그림 1. 미국의 경우: 본원통화량과 소비자물가지수(월별,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 %) 출처: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그림 1에 따르면, 본원통화량 증가율과 물가상승률 사이에는 아무런 상관관계도 발견하기 어렵다. 특히 2008년 말 금융위기가 발발하자 전년 동월 대비 100% 이상의 본원통화량이 발행됐지만, 6개월 후 소비자물가는 오히려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대로 본원통화량을 점차 줄여가기 시작한 2015년 이후 물가가 하락한 증거는 없다. 최근 코로나19() 경제위기에 대응하면서 또다시 본원통화량 증가율이 상승하고 있다(그래프의 오른쪽 끝자락 참조). 이것이 물가를 상승시킬 것이란 우려는 역사적 경험을 무시하는 주장일 뿐이다.

 

통화량은 왜 인플레이션과 무관한가?

통화량과 물가상승을 연결하는 통념이 널리 퍼져 있다. 이는 주류 경제학의 핵심 교리 중 하나인데, 대중 미디어를 통해 반복적으로 재생산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경제학 교육을 받은 적이 없더라도 성인이 되면 통화량이 증가하면 물가가 오를 것이라 말한다.

이를 경제학에서는 화폐수량설’(quantitative theory of money)이라 부른다. 주류 경제학의 이 핵심 가설은 단순하여 쉽게 전달된다. 하지만 이런 결론이 도출되는 과정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이와 같은 결론이 도출되는 과정을 이해하면 그 진위를 판단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화폐수량설은 다음과 같은 교환방정식으로부터 출발한다.

MV=PY

여기서 M은 실물거래에 활용되는 통화량, V는 화폐유통속도(한 장의 지폐가 사용되는 횟수), P는 평균 물가수준, Y는 실물로 측정되는 생산량(예컨대, 양말 10켤레)을 나타낸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과 같은 가상의 상황을 고려해 보자. 양말이 10켤레(Y) 생산되어 거래되고, 양말 한 켤레당 1,000(P)이라 하자. 그러면 우변의 총거래량은 10,000(=10켤레×1,000)이 된다. 이 경제에 1,000원짜리 지폐가 2(통화량 M2,000)만 공급되어 이 모든 거래를 성사시키려면 각 지폐는 5(이를 화폐유통속도 V라 한다)씩 사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좌변도 10,000이 되어, 우변과 같아진다. 이때, 중앙은행이 1,000원짜리 지폐 4장을 공급하여 통화공급을 두 배로 늘리면 어떻게 될까? 우선 화폐유통속도가 고정되어 있다고 가정하므로 좌변은 20,000원이 될 것이다. 생산량 또한 양말 10켤레로 고정되어 있으니, 우변도 20,000원이 되려면 가격이 2,000원으로 상승해야 한다. 이렇게 같은 생산물에 대해 더 많은 화폐가 대응하면 물가가 오른다는 결론을 화폐수량설이라 부른다.

사실 이 식은 방정식이 아니라 항상 성립하는 항등식이고, 변수 간 그 어떤 인과관계도 내포하지 않는다. , 이 식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는다. 위 단순 교환방정식이 좌변의 통화량 M과 우변의 물가수준 P 사이의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이론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결정적으로 중요한 가정들이 추가되어야 한다. 그 가정들이란, 첫째, 통화량은 실물거래에 사용되는 통화의 양인데, 중앙은행이 통제하는 것으로 가정한다. 둘째, 경제가 완전고용상태에 있으므로 단기적으로 생산량(Y) 또한 고정된 것으로 가정한다. 셋째, 화폐유통속도는 금융시스템의 발전 정도 등 제도적 요인이나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자 하는지 등의 경제적 습관에 의해 결정되므로, 단기적으로 잘 변하지 않는 상수로 가정한다. 넷째, 물가수준은 시장의 수요과 공급으로 결정된다.

위 식에서 화폐유통속도 V와 생산량 Y에 윗줄을 그어 놓은 것은 이 변수들이 고정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 때 항등식을 유지하도록 조정될 수 있는 변수는 통화량 M과 물가수준 P뿐이다. 그렇다면 양자 가운데 어떤 변수가 원인이고 어떤 변수가 결과일까? 물가수준은 시장 경쟁으로 결정되고, 수요와 공급에 변화가 없는 한 변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반면 통화량은 중앙은행이 임의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변화시키면, 우변의 물가수준이 변화해야 한다. , 화폐수량설에서 통화량이 원인이고 물가수준이 결과이다. 통화량은 경제 외부에서 결정되고, 물가수준은 경제 내부 변수들의 상호작용으로 결정되는 내생변수라는 말이다.

통화량과 물가수준 사이의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화폐수량설은 이와 같은 가정들에 결정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통화량이 증가하면 물가도 비례하여 증가한다라는 결론의 진위를 판단하려면, 이 결론이 의존하는 가정들의 현실성을 따져보아야 한다. 우선 가정과는 달리, 현실에서 시중 통화량은 중앙은행의 의지에 따라 임의로 변화시킬 수 없다. 위 식에서 통화량이란 양말이라는 실물거래에 사용되는 화폐이다. 그런데 이 시중 통화량은 중앙은행이 통제할 수 없다.

이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해보자.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통화는 지폐와 동전, 그리고 민간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지급준비금두 가지이다. 이 둘을 합하여 본원통화라 부른다. 하지만 실제 경제활동을 수행하는 가계와 기업(‘민간경제라 부르자)은 본원통화에 접근할 수 없다. 본원통화는 민간은행들 사이의 지급결제, 그리고 민간은행과 정부부문(중앙은행과 행정부) 사이의 거래에서만 사용된다. 민간경제는 민간은행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중앙은행 화폐인 본원통화와 관련된다. 예를 들어, 시중에 유통되는 지폐와 동전도 반드시 민간은행을 통해서만 획득할 수 있다.

반면, 지폐와 동전을 제외하면 민간경제가 사용하는 모든 통화는 민간은행이 대출을 통해 창조한 예금이다. 설사 성실한 노동으로 번 월급을 저축하여 형성한 예금도 민간은행의 대출로 창조된다. 그 월급을 준 기업, 혹은 그 기업이 획득한 예금 등 궁극적 예금 원천을 추적하면, 결국 그것은 어떤 민간은행으로부터 시작한다. 민간은행만이 예금을 창조하기 때문이다. 위 교환방정식에 통화량 M이 바로 민간은행이 공급하는 통화량이다.

화폐수량설의 가정처럼 중앙은행이 시중 통화량을 통제하려면 민간은행의 대출과 예금 창조 능력이 중앙은행의 지급준비금 공급에 제약되어야 한다. 이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민간은행이 지급준비금 제약에 처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우선 법정지급준비율 요건이 부과되는 경우가 많다(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의 국가는 제도를 폐지하였다). 지급준비금제도하에서 은행이 대출을 하려면 일정 비율의 지급준비금을 적립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은행 간 이체 등 지급결제를 위해서도 지급준비금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김 씨가 A은행에 보유한 예금을 박 씨의 B은행 계좌로 이체하면, A은행은 B은행에 지급준비금을 전달한다. 따라서 민간은행들은 일상적 영업에 지급준비금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지급준비금이 민간은행의 대출과 예금 창조를 제약할까? 표면적으로 지급준비금은 중앙은행만이 발행하므로, 중앙은행이 이것의 공급을 제한하면 민간은행의 영업이 제한될 수 있다. 하지만 중앙은행은 실질적으로 그렇게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민간은행들이 중앙은행의 의도에 대비하여 과도하게 대출하여 경제 전체에 지급준비금이 부족해질 때, 중앙은행은 지급준비금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밖에 없다. 만약 이를 거부하면 민간은행들 사이에서 지급준비금을 빌리고 빌려주는 이자율이 급등하고,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는 심각한 금융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고수하고자 하는 한, 민간은행들의 지급준비금 수요를 충족시켜 줄 수밖에 없다.

결국, 중앙은행의 지급준비금 공급 권한은 민간은행의 대출과 예금 창조 활동에 실질적인제약이 되지 못한다. 그렇다면 민간은행은 어떤 기준으로 누구에게 대출하여 통화량에 영향을 미칠까? 민간은행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대출을 결정한다. 은행의 이윤 극대화 원리란 다름 아닌 원리금 상환 가능성이다. , 민간은행에 의한 통화량 공급은 신용도 높은 대출 수요로 결정된다 할 수 있다.

통화량이 중앙은행의 임의적 정책이 아니라 민간경제의 수요로 결정된다는 사실은 통화량 변화가 생산량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생산량이 고정되어 있다는 화폐수량설의 완전고용 가정과 달리 현실에서는 불완전고용이 일반적이다. 자본주의 경제에서는, 이미 설치되어 있지만 가동을 하지 않는 유휴 생산설비가 다량 존재하고, 실업이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다. 특히 불황의 시기에는 이러한 유휴 생산설비와 실업이 더욱 증가한다.

증가하는 통화량, 다른 말로 하면 은행의 대출 수요에서 큰 부분은 생산적 투자를 위한 자금 수요에 해당한다. 이러한 자금 수요가 받아들여져 대출이 일어난다면 생산이 증가하여 우변의 Y도 함께 증가한다. 불완전고용 경제를 고려하면 생산량 변화의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예를 들어, 가동률이 낮은 상황에서 정부지출 등 총수요가 증가하면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생산이 증가한다. 이러한 생산활동 확대에는 운영자금이 필요한데, 이때 은행이 신용창조를 통해 자금을 공급한다. 그 결과, 화폐수량설의 두 번째 가정과는 반대로, 통화량이 증가하면서 생산량도 함께 증가한다. 이론적으로는 생산량이 통화량과 비례적으로 변한다면, 통화량 증가가 물가수준을 상승시킬 이유가 없다.

 

확장적 재정정책도 인플레이션 위험이 없다

이는 특히 정부가 적자재정을 운영하여 지출을 확대하는 확장적 재정정책의 효과에 중요한 함의를 제공한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정부도 민간은행 통화가 아니라 지급준비금으로만 지출하고, 따라서 확장적 재정정책은 지급준비금 공급을 증가시킴을 상기하자. 실업과 유휴 설비가 대량으로 존재하는 불완전고용 상황에서 정부가 총수요를 증가시키면 즉시 생산량도 증가한다. 동시에 시중의 통화량도 증가한다. 이는 정부지출로 지급준비금 공급이 증가해서가 아니라, 총수요 증가로 촉발된 생산량 증가가 낳는 결과이다. 지급준비금 공급이 증가해도 생산이 침체하여 대출이 일어나지 않으면 시중 통화량도 증가하지 않는다.

2008년 이후 양적완화 정책 경험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림 22008년 양적완화 정책 실시 이후 초과지급준비금량을 보여준다. 법정 지급준비금 이상으로 보유하는 지급준비금을 초과지급준비금이라 부른다. 이 그림에 따르면, 2008년 금융위기 직전까지 미국의 은행은 법정 지급준비금 이상의 지급준비금을 보유하지 않고 있었다(그림 2의 그래프가 제로에 머물러 있었다). 초과지급준비금에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8년 이후와 최근 코로나19 위기가 발발하자 지급준비금이 폭등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2008년 금융위기가 위기였던 이유는 은행이 보유한 자산이 대규모로 부실화(빌려준 돈을 상환받기 어려운 상태)되었기 때문이었다. 정부의 개입이 아니라면 은행은 파산해야 한다. 은행의 파산을 막기 위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Fed)이 민간은행의 부실자산을 매입해 주었다. Fed는 자신의 전산망에 키보드로 숫자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매입자금을 간단히 창조했다. 이것을 양적완화라 부른다. 그 결과 민간은행들은 대규모 지급준비금을 갖게 되었다.

 

그림 2. 미국 은행이 보유하는 초과지급준비금(1990.01.01.~2020.04.22., Weekly) 출처: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그림 2. 미국 은행이 보유하는 초과지급준비금(1990.01.01.~2020.04.22., Weekly) 출처: Federal Reserve Bank of St. Louis

 

화폐수량설을 지지하는 주류 경제학의 설명대로라면 중앙은행이 통화를 대규모로 공급했으므로, 그것이 대출되어 몇 배의 예금(M2)이 창조되었어야 한다. 또한 그렇게 실물경제에 돈이 풀려서, 민간투자가 활성화되고 실업이 줄고 GDP 경제성장률이 크게 증가했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대신 그림 2가 보여주는 것처럼 미국의 은행들은 그 돈을 은행의 은행인 중앙은행(연준)에 저축해 두었다. 20203월부터 시작된 코로나19 경제위기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 Fed가 금융위기를 막기 위해 민간 금융기관들의 위험 자산들을 대규모로 매수하여 금융시장에 지급준비금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그렇게 늘어난 지급준비금은 실물경제로 흘러가지 않고 Fed로 돌아와 초과지급준비금으로 쌓였을 뿐이다(그림 2위 맨 오른쪽 끝의 최근 추세를 보라!). 2008년 경제위기 이후 이전 수준의 실업률을 달성하는 데에는 10년이나 걸렸다. 민간은행들이 지급준비금이 충분함에도 대출을 꺼려한 이유야 다양하겠지만, 이 사례는 민간이 사용하는 돈 대부분을 창조하는 일은 민간은행의 결정에 달렸음을 잘 보여준다. 이 사실은 통화량이 증가하면 인플레이션이 높아진다는 통념이 틀렸음을 의미한다.

이는, 화폐수량설의 가정과는 달리, 화폐유통속도 또한 고정되어 있지 않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화폐유통속도는 경기가 호황일 때 상승하고, 경기침체 시기에 하락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실물경제가 침체하면 저축을 위한 금융상품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 시중 통화량과 생산량은 독립적으로 변동하지 않고, 화폐유통속도 또한 생산의 변화에 따라 변화한다. 따라서 정부채무 증가와 재정지출 확대가 물가상승 압력을 높일 것이란 주장 또한 설득력이 없다.

일반적으로 말해, 실물거래에 사용되고 유통되는 통화량 M은 민간은행의 신용화폐인데, 민간은행이나 중앙은행이 이를 강제로 늘릴 수는 없다. 생산과 고용을 담당하는 민간경제는 생산을 통한 이윤 기회가 있을 때만 대출받으려 하기 때문이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늘리는 이유는 이를 활용하여 생산하고 이윤을 얻기 위해서이다. 생산과 이윤 기회가 없다면 민간은행 대출도 증가하지 않는다. 따라서 통화량의 변화는 생산과 고용의 변화와 연결되어 있고, 통화량 M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생산 Y의 증가를 동반한다. MY가 비례적으로 변화하게 되면, 가격의 변화 없이도 위 항등식은 성립할 수 있다. 이와는 반대로, 주류 경제학이 유포한 화폐수량설은 중앙은행에 의한 통화량 통제와 완전고용 가정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가정들은 매우 비현실적이다.

 

과도한, 때로는 쓸데없는 우려

그렇다고 이것이 재정적자와 총수요의 증가가 물가상승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 과도한 재정적자와 정부지출이 물가를 상승시킨다면, 그것은 실물적 제약’(constraint of real resources) 때문이다. 만일 정부가 재정적자를 통해 노동과 자연자원 등 당장 동원할 수 있는 자원량 이상으로 수요를 늘리면, 생산 증가보다는 물가만 상승할 것이다. , 물가가 상승한다면 그것은 통화량이 증가해서가 아니라 경제가 가진 생산능력을 초과하는 수요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의 재정 여력이 충분하다 하더라도 그것은 가용 실물자원의 정도, 다른 말로 하면 경제의 생산능력 범위 내에서 사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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