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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형 성격’과 ‘별자리 운세’가 그럴듯한 이유는일반적 묘사를 개인만의 특징으로 믿는 경향 ‘바넘(포러)효과’

특별한 분석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아래의 성격테스트 글이 본인의 성격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진단해 보자.

당신은 스스로를 독립적으로 사고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확실한 증거 없이는 사람들의 말을 수용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때로 당신은 외향적이고 붙임성 있으며 사교적이지만, 때로는 내향적이고 사람을 경계하며 위축되기도 합니다. 당신의 소원 중 어떤 것들은 매우 비현실적입니다. 안전은 당신의 인생에서 주요한 목표 중 하나입니다

이 진단은 당신의 성격은 얼마나 일치하는가? 이 글을 읽는 독자 대부분이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느꼈을 것이다. 왜냐하면 최소 80% 이상이 비슷하다고 느끼도록 쓰여진 글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운세’, ‘별자리궁합’, ‘혈액형별 성격’은 SNS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콘텐츠 가운데 하나다. 서양 카드점술인 ‘타로카드’ 카페는 번화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기성세대들이 비슷한 콘텐츠로 ‘사주’, ‘관상’, ‘궁합’, ‘풍수’ 등을 꾸준히 찾았던 것을 보면 이런 역학 관련 콘텐츠는 꾸준한 수요를 가지고 있다. 그냥 재미로 본다는 이들도 많지만, 결과를 굳게 믿는 이들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신이 내려서”, “오랜 기간 쌓여온 통계라서”가 이유다. 정말 신뢰할만 할까.

80%이상 적중하는 심리학 실험

1948년 미국의 심리학자인 버트럼 포러(Bertram Forer)는 자신이 가르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성격진단 실험을 했다. 포러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개발한 것이라며 새로운 성격 검사를 실시했다.

일주일 후 개인의 성격이 묘사된 결과지를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검사 결과가 자신의 실제 성격과 얼마나 일치하는지 점수를 매겨보게 했다. 0점은 ‘전혀 맞지 않다’였고, 5점은 ‘매우 정확하다’였다. 학생들의 점수는 평균 4.26점이었다. 검사 결과가 자신의 실제 성격과 매우 일치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각각의 학생들이 받은 결과지는 모두 똑같은 것이었다.

▲당신은 다른 이들이 당신을 좋아하고 존경하기를 원한다 ▲당신은 스스로에게 비판적인 경향이 있다 ▲당신에게는 아직 당신의 장점으로 전환시키지 못한, 사용되지 않은 잠재력이 있다 ▲당신은 성격적인 약점이 조금 있지만, 보통은 이러한 결점을 잘 극복할 수 있다 ▲당신은 성적인 부분을 조율하는 데에 문제를 가진 적이 있다 ▲당신은 외적으로 절제되어 있고 스스로를 통제하고 있지만, 내면은 걱정스러우며 자신이 없는 면도 있다 ▲당신은 때때로 자신이 올바르게 결단하고 행동한 것인지에 대해 진지한 의문을 가지기도 한다 ▲당신은 어느 정도의 변화와 다양성을 선호하며, 제약이나 규제에 둘러싸이는 상황은 싫어한다 ▲당신은 독립적으로 생각할 줄 아는 사람으로서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며, 다른 사람들의 주장에 충분한 근거가 없다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당신은 다른 사람에게 스스로에 대해 지나치게 솔직한 것은 별로 현명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당신은 종종 외향적이고 상냥하며 붙임성도 좋지만, 가끔은 내향적이고 다른 사람을 경계하며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을 때도 있다 ▲당신의 열망 중 일부는 조금 비현실적이다 ▲안전은 당신 인생의 주요 목표 중 하나이다

그리고 이 내용들은 모두 점성술 책에서 가져온 것이었다. 이 실험은 여러 차례 반복되었는데, 평균은 언제나 4.2점 정도였다. 검사결과 내용을 꼼꼼하게 살펴보면 특별한 것이 아니라 누구나 갖고 있을 만한 일반적인 내용이었다.

일반적인 특징을 자신만의 것으로 믿는 '바넘 효과'

이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일반적인 성격 또는 심리적 특징을 주관적으로 해석하여 자신만의 독특한 특성으로 믿으려는 심리적 현상을 바넘 효과(Barnum effect) 혹은 포러 효과(Forer effect)라고 한다. 19세기 미국의 정치인, 엔터테이너, 기업인, 쇼맨이었던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Phineas Taylor Barnum)은 링링 브라더스 앤드 바넘 & 베일리 서커스단을 설립한 서커스 쇼의 선구자로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한 독보적인 마케팅으로 유명했다.

서커스에서 관람객들의 성격을 알아맞히는 마술로 유명했는데, 그가 속임수를 쓴다고 생각하고 자원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확하게’ 성격을 맞췄다. 바넘의 능력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며 큰 성공을 거두었다. 약 1세기가 지난 후 포러가 위 실험을 통해 바넘의 비밀을 밝혔다.

사람들은 보통 막연하고 일반적인 특성을 자신의 성격으로 묘사하면,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러한 특성이 있는지의 여부는 생각하지 않고,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특성으로 믿으려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은 자신에게 유리하거나 좋은 것일수록 강해진다.

사주, 운세, 혈액형, 타로, 점도 이런 바넘 효과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들으면 완전히 나와 맞는듯해 보이지만 사실 아무한테나 들어맞는 말이다. 특히 이런 콘텐츠를 찾는 경우는 무언가에 기대고 싶은 상황일 때가 많아서 심리적으로 의존적이 된다.

바넘 효과는 특히 마케팅·광고·PR과 정치인들이 많이 이용한다. “나는 소중하니까”라는 유명한 광고 문구는 나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말이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가끔 욱하는 성격이 있지만 소심한 면도 분명히 있으며 아직까지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사건들이 있는’ 당신은 이제 ‘오늘의 운세’가 다르게 보일 것이다.

포털사이트 화면 캡처
송영훈 팩트체커  sinthegod@newstof.com  최근글보기
다양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금강산 관광 첫 항차에 동행하기도 했고, 2000년대 초반 정보통신 전성기에는 IT 관련 방송프로그램들을 제작하며, 국내에 ‘early adopter’ 소개와 확산에 한 몫을 했다. IT와 사회에 관심이 많다.

송영훈 팩트체커  sinthegod@newsto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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