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비밀 빼낸 후 사용 안했더라도 배상 책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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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비밀 빼낸 후 사용 안했더라도 배상 책임 있다
  • 전범진
  • 승인 2020.06.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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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변호사 전범진의 법률이야기]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막는 방법

최근 아래와 같은 뉴스가 나와 기업의 영업비밀 보호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기업 등이 이러한 상황에서 법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2005OO자동차에 입사해 18년간 근무하여 부사장으로 재직 중이던 김씨는 20131월 인도 OOOO회사에 OO자동차의 영업비밀을 이메일로 누설한 혐의를 받아, 부정경쟁방지법위반(영업비밀국외누설등) 등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1. 영업비밀이란 무엇일까?

부정경쟁방지법(=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상 영업비밀이란 공연히 알려져 있지 아니하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것으로서 상당한 노력에 의하여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판매방법 기타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를 말한다. 위 정의규정에 따라서 영업비밀로서 보호받으려면 ① 비밀성, ② 경제적 유용성, ③ 비밀관리성이 있어야 한다.

‘비밀성’이란 어떤 정보가 불특정 다수에게 알려져 있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로, 다수의 사람이라 하더라도 비밀 유지 의무가 있는 한정된 범위의 사람들만 알고 있는 경우에도 비밀성은 인정된다. 투자유치나 시제품 제작을 위한 목적을 가진 소수가 정보를 공유한 경우가 그 예이다.

‘경제적 유용성’은 일반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는 것으로 정보취득 및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들어간다면 경제적 가치가 인정된다. 기계설계도, 매뉴얼, 원재료 성분표, 연구개발 보고서 등이 그 예인데, 실패한 실험데이터의 경우라도 이를 기초로 조속히 개발이 가능한 경우 경제적 유용성이 인정된다.

‘비밀 관리성’은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비밀로서 관리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통상 출입을 제한 하거나 비밀자료의 지정, 보관, 파기 방법 등을 규정하는 것이 그 예이다. 비밀취급자를 특정하고 그들에게 별도의 비밀유지의무를 부과하는 등의 조치가 있을 경우에도 비밀 관리성이 인정된다. 다시 말하면 부정한 수단에 의하지 않으면 정보에 접근할 수 없을 정도로 관리 노력이 인정되는지 여부가 일응 기준이 되므로,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얻게 된 노하우는 영업비밀이 아니다. 실제 사건화가 되는 경우 기업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이 비밀 관리성이다.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침해행위는 크게 ‘부정 취득 행위’와 ‘부정 공개 행위’로 크게 나누어 진다. 아래에서는 구체적인 판례 등을 통하여 침해 문제를 알아보고자 한다.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 제18조 제2항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기업에 손해를 입힐 목적으로 그 기업에 유용한 영업비밀을 취득·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누설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그 재산상 이득액의 2배 이상 10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도 문제가 된다.

침해자가 업무의 성과가 옮기는 회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봐 두려워 자료를 '참고용'으로 가져간 것이지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기업에 손해를 가할 목적'이 없었다고 주장하더라도 적어도 이를 간접적으로 이용해 종전보다 많은 보수를 받으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봐야한다.

 

2. 영업비밀의 사용이란?

원고가 피고들이 원고의 영업비밀을 사용하여 바하(RO-7000), SN-400CL, SN-420NL, SN-430NL 내비게이션을 제작 및 판매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에서, 영업비밀 보호기간의 종기를 20123월경으로 보고, 원심 변론종결일 현재 원고의 영업비밀 침해금지 및 침해예방 청구권은 그 보호기간의 경과로 소멸하였다고 보아 이를 기각하고, 20123월경까지 발생한 영업비밀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을 인정한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여 상고기각한 사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3()목 내지 ()목에서 규정하고 있는 영업비밀 침해행위 중 하나인 영업비밀의 사용은 영업비밀 본래의 사용 목적에 따라 상품의 생산·판매 등의 영업활동에 이용하거나 연구·개발사업 등에 활용하는 등으로 기업활동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사용하는 행위로서 구체적으로 특정이 가능한 행위를 가리킨다(대법원 1998. 6. 9. 선고 981928 판결, 대법원 2009. 10. 15. 선고 2008943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영업비밀인 기술을 단순 모방하여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뿐 아니라, 타인의 영업비밀을 참조하여 시행착오를 줄이거나 필요한 실험을 생략하는 경우 등과 같이 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경우 또한 영업비밀의 사용에 해당한다.

 

3. 영업비밀 침해가 부정된 경우(대법원 20068278 판결)

자동차용 알루미늄 휠 생산업체에 근무하던 종업원()2005. 11. 퇴직후 타 업체로 전직하면서, 자신이 재직 중에 작성하였던 컴퓨터 파일 등 업무자료를 동료 직원에게 부탁하여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에 복사하여 가지고 나왔다가, 전 소속회사의 사장으로부터 부정경쟁방지법위반 및 특허법위반 등으로 고소를 당한 데서 비롯되었다. 검찰은 위 두 죄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하였으나 피고인 ()과 고소인 회사의 직원으로서 ()의 노트북에 파일을 복사해 준 피고인()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하였다.

 

가. 피고용인이 퇴사 후 고용기간 중에 습득한 기술상 또는 경영상의 정보 등을 사용해 영업을 했다더라도 피고용인이 고용되지 않았더라면 그같은 정보를 습득할 수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그 정보가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정보가 동종업계 등에 널리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가지며 상당한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되고 있을 경우에만 영업비밀에 해당한다. A금속이 B사에 제품을 독점적으로 공급하는 회사가 아니라 납품회사 중 한 곳이라는 점, B사의 바이어 명단은 굳이 방씨가 빼오지 않더라도 상당부분 동종업계에 알려져 있었고 별다른 노력 없이도 그 명단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영업비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이미 경쟁업체 사이에서 타 회사의 납품가격은 많은 부분 알려져 있거나 예측이 가능했다는 점에서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피고인 을이 파일을 복사해주게 된 경위, 당시 피고인들의 처지, A 회사의 업무자료에 대한 관리실태, 이 사건 자료파일 복사 후 피고인의 이용 상황 등 기록에 나타나는 제반 사정을 위 배임의 고의에 관한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을이 컴퓨터에 저장된 자료의 구체적 내용이나 의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만연히 퇴사한 전직 동료의 편의를 봐준다는 차원에서 자료를 복사해 준 것이고 피고인 갑 역시 자신의 개인파일을 찾아가려는 것이 주된 의도였다고 볼 여지가 있고 원심이 인정한 위와 같은 일부 간접사실들만으로는 피고인들에게 그들이 공모하여 회사의 중요자료를 유출하고 A 회사에게 손해를 입게 한다는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회사의 영업비밀을 빼낸 후 실제로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손해배상 책임 존재(서울고법 200590379 판결)

반도체 광소자인 LED 생산업체인 서울반도체는 기술고문겸 부사장으로 근무하던 일본인 K씨가 경쟁업체인 메디아나로 옮긴 후 LED생산과 관련된 기술자료를 유출한 사례

영업비밀은 그 속성상 알려지지 않아야 가치를 가지는 것이므로 실제로 사용되든 사용되지 않든 상관없이 영업비밀 보유자 이외의 타인에게 공개되는 것 만으로 재산적 가치가 감소되는 것으로써 부정하게 영업비밀을 취득하고 공개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영법비밀 보유자는 침해행위자에게 영업비밀보호법 규정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영업비밀의 성격상 이를 타인에게 사용하도록 하고 사용료를 받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에서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을 입증하는 것이 성질상 극히 곤란한 경우에 해당, 영업비밀 침해자가 원고 회사에서 근무한 기간과 직책,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때 손해배상액은 5,000만원이 적당하다.

 

 

5. 이 영업비밀 유출로 업무상 배임죄, 부정경쟁방지법위반에 해당된다면 영업비밀의 유출로 인한 손해액은 어떻게 산정하여야 하는가?

. 영업비밀을 취득함으로써 얻는 이익은 그 영업비밀이 가지는 재산가치 상당이고, 그 재산가치는 그 영업비밀을 가지고 경쟁사 등 다른 업체에서 제품을 만들 경우, 그 영업비밀로 인하여 기술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이 감소되는 경우의 그 감소분 상당과 나아가 그 영업비밀을 이용하여 제품생산에까지 발전시킬 경우 제품판매이익 중 그 영업비밀이 제공되지 않았을 경우의 차액 상당으로서 그러한 가치를 감안하여 시장경제원리에 의하여 형성될 시장교환가격이다.(대법원 984704 판결, 대법원 20046876 판결). 다만 실제 소송에서 위와 같은 손해액을 산정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 대구고법 20161602 판결 : 영업비밀침해 등 소송

위 판결은 영업비밀의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액 범위에 대한 기준을 아래와 같이 명확히 제시했다.

A씨 등의 회사가 기술을 도용해 만든 제품때문에 S공업의 매출은 매년 감소해 2011년 430억원에서 2015년 28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는 A씨 등의 기술유출로 인한 결과임이 인정된다. 부정경쟁방지법은 영업비밀 침해행위가 없었다면 판매할 수 있었던 물건의 수량 대신 침해자가 양도한 물건의 양도수량을 입증해 손해액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A씨 등은 S공업의 영업비밀 보호기간인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동종의 제품만을 생산·판매해 매출을 올렸으므로 이 기간 동안의 연 매출액 전부가 영업비밀을 침해해 얻은 이익으로 봐야 한다.

 

6. 직원들에게 받는 '영업비밀누설금지 서약서'?

. 비밀침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경쟁업체에 영업비밀을 누설하지 않는다', '위반시 해고사유에 해당하고 회사의 조치에 이의 없이 응하겠다' 등의 내용이 담긴 서약서를 작성토록 하는 것은 회사의 이익을 위해 바람직하다.

. 서울중앙지법 2016카합81319 결정도 위 서약서를 근거로 하고 있다.

김씨가 작성한 영업비밀 보호 서약서는 품질 관련 정보를 제3자에게 누설하거나 공개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씨가 이런 자료를 언론에 제보하거나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하는 행위는 서약서에 위배되는 누설행위이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6조에서 정하는 공익신고는 행정기관이나 감독기관, 수사기관 등에 신고하거나 수사 단서를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자료를 인터넷 사이트에 게시하거나 언론에 제보한 것은 공익신고자 보호법에서 정한 공익신고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김씨의 문제 제기가 정확한 자료와 근거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부정확한 자료가 공개되거나 사실과 왜곡된 정보가 공개되는 경우 공익과의 비례 원칙에 의하더라도 현대차가 입을 영업상의 피해가 중대하다고 보인다

 

7.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사후구제수단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영업비밀을 침해당하면 법원에 침해행위금지를 청구(10)하거나 침해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11)를 할 수 있다. 또 영업비밀을 외국에 누설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18)에 처할 수도 있다. 영업비밀 침해행위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형식으로 사전조치가 취해질 수도 있으나, 이는 임시의 지위를 정하는 가처분으로 법원에서 인용되기가 쉽지 않다.

아울러 영업비밀침해 금지·예방 청구는 침해사실 및 침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침해행위시부터 10년내에만 행사할 수 있다.

전범진   kjbjjbj@daum.net  최근글보기
새솔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민변 회원으로 공익소송을 수차례 담당했다. 행정고시, 사법시험출신 민사,형사법전문변호사이다. 영등포구청 공직자윤리심사위원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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