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플로이드 사건과 #BlackLivesMatter, 그리고 #BlackoutTuesday
상태바
조지플로이드 사건과 #BlackLivesMatter, 그리고 #BlackoutTuesday
  • 이고은 팩트체커
  • 승인 2020.06.04 09: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소셜 미디어 속 인종차별 저항 운동 논란과 진화

"우리가 2020년에도 여전히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하다니 정말 말도 안 된다. (absolutely ridiculous)”

미국에서 알고 지낸 한 아프리칸 아메리칸인 친구가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을 온통 검은색으로 바꾸었다. 그리고는 이런 해시태그를 달았다. #BlackOutTuesday. 에티오피아 출신의 두 아이 엄마인 그는 미국인들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벌이고 있는 블랙아웃 화요일(Black out Tuesday)’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었다. 그에게 응원과 안부를 전하니, 분노와 허탈함을 담아 위와 같은 답변을 건넨 것이었다.

인스타그램에서 #blackouttuesday로 검색한 결과
인스타그램에서 #blackouttuesday로 검색한 결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블랙아웃 화요일 캠페인은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의 화면을 검은색으로 채우자는 운동이다. 미국 백인 경찰관 데릭 쇼빈의 가혹 행위로 숨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며, 평소 소셜미디어에 할애하는 시간을 이 사건으로 불거진 인종 차별에 대한 저항 운동(Black Lives Matter movement)에 관해 스스로 성찰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미국의 유명 인사들이나 스타, 기업, 언론 등이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의 유명 연예인들도 동참해 국내에도 대중적으로 알려졌다.

오프 할 것 없이 세계는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한 추모와 저항으로 검은 물결을 이룬다. 미국뿐만 아니라 프랑스, 호주, 영국 등 각국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긴장 속에서도 거리로 쏟아져 나온 군중들이 인종 차별과 인권 탄압에 항의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전 세계적으로 시위가 확산하는 데 촉진 역할을 한 것은 바로 소셜 미디어다. 오프라인에서의 일부 폭력적 시위 양상과 달리, 소셜 미디어에서의 운동 동참은 비폭력적이고 평화적인 의사 표현으로 여겨지곤 한다.

좌파 정치운동 단체 Antifa의 가짜 계정은 폭력과 약탈을 주장하다가 트위터 측으로부터 계정을 삭제당했다.
좌파 정치운동 단체 Antifa의 가짜 계정은 폭력과 약탈을 주장하다가 트위터 측으로부터 계정을 정지당했다.

 

그러나 이런 믿음과 달리, 최근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폭력적인 방향으로 이끄는 데 소셜 미디어가 악용됐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일요일 밤인 531일 밤 새로 생긴 트위터 계정 @ANTIFA_US’오늘밤 우리는 주택가로 가서 도시를 약탈한다는 의미(원문 : “Tonight we say ‘Fuck The City’ and we move into the residential areas... the white hoods... and we take what’s ours...”)의 트윗을 올렸다.

안티파(Antifa)는 본래 행동을 통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미국의 좌파 정치운동 단체로 파시스트나 인종 차별주의자에 대해 항거하는 운동을 펼치는 곳이다. 그러나 해당 트윗은 서구 국가에서 인종 차별주의를 연상시키는 하얀 후드(White hood)’ 복장을 언급하고 폭력 시위와 약탈을 조장했다는 점에서 단체의 취지와 상반되는 메시지였고, 사실 이 계정이 백인 민족주의 단체 아이덴티티 에브로파(Identity Evropa)와 연계된 것이었다는 사실도 추후 밝혀졌다.

이에 트위터 측은 이 계정이 회사의 플랫폼 조작 및 스팸 정책, 특히 가짜 계정 생성과 관련한 정책을 위반함에 따라 계정을 정지시켰다고 밝혔다. 트위터는 해당 단체가 관련된 인종 차별 및 혐오와 관련한 가짜 계정을 조치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도 밝혔다.

소셜 미디어 상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건 관련 움직임이 늘어나자, 다양한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초기부터 소셜 미디어에서는 사건과 관련해 ‘#BlackLivesMatter’ 해시태그 운동이 확산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며칠 사이의 ‘#BlackOutTuesday’ 운동으로 검은색 사진과 게시글이 소셜 미디어를 뒤덮자, 그로 인해 '#BlackLivesMatter’ 게시글이 묻히게 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나아가 이것이 의도적으로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한 시위자들의 소통을 가로막는다는 의혹도 나왔다. 특히 문제가 집중 제기된 이미지 전문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은 게시물을 조작적으로 노출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최근 게시물이 우선 노출되는 알고리즘에 의해 나타나는 현상임을 설명하기도 했다.

 

2020년에도 인종 차별 문제로 세계가 이토록 신음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일이지만, 소셜 미디어를 무대로 해시태그 저항 운동과 관련한 해프닝이 벌어지는 것은 2020년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셈이다. 

 
이고은   freetree@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5년부터 경향신문에서 기자로 일하다 2016년 '독박육아'를 이유로 퇴사했다. 정치부, 사회부 기자를 거쳤고 온라인 저널리즘 연구팀에서 일하며 저널리즘 혁신에 관심을 갖게 됐다. 두 아이 엄마로서 아이키우기 힘든 대한민국의 구조적 모순에 대해 알리는 일에도 열의를 갖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뉴스톱 댓글달기는 회원으로 가입한 분만 가능합니다)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