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대로 하자구? 법대로 해줄게' 검찰이 이재용에 구속영장 때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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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대로 하자구? 법대로 해줄게' 검찰이 이재용에 구속영장 때린 이유
  • 김준일 팩트체커
  • 승인 2020.06.05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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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행간]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한 검찰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을 조사하는 검찰이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지난 2일 이 부회장이 기소 여부를 외부 전문가에게 묻는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요청한지 이틀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영장청구입니다. 항간에서는 삼성이 시간 끌기를 위해 수사심의위를 요청했다 검찰에 '미운털'이 박힌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한 검찰,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법대로법대로응수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영장청구에 대해 검찰은 절차상 하자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대검찰청 예규상 수사심의위원회 심의 대상엔 구속영장 청구가 포함됩니다. 하지만 사건 관계인의 경우엔 수사 계속 및 공소제기 여부, 공소제기 또는 불기소처분된 사건의 수사 적정성·적법성 등에 대해서만 위원회 소집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즉 구속영장 청구 여부는 이재용 심의위 안건이 아니라는 겁니다. 구속영장 청구 및 발부와 관계없이 심의위에서는 기소의 적정성 여부를 심의할 수 있다는 것이 검찰 주장입니다.  겁니다. 

만약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검찰의 기소는 당연한 수순입니다. 구속영장이 기각된다해도 추가로 증거를 수집해 구속기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년간 30여명을 소환해 100차례 조사한 사건을 기소조차 안하고 마무리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검찰 기소는 무조건 이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 영장청구의 의미는 우리는 무조건 기소는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전격적인 구속영장 청구 배경엔 일종의 괘씸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삼성 너희가 법대로 하겠다고? 우리도 법대로 할게라는 메시지를 검찰이 명확히 한 겁니다.

 

2. 윤석열과 이성윤의 콜라보

이재용 부회장의 수사심의위 소집 요청 다음날인 3,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총장 주례보고에서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윤석열 검찰총장에 올렸습니다. 윤 총장은 이 정도 사안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 안 하면 다른 어떤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해 영장을 청구할 수 있겠느냐며 승인을 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성윤 지검장은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사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으로 파견돼 당시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을 보좌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 지검장과 윤 총장은 연수원 동기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견제하기 위해 중앙지검장에 앉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둘은 사사건건 부딪쳐왔습니다. 예를 들면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의 허위 인턴활동 증명서 발급건과 관련해 이 지검장이 윤 총장의 기소 지시를 3번이나 거부했고 결국 서울중앙지검 차장 검사가 결재해 수사가 이뤄진 바 있습니다.

전격적인 영장청구의 배경에는 두 사람이 처한 상황이 있습니다. 윤석열 총장은 원래 검찰주의자이자 원칙주의자여서 예외를 두어선 안된다는 태도를 보여왔습니다. 삼성수사에 대해서도 강하게 대처함으로서 모두에게 똑같이 엄격하다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성윤 지검장은 지나치게 친정권적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이번 재벌 범죄 수사에 있어서는 단호한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수사팀의 강력한 요청이 있었다고 하지만 전격적인 이재용 영장청구에는 두 사람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3.  잠 못 이루는 월요일밤

8일 오전 10시 서울 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이재용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가 열립니다. 일반적으로 자정 가까운 시간에 영장이 발부되는 것을 감안할 때, 이재용 부회장 거취는 월요일 밤에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건 등 승계작업과 관련해 그동안 아무 보고도 받지 않았다는 주장을 펴왔는데, 과거 미래전략실 임원이 이에 반하는 진술을 해 전격적으로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법원이 이 부회장 영장을 기각한다면 기각 사유에 따라 양측의 명암이 갈릴 가능성이 큽니다. 법원의 기각 사유는 대개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혐의 소명부족'으로 나옵니다. 기각 사유가 전자라면 이 사건이 수사심의위에서 다룬다해도 외부위원이 기소로 판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했다는 것은 범죄혐의가 소명됐다는 의미기 때문입니다. 영장이 발부되면 삼성이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을 철회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반면 '소명 부족'을 사유로 영장이 기각된다면 지금까지 수사가 '무리한 수사'라는 논란에 휩싸일 것입니다.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수사심의위에서도 아예 '불기소' 결정을 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물론 검찰은 무조건 기소를 할 가능성이 높지만 상당히 김이 빠지는 건 사실입니다. 검찰과 삼성 둘 중 하나는 월요일 밤에 잠을 못 이룰 겁니다. 

김준일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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