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 이것이 팩트다] ① 에너지전환 핵심은? 온실가스 감축!!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0.06.0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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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참으로 많은 것을 바꿨다. 우리 인류는 영원히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가지 못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인간활동이 위축되면서 자연환경이 회복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는 비관적 예측에 대항해 인류의 노력 여하에 따라 지구가 살아날 수 있다는 단초를 보여준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국적인 기후변화를 최대한 늦추고 인류가 적응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한 계획이 있다. 바로 에너지전환이다. 기후변화를 초래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한 지구적 노력을 펼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에 동참해 정부는 2017년 10월 ‘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확정해 이후 에너지전환 정책을 펼치고 있다.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뉴스톱은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과 대한민국의 에너지전환에 대해 알아보는 [에너지전환, 이것이 팩트다] 기획을 4회에 걸쳐 준비했다. 

[에너지전환, 이것이 팩트다] 시리즈

① 에너지전환 핵심은? 온실가스 감축!! 

두산중공업이 탈원전으로 망했다? 7대 논란 팩트체크

재생에너지 비중 세계 최하위권...대한민국 에너지전환의 현실

"에너지전환은 대한민국 경제 생존 문제" 전문가 좌담회

 

제주탐라해상풍력발전소의 풍경. 출처:에너지정보문화재단
제주탐라해상풍력발전소의 풍경. 출처:에너지정보문화재단

 

◈ 에너지전환, 도대체 무엇인가

에너지전환은 말 그대로 에너지원을 바꾸는 일이다. 2020년 현재 오늘의 에너지전환은 산업혁명기 이후 인류 산업활동에 기폭제 역할을 했던 석탄, 석유 등 화석연료와 원자력 에너지를 태양, 바람 등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것을 뜻한다. 석탄, 석유를 태울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기후변화를 일으켰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지 않으면 인류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가 잇따르자 기후변화를 억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제협약이 탄생하기도 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에너지 전환을 이렇게 정의한다.

에너지전환은 발전믹스(Mix)의 변화를 넘어, 전체 에너지 믹스 최적화와 저효율 소비구조 개선, 에너지산업 육성 등을 포괄하는 에너지 전반의 혁신을 의미한다. 전력생산 과정에서 시민의 참여와 이익을 권장하는 ‘에너지의 민주화’도 포함한다.

-정책 위키, 대한민국정부

 

시민단체들은 에너지전환을 이렇게 바라본다.

에너지전환은 ‘사회안전망’이다. 원전사고로부터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일이고, 기후변화 재난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이다. 원전과 석탄에 의존하는 지금의 시스템을 유지하는 것은 시민들을 끊임없는 고통의 길로 내모는 일이다. 에너지전환은 ‘밥과 일자리’이다. 산업, 건물, 가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의 효율을 높이고, 재생에너지를 설치하며, IT와 연계한 송배전망 스마트화, 저장장치 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이 우리에게 밥과 양질의 일자리를 가져다 줄 것이다. 에너지전환의 성공은 정부의 일관된 정책실행력에 달려 있다. 정부가 에너지전환에 대한 비전과 실행력을 제대로 보여주지 않으면, 기업도 투자와 시스템 전환을 주저한다. 국민도 미래를 포기하고 당장의 폭염과 혹한만 피하면 된다는 근시안을 갖게 된다.

- 에너지전환 정책을 지지하는 시민사회 ·시민 선언, 2018.8.28

 

종합하면 에너지전환은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를 바꾸는 것으로 시작해, 새로운 에너지 산업을 육성하고, 전반적인 사회시스템을 바꾸는 것을 포함한다. 시민들은 단순한 에너지 소비자가 아니라 효율적 에너지 생산과 유통을 위한 의사결정 참여자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정부가 민간에 에너지 전환이 한 때 유행이 아니라 국가 과제이기 때문에 지속될 것이라는 비전을 심어줘야 한다. 

 

◈에너지전환 어떻게 한다는 걸까?

대한민국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의 큰 그림인 에너지전환 로드맵은 ① 원전의 단계적 감축 ② 재생에너지 확대 ③ 지역 산업 보완대책으로 구성된다. 노후 원전의 수명을 늘리지 않고 새 원전을 늘리지 않으면서 재생에너지 비율을 2030년까지 20%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계획 추진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되는 원전 산업과 원전 건설(예정)지역에 대한 보완대책도 추진한다.

에너지전환의 근본적인 목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내뿜는 에너지원은 석탄발전이다. 석탄발전의 온실가스 배출계수는 0.12㎏/㎿h로 액화석유가스(LNG) 발전보다 8배 크다. 재생에너지는 배출계수가 0이다. 정부는 2019년 6월 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통해 중장기 석탄발전 감축방향을 발표했다.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금지하고 경제성이 떨어지는 노후 석탄발전소는 폐지하거나 LNG 등 친환경 연료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산업자원부는 “석탄발전을 과감히 감축하고 깨끗한 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충남 홍성군 서부면에 위치한 죽도는 '에너지자립섬'으로 유명하다. 죽도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 출처: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충남 홍성군 서부면에 위치한 죽도는 '에너지자립섬'으로 유명하다. 죽도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소. 출처: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에너지전환 내 삶엔 어떤 변화가?

기후변화, 온실가스, 지구온난화… 무시무시한 말이다. 막아야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막연하다. 에너지전환도 나쁘지는 않은 것 같지만 막상 피부에 와 닿지는 않는다. 도대체 에너지전환은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

 

① 미세먼지를 줄인다

에너지전환의 최대 목표는 온실가스 감축이다. 세계 석학과 국제사회는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바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면 기후변화의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 과정에서 미세먼지 발생량도 줄어드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미세먼지의 발생은 화석연료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약14%가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고, 주요 원인은 석탄 발전이다.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재생에너지로 석탄발전을 대체하는 것이 미세먼지 문제의 중요한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2017년 발전부문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연간 3.4만톤이었지만 에너지전환이 착실히 진행된다면 2030년에는 1.3만톤으로 줄어들게 된다.

 

② 일자리를 만든다

에너지전환은 새로운 일자리 창출 효과도 높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 재생에너지 일자리는 2018년 1098만명에서 2030년 최대 2400만명으로 2.2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로 초점을 맞춰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 정부는 “재생에너지는 다른 에너지원에 비해 고용창출 효과가 크기 때문에 에너지전환 정책에 의해 국내 일자리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산업자원부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따라 2022년까지 태양광 풍력 분야에 11.8GW의 신규설비가 설치될 계획이며 이는 약 14만4천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한국이 2050년까지 에너지 구조를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면 일자리가 144만개 순증할 것이란 연구 결과도 나왔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 서남물재생센터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소. 출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서울 강서구 마곡동 서남물재생센터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소. 출처: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③ 전기요금은 소폭 인상

값싼 석탄화력 발전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만큼 에너지전환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정부는 에너지전환에 따른 전기요금 인상 폭은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17년 12월 정부가 내놓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 신재생 발전원가는 2017년 대비 약 35.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발달에 따라 태양광 모듈 가격이 하락하는 등 발전원가가 낮아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에 따라 2022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전기요금 인상요인은 1.1~1.3%로 4인 가족(350kWh/월)으로 환산하면 월평균 610~720원 오르는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왜 반대하나?

에너지전환 정책에 대한 가장 큰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쪽은 원전 산업계이다. 원자력기업과 원자력관련 학계가 최일선에서 원전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로 원전을 짓지 않고 노후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지 않으면 일감이 줄어들어 업계가 고사된다는 논리이다. 반대 진영에선 두산중공업을 예로 들며 에너지전환 정책 탓에 원전 기업이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분명 에너지전환에 반대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으며 팩트에 기반한 논쟁도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탈원전 및 재생에너지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온라인에서 넘쳐나면서 상식적인 토론을 저해하고 있다. 시리즈 2회에선 에너지 전환을 둘러싼 7가지 오해 및 허위정보에 대해 팩트체크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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