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팩트체크] "알바로 190만원 벌다가 연봉 5천만원 정규직"?

  • 기자명 송영훈 기자
  • 기사승인 2020.06.29 03:1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정규직 전환 정책 덕분에 알바로 190만원 벌다가 연봉 5천만원 정규직으로 간다”, “6·25 70주년 행사가 북한을 의식해 야간에 열렸다”. 지난 주 온라인을 달군 화제의 주장입니다. 한 주 동안 언론에 보도된 팩트체킹 관련 주요 뉴스를 소개해 드립니다.
KBS 방송화면 갈무리
KBS 방송화면 갈무리

1. 6·25 70주년 행사 북한 의식해 밤에 진행했다?

6·25전쟁 70주년 정부 기념행사 개최를 놓고 “북한을 의식했다”는 글이 온라인에서 퍼졌습니다. 연합뉴스아주경제가 확인했습니다.

주관 부처인 국가보훈처는 이날 오후 8시20분부터 경기 성남의 서울공항에서 국군전사자 유해봉환과 연계해 6·25전쟁 70주년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과거와 달리 올해는 야간에 개최되는 까닭에 일부에서는 기념행사가 없다는 가짜뉴스가 돌기도 했습니다. 이후 야간행사임이 알려지자 일부에서는 ‘정부가 북한 눈치를 보느라 행사를 밤에 몰래 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6·25 기념행사를 밤에 개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며, 6·25참전유공자 및 유족, 정부 주요 인사 등 300여명으로 상정한 참석자 규모도 50주년인 2000년(1만여 명)과 60주년인 2010년(5천여 명)에 비해 작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는 코로나19와 더위 변수 때문이라는 것이 주최 측 설명입니다. 보훈처는 “과거 6·25 행사는 보통 오전에 실내에서 개최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실내에서 할 수가 없어서 옥외(성남 서울공항)로 바꿨고, 그러다 보니 더운 시간대를 피하기 위해 야간으로 일정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보훈처는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 6·25 기념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일반인 참가 신청을 받지 않는다고 미리 공지한 바 있습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이후 6·25 기념식에 4년 연속 불참한다는 글도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 대통령이 2017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정부 공식 6·25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이전 정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6·25기념행사는 이번처럼 10년 주기인 2000년(50주년)과 2010년(60주년)에는 각각 김대중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했지만, 나머지 해의 기념식에는 매년 국무총리가 참석했습니다.

 

2. 인천국제공항공사 “알바로 들어와 연봉 5000만원”?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 1902명을 정규직으로 직접고용 하겠다고 발표하자 취업준비생 등이 ‘알바생의 로또식 정규직화’, ‘연봉 5000만원’을 거론하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로 보안검색 요원이 됐다가 직고용되면 연봉 5000만원을 받는다는 것으로 공사 정규직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을 차별한다는 논리입니다. 서울신문, 조선일보, 이데일리, 파이낸셜뉴스 등이 팩트체킹했습니다.

인천공항공사의 5급 대졸 신입사원 초봉은 2019년 기준 4589만원, 전체 직원 평균 보수는 8398만원입니다. 공사에 따르면 직접 고용되는 보안검색요원은 일반직 사원과 별도의 임금체계를 적용받습니다. 공사가 설립한 자회사 정규직으로 편입돼 같은 업무를 하는 직원들과 동일한 수준의 임금이 적용됩니다. 현재 받고 있는 임금보다 평균 3.7% 오른 보수를 받게 됩니다. 협력사 소속 보안검색요원의 평균 연봉은 3500만원 수준이며 인상률을 적용하면 3630만원 정도의 임금을 받게 됩니다.

다만 일반 정규직과 동일한 복리후생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공사 정규직의 1인당 복리후생비는 505만원이었습니다. 기본 150만원에 근속연수에 따라 선택적 복지비, 보육비, 의료비 및 건강검진비, 학자금 등을 포함합니다.

‘무조건 정규직 전환’도 사실이 아닙니다. 공사는 2017년 5월 정규직 전환을 선언했는데, 그전에 입사한 보안요원 1100여명은 서류전형과 인성검사, 면접 등 적격 심사를 거치는데 대부분 문제없이 고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정규직 전환 선언 이후 입사자 800여명은 공개경쟁을 거쳐야 합니다. 서류전형, 인성검사 외에 필기시험, 면접을 봐야하기 때문에 상당수가 탈락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규직 전환을 먼저 끝낸 다른 공공기관에선 탈락자가 다수 발생했습니다. 이 때문에 보안검색요원 노동조합은 고용안정 대안이 없다며 반발하는 상황입니다.

‘로또 맞은 알바생’도 사실이 아닙니다. 아르바이트에 대한 법률적 정의는 없지만 통상 주 40시간 미만의 단시간 노동에 1년 미만으로 계약된 임시직 형태를 의미하는데, 인천공항 보안검색 요원들은 모두 용역업체 소속 직원으로 주 40시간 이상 근무하고 1년 이상 계약된 상용직입니다.

또한 보안검색 요원은 서류면접 심사를 거쳐 용역업체에 입사한 뒤 208시간의 교육과 국토교통부의 인증평가에 참여해야 합니다. 교육을 이수하지 않거나 인증평가에서 탈락하면 현장근무 투입이 제한됩니다. 교육과 평가까지 마치려면 2~3개월이 소요되고 교육기간에는 임금이 지급되지 않습니다. 인증평가는 매년 1차례식 정기적으로 치러집니다. 교육과 평가를 거쳐 현장에 투입된 보안검색 요원은 12조 8교대 형태로 근무하며, 4일 일하고 2일씩 쉬는 방식입니다. 노동시간이 가장 많을 때는 하루 14시간씩 일합니다. 이 모든 것을 감안하면 공항 보안검색 요원을 아르바이트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3. 美싱크탱크 “文대통령, 남북 정세에 부적합” 평가?

온라인상에서 미국 유명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CSIS)의 솔리움 마키나 연구원장이 최근 한반도 정세를 평가했다는 글이 떠돌고 있습니다. 게시물은 “마키나 원장이 북한은 협상과 대화가 불가능한 상대라며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시국에 적합한 대통령이 아닌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KBS아주경제에서 팩트체킹했습니다.

언뜻 보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조금만 자세히 보면 글이 상당이 엉성합니다. 글 제목에는 CSIS 솔리움 마키나 연구원장이 한반도의 정세를 말한 걸로 돼 있지만, 본문에는 “수석 연구원장인 루크 컨디두어와의 인터뷰를 번역한 내용”이라고 돼 있습니다. 연구원장이라던 솔리움 마키나가 본문에선 분단과 통일을 연구하는 태스크포스팀의 명칭으로 둔갑하기도 합니다.

일부 블로그 글에선 솔리움 마키나 연구원장이라며 사진까지 삽입돼 있는데, 사진 속 인물은 솔리움 마키나가 아니라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캐나다 안보정보청에서 국장을 지낸 짐 쥬드(Jim judd)라는 사람입니다.

글에서 언급된 미 전략 국제연구센터(CSIS·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는 미국 워싱턴DC에 소재한 기관으로 북한 관련 문제를 다룰 때 국내 언론도 많이 인용하고 있는 국가안보·외교 전문 싱크탱크입니다.

하지만 유포 글에 언급된 솔리움 마키나나 루크 컨디두어라는 인물은 없습니다. 또한, CSIS 조직구성도에는 ‘연구원장’이나 ‘수석 연구원장’이라는 직책도 없습니다. 특히 CSIS가 유포 글과 같은 인터뷰를 했거나 관련 주장을 한 내용도 없었습니다.

유포된 글이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2017년 7월까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런데 그즈음 한 커뮤니티에 유포 글에 언급된 이름과 용어가 유명 온라인게임에 나오는 것과 똑같다는 지적이 올라왔습니다. 원장으로 지목된 솔리움 마키나와 루크 컨디두어, 인터뷰 내용에서 언급됐다고 주장한 루멘 바실리움, 테네브레 누스 등의 용어가 게임에 등장하는 아이템명이나 용어와 같다는 겁니다. 글 게시자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실제 게임화면을 캡처해 첨부하기도 했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늘의 이슈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