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항공모함이 G7 진입 열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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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항공모함이 G7 진입 열쇠?
  • 우보형
  • 승인 2020.08.0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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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中앞서가고 日추격···"항공모함이 G7 진입 열쇠다">기사 검증

7월 25일자 중앙일보에 <中앞서가고 日추격···"항공모함이 G7 진입 열쇠다">라는 기사가 실렸다. 기사는 2021~2025 국방중기계획에 포함된 대형수송함 도입사업의 현황에 대한 소개로 시작하여 중국과 일본의 항모 도입계획을 우리 해군의 항공모함 도입 필요를 역설한다. 그런데 기사 내용을 지적하기 이전에 “항공모함이 G7 진입 열쇠다”라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기사에 따르면 7월 21일 '대한민국 해군 창설 100주년, 어디로 가야 하나?' 정책토론회에서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제해권을 확보해야 G7에 진입할 수 있다"며 경항모 도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한다. 중앙일보 제목은 이 발언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G7 진입은 그 시작부터 지금까지 항공모함의 보유 유무와 딱히 관계가 없었다. G7의 역사와 가입 당시 회원국의 항공모함 보유 여부를 확인했다.

G7 각 회원국의 국기.
G7 각 회원국의 국기.

 

G7이란 무엇인가?

G7은 Group of Seven의 약자로 IMF 선진국인 미국. 프랑스,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 일본, 독일(이상 깃발 사진 순서) 등의 7개국의 정부 수반들 사이에 이뤄지는 연례 정상회담으로 흔히 선진 7개국 정상회담으로 번역된다. G7은 현재 선진 7개국 정상회담으로 번역되지만 그 성격을 보다 정확히 보여주는 것은 1990년대 중반까지 쓰이던 서방 7개국 정상회담이란 표현으로 G7 각국은 경제선진국들이기도 하지만 친미 성향 민주주의 국가들이기 때문이다.

1973년 '도서관 클럽'을 만든 멤버들. 왼쪽부터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의 재무장관이던 조지 프랫 슐츠,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탕, 헬무트 슈미트, 앤써니 바버다.
1973년 '도서관 클럽'을 만든 멤버들. 왼쪽부터 미국, 프랑스. 독일, 영국의 재무장관이던 조지 프랫 슐츠,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탕, 헬무트 슈미트, 앤써니 바버다.

 

G7은 1973년 오일쇼크를 전후하여 세계 주요 산업국가들만의 모임을 만들 필요성이 대두되고, 당시 프랑스 재무장관 발레리 마리 르네 지스카르 데스탕Valéry Marie René Giscard d'Estaing. 서독 재무장관 헬무트 하인리히 발데마르 슈미트Helmut Heinrich Waldemar Schmidt,  영국 재무장관 앤써니 페리노 리즈버그 바버Anthony Perrinott Lysberg Barber 등이 미국의 재무장관이던 조지 프랫 슐츠George Pratt Shult에게 이후 각국 재무장관들이 모이는 현안을 논의하는 비공식 회의를 열어보자고 제안했고, 이를 들은 당시 미국 대통령 리처드 닉슨이 백악관 도서관을 회의장소로 제공하면서 탄생한 도서관 그룹을 그 모체로 볼 수 있다. 이후 여기에 일본을 초청하자는 헬무트 슈미트 장관의 제안을 다른 국가들이 승인하여 만들어진 G5가 G7의 출발점이다. 그런데 1973~74년 사이 G5 각국의 지도자들이 줄줄이 교체되는 사태가 벌어지자 새로 미국 대통령에 선출된 제럴드 포드가 다음 해에 회의를 열어 회원국간 교류와 친목을 도모할 것을 제안하면서 모임의 성격은 회원국 각국 정상회담으로 바뀌었다(정상회담 이전에 안건조율을 위한 재무장관 회담도 여전히 이뤄진다), 그리고 1975년에 이탈리아. 1976년에 캐나다가 초청되면서 G7은 지금의 형태를 갖추게 되었다. G7 각국은 2018년 기준 세계 순자산(317조 달러)의 58%, 명목가치 기준 GDP의 46%, 구매력평가기준 GDP의 32% 이상을 차지하기에 세계 최대의 경제기구, 혹은 무역기구로 불리기도 한다.

2013년 북아일랜드에서 개최됐던 G8 정상회담 장면.
2013년 북아일랜드에서 개최됐던 G8 정상회담 장면.

 

한편 G7이 서방 7개국 정상회담에서 선진 7개국 정상회담으로 바뀐 것은 1998년 러시아가 정식으로 참여하며 Group of Seven 대신 Group of Eight로 개칭하면서부터다. 전통적인 서방국가도 친미국가도 아닌 러시아가 G7에 참여하게 되자 빚어진 결과로 국내에서도 그 동안 써오던 서방 7개국 정상회담 대신 선진 8개국 정상회담이란 용어를 쓰게 되었다. 하지만 G8 국가라 해도 러시아는 다른 회원국들에 비해 순 국가자산과 재정 역량이 제한적인데다 주요 경제 선진국이 된 적도 없어서 발언권이 제한적이었다. 거기에 러시아가 2014년 3월에 러시아가 크림반도 침공 및 합병한 이후 G8에서 탈퇴하면서 그 지위를 잃게 되었기 때문에 G8은 다시 G7로 되돌아갔지만 국내 매체들은 참여 국가의 수만 줄여서 선진 7개국 정상회담이란 용어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2019년 프랑스 비아리츠Biarritz에서 개최된 G7 정상회담 장면
2019년 프랑스 비아리츠Biarritz에서 개최된 G7 정상회담 장면

 

한편 2020년 5월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9월, 캠프 데이빗에서 개최될 것으로 알려진 G7 정상회담에 G7 회원국 외에 호주, 브라질, 인도, 대한민국, 그리고 러시아의 정부수반을 초청할 것이며 이를 통해 G7을 G11이나 G12로 확대하고 싶다고 밝혔고, 이에 대해 기존 회원국들이 반발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중앙일보 기사는 이런 걸 감안해서 항공모함 이야기를 한 거 같기도 하다. 문제는 외교부의  '2019년 G7 정상회의 결과' 문서에도 언급했듯 G7의 성격은 "회원국만 참석하는 국제경제·안보회의"이기에 특정한 군사적 수단의 유무가 가입을 결정하는 변수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G7 가입당시 각국의 항모보유 현황

결국 기사의 주장을 검증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G7 회원국 각국이 G7 가입 당시 항공모함 보유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다. 그래도 기준은 필요할 것이니 가입연도 기준으로 항공모함을 보유하며 현역으로 운용하고 있는가를 판단점으로 삼기로 하자.

① 미국

1975년 당시 미국은 미드웨이급 3척 [미드웨이(CV-41), F.D.루즈벨트(CV-42), 코럴 시(CV-43)], 포레스탈급 4척 [포레스탈(CV-59), 새러토가(CV-60). 레인저(CV-61), 인디펜던스(CV-62)], 키티호크급 4척 [키티호크(CV-63). 컨스텔레이션(CV-64). 아메리카(CV-66), J.F.케네디 (CV-67)]을 더해 통상 추진 항공모함 11척과 엔터프라이즈 (CVN-65)를 현역으로 운용하고 있었고 또다른 핵추진 항공모함 니미츠(CVN-68)가 해상운용 시험중이었다.

1971년에 촬영된 세계 최초의 핵추진 항공모함 CVN-65 앤터프라이즈
1971년에 촬영된 세계 최초의 핵추진 항공모함 CVN-65 앤터프라이즈

② 영국

1975년 당시 영국은 센타우르급 항공모함 [불웍(R08)과 허미즈(R12)] 2척을 현역으로 운용했다. 불웍은 고정익기를 운용하는 항모가 아니라 헬리콥터 모함으로, 허미즈는 대잠전 항모로 운용했다.

포틀랜드 전쟁 당시 영국 함대의 기함으로도 활약한 HMS 허미즈 R12
포틀랜드 전쟁 당시 영국 함대의 기함으로도 활약한 HMS 허미즈 R12

③ 프랑스

1975년 당시 프랑스는 클레망소급 항공모함 [클레망소(R98), 포슈(R99)] 2척을 현역으로 운용했다.

프랑스의 클레망소급 2번함 항공모함 포슈 R99
프랑스의 클레망소급 2번함 항공모함 포슈 R99

④ 서독

1975년 당시 서독은 단 한 척의 항모도 운용하지 않았다.

⑤ 일본

1975년 당시 일본은 단 한 척의 항모도 운용하지 않았다.

⑥ 이탈리아

1976년 당시 이탈리아는 단 한 척의 항모도 운용하지 않았다.

⑦ 캐나다

1977년 당시 캐나다는 단 한 척의 항모도 운용하지 않았다.


기사 내용에 항공모함이 G7 진입 열쇠라는 이유를 딱히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목의 의미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앞서 외교부 문서에서도 언급한대로 G7은 국제경제·안보회의였기에 항모 보유가 G7의 가입을 결정하는 변수가 아님이 분명하다. 만일 기사의 주장대로 항공모함이 G7 진입의 열쇠라면 항공모함 운용국인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아르헨티나 중 러시아를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어째서 G7 회원국이 되지 못했을까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설마 기사가 말하는 G7이란 게 Group of Seven이 아니라 20세기 초반의 Seven (or Eight) Great Power Nations 을 의미하는 걸까? 설령 그거라 하더라도 당시 각국에 항공모함은 없었으니 떡히 고려 대상이 될 거라 생각되진 않지만 말이다.

결론을 내리면, 항공모함은 G7 진입여부를 결정하는 열쇠가 된 적이 없다.

우보형   nextop4u@naver.com    최근글보기
2차세계대전 이후 군사사와 병기사에 관심을 갖고 있다. 2004~2005년 <국방일보> ‘전사 속 신무기’ 연재했다. 2010년 <보급전의 역사>, 2017년 <세계의 병기 대도해>, <조지 패튼 : 내 아는 전쟁>을 번역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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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유겸 2020-08-06 19:33:49
G7과 항공모함은 관계가 없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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