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도 없는 망사 마스크 '내로남불 사건'

  • 기자명 선정수 기자
  • 기사승인 2020.08.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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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치인들의 망사마스크 착용을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와 미래통합당 지지자가 상대진영 정치인의 망사 마스크 착용사진을 가져와 서로 비난하고 있는 모양새다. 논란이 확산된 과정과 망사마스크의 비말 전파 차단기능까지 뉴스톱이 확인했다. 

 

논란의 시작은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의 망사 마스크 착용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미래통합당 인사들은 8월 21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를 찾아 정은경 본부장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김미애 비상대책위원, 송언석 비서실장, 김은혜 대변인 등이 함께 했다.

그런데 김미애 비대위원이 망사 재질의 마스크를 착용한 것을 두고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민주당 지지자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은 "질본 건물 같은 데는 인증 마스크 안 쓰면 못들어오게 해야한다", "지금 같은 시국에 일부러 망사 마스크를 쓰고 간 건가?"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민주당 지지자들의 비난은 민주당이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비판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허윤정 민주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코로나19 재확산의 중대 고비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질본을 굳이 지금 방문한 것이 옳은 것이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질병관리본부 방문을 비판한 바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과 김미애 비대위원(왼쪽), 김은혜 대변인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만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미애 비대위원이 망사 마스크를 쓴 것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됐다. MBC 뉴스 캡처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과 김미애 비대위원(왼쪽), 김은혜 대변인이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만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미애 비대위원이 망사 마스크를 쓴 것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됐다. MBC 뉴스 캡처
딴지일보 게시판에 올라온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의 망사마스크 착용 비난 글.
딴지일보 게시판에 올라온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의 망사마스크 착용 비난 글.

 

"조국과 정경심도 썼다" 역습에 나선 통합당 지지자들

이에 보수성향의 네티즌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마스크를 소환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8월 1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기일에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조 전 장관도 망사형 마스크를 착용한 장면이 사진 기사로 보도됐다. 보수 성향 네티즌들은 "마스크마저 내로남불이냐"며 비난을 쏟아냈다. 온라인 게시판에는 여권 지지자의 이중성을 지적하는 게시물이 여럿 올라왔다. 이에 앞서 7월 2일 공판에 참석한 정경심 동양대 교수 역시 망사 마스크를 착용했던 것이 뒤늦게 화제가 됐다. 하지만 여당 지지자들은 조국 전 장관이나 정경심 교수는 야외에서 착용한 것이고 김미애 비대위원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만나는 자리에서 착용한 것이기 때문에 같은 무게로 볼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8월 14일 공판에 참석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망사 마스크를 낀 모습이 뒤늦게 화제가 됐다.
8월 14일 공판에 참석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망사 마스크를 낀 모습이 뒤늦게 화제가 됐다.
7월 4일 21차 공판에 참석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망사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이 뒤늦게 화제가 됐다.
7월 4일 21차 공판에 참석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 망사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이 뒤늦게 화제가 됐다.
정치인의 망사 마스크 착용을 놓고 트위터에서 설전을 벌이는 네티즌들.
정치인의 망사 마스크 착용을 놓고 트위터에서 설전을 벌이는 네티즌들.

 

망사 마스크 코로나19 예방에 효과있다? 검증되지 않은 제품

조국 전 장관이 쓴 것과 김미애 비대위원이 쓴 것이 다른 종류의 망사 마스크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한쪽은 나노처리한 망사 마스크이기 때문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나노 처리를 했든 안했든 망사마스크에 작은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 망사 마스크는 코로나19 방역에 효과가 있을까?

방역당국이 마스크 착용을 강력히 권고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번째는 보균자가 바이러스를 퍼뜨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두번째는 비보균자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 비말을 흡입하지 않게 막기 위함이다.

코로나19 국내 발병 초기에는 첫번째 이유로 마스크 착용이 강조됐다. 혹시 모를 보균자가 마스크를 착용함으로써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것을 막아 감염 위험을 낮춘다는 목적에서다. 신천지 집단발병 이후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고 방역 당국은 마스크 수급 상황을 감안해 '면 마스크라도 착용하라'고 권고했다. 보균자의 비말이 타인에게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내놓은 궁여지책인 셈인 것이다.

그러나 2차 대유행을 맞은 요즘은 지역사회 전파 위험이 어느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에 두번째 목적에 더 무게가 실린다. 파주스타벅스 집단감염 사례에서 마스크를 항상 착용했던 카페 종업원들은 감염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 방증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망사형태의 마스크 가운데 KF 인증을 받은 제품은 없다. 해당 제품은 분진포집효율 98% 인증을 통과했다고 광고하고 있지만 식약처의 인증을 받은 것은 아니다. 시험방법 또한 식약처의 공식 인증시험법과는 다르다.

여러 언론 기사에서도 이미 비말 차단 기능을 인증받지 않았다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KF 인증을 받은 제품을 착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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