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집회, 전광훈 뒤에는 교회 장로들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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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집회, 전광훈 뒤에는 교회 장로들이 있었다
  • 김준일 팩트체커
  • 승인 2020.08.26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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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행간] 계속되는 광복절 집회 배후설

광복절에 열린 광화문 집회는 끝났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광복절 집회가 코로나19 확산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정치권에선 책임 공방이 한창인 가운데 집회를 주도한 전광훈 목사에게 배후가 있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일 광화문 집회 배후는 미래통합당이라는 취지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광화문 집회 주최자들이 사실상 테러집단인데 통합당이 이를 비호하고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같은 날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기독자유당이 광화문 집회에 조직적으로 사람을 동원했다며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26일 오전에는 CBS 노컷뉴스가 대한민국장로연합회(대장연)이 광복절 집회에 조직적으로 인원을 동원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밖에 몇몇 언론에서 전광훈의 배후를 캐고 있다는 보도를 잇따라 내보내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광복절 집회 배후설, 이 뉴스의 행간을 살펴보겠습니다.

 

1. 기독당 배후설로 선긋는 통합당

2주전 미래통합당은 박근혜 탄핵 국면 이후 처음으로 더불어민주당을 지지율에서 앞섰습니다. 하지만 광복절 집회 전후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급격히 확산되면서 책임론에 직면했고 재역전을 허용했습니다. 여권 지지자들은 #미통당도공범이다 #미통당이주범이다 등의 댓글과 해시태그를 달면서 통합당의 책임을 추궁하고 있습니다. 통합당은 전광훈과 아무 관계없다고 방어하고 있지만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과거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전광훈 목사가 주최한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전 목사를 정치적으로 키워준 원죄의 대가를 지금 받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하태경 의원이 기독자유통일당을 배후로 지목한 것은 정치적으로 선을 긋기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하태경 통합당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전국 신종 코로나19 전파 진원지가 된 광화문 집회에 기독자유당이 조직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독자유당은 반사회적 정당이 된 것"이라며 자진 해산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통합당 책임론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당내 강경보수 혹은 극우세력과 절연하고 중도보수 정당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로 봐야할 것 같습니다.

 

2. 실제 배후는 보수교회 장로

CBS 보도에 따르면 대형 교회 장로들이 광복절 보수집회에 조직적으로 참여를 독려한 정황이 나왔습니다. 대한민국장로연합회는 각자의 교회 교인들을 뜻이 있는 모든 권사나, 집사들께서는 1시에 시작하는 광화문 집회에 참석해주길 부탁드린다는 문자를 광복절 집회 전에 보냈습니다. 대장연은 이달초 조중동 등 주요 보수 일간지에 문재인 탄핵 8.15국민총궐기대회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대장연은 '차별금지법 반대' 등을 내걸고 지난달 중순 만들어졌습니다. 대장연에 따르면 창립 당시 발기인만 417명이며 10여명의 임원단과 공동회장단, 법률고문, 자문위원단 등이 있습니다. 전직 국정원장과 국방부 장·차관 등 군 장성 출신 장로들도 대거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CBS노컷뉴스가 파악한 대장연 소속의 예비역 장군은 최소 6명이며 이들 중 4명은 지난 4일 임시총회에 참석해 회원들 앞에서 '거수경례'를 하기도 했습니다.

대장연 설립문엔 주사파 정권 맞서 자유한국 수호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단체 주요 사업으로는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 4·15 부정선거 의혹 규명 전국 조직 강화 청년포럼 운영 등이 있습니다종교의 외피를 쓴 정치단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광복절 집회를 주도했다는 정황이 상당부분 확인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8월 4일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 일간지에 실린 대한민국장로연합회 지면광고.
8월 4일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 일간지에 실린 대한민국장로연합회 지면광고.

 

3. 마케팅에 난무하는 배후설

MBC 피디수첩은 25일 밤 <전광훈 목사와 팬데믹>편을 방영했습니다. 방송전에는 광복절 집회를 참석했던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을 통해 전광훈 목사의 믿음과 배후를 알아본다고 홍보했지만  막상 방송에는 전광훈 목사와 신도들이 어떻게 집회에 참석했는지만 나왔고 배후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언론인 주진우씨도 어제 한 라디오에 나와 전광훈 목사는 '치어리더'이자 '얼굴마담'이고 집회이끈 실세는 따로 있다고 주장하며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등 대형교회 목사를 배후로 지목했습니다. 이들이 과거 기독당을 만드는데 일조하고 태극기집회를 주도했다는 주장입니다. 그런데 이번 광복절 집회와 어떤 연관이 있는지 구체적 증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광화문 집회와 전광훈 배후 관련 각종 썰들이 난무하는 이유는 전광훈이라는 인물의 특수성 때문입니다. 보수 개신교와 극우정치단체의 연결고리라는 전광훈의 독특한 위치, 그리고 다양한 정치적 행보 때문에 여런 인물이 거론될 수밖에 없습니다. 워낙 핫한 이슈이다보니 전광훈 배후설이 국민들에게 잘 먹히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광복절 집회 배후설을 주장하려면 좀 더 명확한 증거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김준일   ope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1년부터 언론인으로 활동하며 주로 사회, 정치, 미디어 분야의 글을 썼다. 현재 뉴스톱 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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