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구로구 아파트 집단감염, 환기구 때문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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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구로구 아파트 집단감염, 환기구 때문 아니다!
  • 선정수 팩트체커
  • 승인 2020.08.28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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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똑바로 쓰고 손 잘씻고 변기 뚜껑 닫고 물내리자

구로구 A아파트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불러온 파장이 크다. 환기구가 유력한 전파 경로로 떠오르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가만히 집에만 있었는데도 코로나에 걸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언론들도 수많은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코로나19가 온 지구를 덮어도 마지막까지 안전할 것 같았던 우리집도 감염 위험에 노출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뉴스톱이 구로구 아파트 집단감염 사태를 분석해봤다.

 

① 복도식 아파트 같은 라인에서만 환자 발생? → 사실 아님

26일 구로구청은 A아파트의 확진자 발생 소식을 전파했다. 구청은 "현재까지 A아파트에서는 5가구에서 총 8명이 확진되었습니다. 특이한 것은 이들 5가구가 모두 같은 라인이라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우리구는 환기구를 통해 감염되었을 수 있다고 추정하고 환기구 환경 검체 검사와 전면 소독을 실시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후 다수의 언론들이 환기구가 유력한 감염 전파 경로라며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하루 뒤 상황은 달라졌다. 27일 이 아파트에서 2명의 확진자가 추가됐는데 이전 확진자 발생 5가구가 물려있는 라인과는 다른 라인 거주자로 확인되면서다.

게다가 환기구에서 채취한 검체 14건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아 환기구를 통한 감염 전파설은 설득력을 잃었다. 환기구 전파가 선택지에서 사라지면서 이번 사례에선 엘리베이터를 통한 비말/접촉 전파 또는 공용시설을 통한 접촉 전파가 유력한 감염 경로로 지목된다.

 

②왜 확진자가 몰렸나 → 엘리베이터 확산이 유력

방역 당국은 처음 바이러스를 퍼뜨린 지표 전파자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서 바이러스를 내뿜었고, 엘리베이터 내부 공기 중에 떠다니던 비말을 다른 이용자가 흡입했거나, 바이러스가 묻은 버튼 등을 통해 접촉 전파가 일어났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A아파트는 'ㄷ'자 형태로 배치된 복도식 아파트이고 엘리베이터 2기가 운영되고 있다. 한 걸음이라도 가까운 쪽 엘리베이터를 고정적으로 이용하는 습성 탓에 반대편 엘리베이터 인근 라인에선 감염 전파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보는 추론이 가능하다.

엘리베이터 등 공용부분에서 비말/접촉 전파가 일어났다면 여태껏 지켜왔던 개인위생수칙을 철저히 지키면 감염을 막을 수 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스크를 올바른 방법으로 착용하고, 버튼을 누르거나 손잡이를 잡은 뒤에는 올바른 손씻기로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다.

 

③환기구 통한 전파 가능성은? → 여러 조건이 맞아야

환기구를 통한 전파가 일어나려면 여러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우선 지표 전파자가 대량의 바이러스를 내뿜어야 하고 에어로졸 형태로 변한 비말이 환기구를 통해 빠져나가야 한다. 환기구의 주배관(공동배관)으로 빠져 나온 에어로졸이 다른 집으로 넘어가야 한다. 옆집환기구에 역류방지 시설이 설치돼있지 않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태에서 강한 공기의 흐름이 발생해 에어로졸을 이웃으로 밀어넣어야 한다.

아파트 옥상을 살펴보면 라인별로 돌아가는 배기장치가 있다. 건물 내부의 공기를 빨아올려 외부로 배출하는 방식이다. 화장실에 설치된 환풍기, 주방에 설치된 배기장치, 배수구에 설치된 급기구 등이 주 배관에 물려있다.

환풍기 또는 배기장치를 가동하면 실내공기가 주배관으로 빠져나가는 흐름이 생긴다. 전원을 끄면 역류방지 장치가 작동해 외부 공기의 유입을 막는 구조다. 이 모든 과정이 충족될 확률은 극히 낮다. 적절히 환기를 하고 유지 보수를 실시한다면 에어로졸로 인한 이웃간 감염 전파는 사실상 무시해도 될 정도의 가능성이다.

 

④그래도 불안하다면? → 배수구 U트랩을 확인하자

U트랩을 적절히 유지보수해 감염 위험을 낮추라는 홍콩 방역 당국의 권고.
U트랩을 적절히 유지보수해 감염 위험을 낮추라는 홍콩 방역 당국의 권고.

 

중국에선 화장실 배관을 타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질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논문이 발표됐다. 홍콩에선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 당시 배수구 등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돼 300명 이상의 감염자가 나온 사례가 있다. 

이후 홍콩 방역당국은 감염병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배수구와 화장실을 주의하라고 강조한다.  용변을 보고 물을 내리기 전 변기 뚜껑을 닫아야 하고, 세면대, 욕조, 바닥 배수구 등 물이 내려가는 모든 곳에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충분히 물을 부어주라는 권고다.

뚜껑을 내리지 않고 물을 내리면 병원균이 최대 2미터까지 확산될 우려가 있다. 각종 배수구에는 U자 모양으로 꺾인 부분(U트랩)이 설치돼 있는데 이 곳에 물이 마르면 주 배수관으로부터 공기가 역류할 수 있다. 때문에 물을 주기적으로 채워놔야 공기 역류로 인한 감염전파 우려를 없앨 수 있다.

홍콩 방역 당국은 이와 함께 배수구에 물이 새는지, 이상한 냄새가 올라오는지 점검하고 기술자를 불러 보수하라고 권고한다. 

  

선정수   su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 국민일보 입사후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 이달의 좋은 기사상', 서울 언론인클럽 '서울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야생동물을 사랑해 생물분류기사 국가자격증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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