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 예산 가장 많이 늘었다?
상태바
[팩트체크] 문재인 정부에서 국정원 예산 가장 많이 늘었다?
  • 이상민
  • 승인 2020.08.31 10: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민의 재정체크] 비공식 결산액 합계로 본 국정원 예산

코로나19로 국회가 셧다운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셧다운 되기 전에 국회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19년 결산이 진행 중이었다. 결산안 심사는 실제 집행 결과를 다룬다는 점에서 예산안 심의보다 더 중요한 측면이 있다.

그런데 예산안 심의와 마찬가지로 결산안 심사과정이 공개되지 않는 부처가 있다. 바로 국가정보원 결산이다. 외부에 공개되는 것은 오로지 총액밖에 없다. 공식 국정원 결산액을 보자. 지난 2008년도 이명박 정부 첫해 국정원 결산액은 4678억원이다. 정권이 두 번 바뀐 10년이 지난 2018년 국정원 결산액은 불과 4354억원이다. 오히려 줄었다. 그런데 작년 2019년에는 5150억원으로 무려 18% 급증했다.

 

<2018~2019 국정원 공식 결산액>

(단위: 백만원, %)

 

공식 예결산액

연도

예산액

결산액

증감률

2008

476,617

467,835

 

2009

485,984

441,906

-5.5

2010

483,672

462,050

4.6

2011

496,399

492,306

6.5

2012

468,997

460,137

-6.5

2013

467,180

456,629

-0.8

2014

471,200

463,390

1.5

2015

478,236

473,526

2.2

2016

486,039

470,146

-0.7

2017

493,084

446,058

-5.1

2018

463,053

435,492

-2.4

2019

544,560

515,025

18.3

11년간 변화

67,943

47,190

10.1

연평균 변화

6,177

4,290

0.9

  • 연도별 정부 예산서, 결산서

 

물론, 10년 동안 국정원 실제 결산액이 줄었다가 19년에만 급증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음지에서 일한다는 국정원의 실제 예산액은 공개된 예산 말고도 더 있다.

국가정보원법 제 12조 제3항을 보면 국정원 비밀활동비는 다른 기관 예산에 섞여 있다고 한다. 그러니 국정원이라는 부처에 공식적으로 계상된 예산액 외에 다른 기관 예산에 섞여 있는 비공식 예산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공식적인 일이다.

 

국가정보원법 제12조

   ② 국정원은 세입, 세출예산을 요구할 때에 「국가재정법」 제21조의 구분에 따라 총액으로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제출하며, 그 산출내역과 같은 법 제34조에 따른 예산안의 첨부서류는 제출하지 아니할 수 있다. 

   ③ 국정원의 예산 중 미리 기획하거나 예견할 수 없는 비밀활동비는 총액으로 다른 기관의 예산에 계상할 수 있으며, 그 예산은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심사한다. 

   ④ 국정원은 제2항 및 제3항에도 불구하고 국회 정보위원회에 국정원의 모든 예산(제3항에 따라 다른 기관에 계상된 예산을 포함한다)에 관하여 실질심사에 필요한 세부 자료를 제출하여야 한다.

 

국정원 공식 결산액이 11년간 10% 증가하는 동안 깜깜이 결산액은 150% 증가?

그럼 다른 부처 어떤 예산에 비공식 국정원 예산이 섞여 있을까?

기획재정부가 사용하는 예비비 중, ‘국가안전보장 활동 경비’항목이 있다. 기획재정부에 국가안전보장 활동을 하는 부서가 없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 경비 세부 내역이 그동안 단 한 번도 공개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 금액은 통째로 국정원이 사용한다고 추정하는 것은 합리적이다. 국정원의 깜깜이 결산액이라는 의미다.

이에 기재부 예비비 중, ‘국가안전보장 활동경비’ 결산액 변화를 살펴보자. 이는 예비비 세부 사용내역을 조사하여 확인 가능하다. 국정원 공식 결산액이 11년간 사실상 정체되었던 것과는 달리 국정원 깜깜이 결산액은 같은 기간 동안 150%나 상승했다.

특히, 2008년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예산안을 편성한 첫해인 2009년에는 공식 결산액이 -5.5% 감소했지만 깜깜이 결산액은 무려 43% 급증했다. 이후 깜깜이 결산액은 지속해서 증가하여 2016년도 깜깜이 결산액은 공식 결산액을 초과한다. 국정원 공식 결산액은 감소하면서 국정원 깜깜이 결산액만 증가하는 것은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

 

<2008~2019 국정원 예산액, 결산액 추정금액(보수적 추계)>

(단위: 백만원, %)

 

공식 결산액

비공식 결산액

(국가안전보장 활동경비)

 결산액 합계

(보수적 추계)

연도

결산액

증감률

결산액

증감률

결산액

증감률

2008

467,835

 

232,814

 

700,649

 

2009

441,906

-5.5

333,954

43.4

775,860

10.7

2010

462,050

4.6

333,954

0.0

796,004

2.6

2011

492,306

6.5

343,954

3.0

836,260

5.1

2012

460,137

-6.5

369,042

7.3

829,179

-0.8

2013

456,629

-0.8

392,000

6.2

848,629

2.3

2014

463,390

1.5

415,000

5.9

878,390

3.5

2015

473,526

2.2

455,200

9.7

928,726

5.7

2016

470,146

-0.7

496,300

9.0

966,446

4.1

2017

446,058

-5.1

555,900

12.0

1,001,958

3.7

2018

435,492

-2.4

567,000

2.0

1,002,492

0.1

2019

515,025

18.3

580,000

2.3

1,095,025

9.2

11년간 변화

47,190

10.1

347,186

149.1

394,376

56.3

연평균 변화

4,290

0.9

31,562

8.7

35,852

4.1

국정원 공식 결산액 및 비공식 결산액 합산
국정원 공식 결산액 및 비공식 결산액 합산

 

국정원 전체 결산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정부는 문재인 정부?

정권별로 보면 이명박 정부 5년간 국정원 공식 결산액은 -2.4% 감소하면서 예비비에 있는 비공식 깜깜이 결산액은 68.4% 증가했다. 박근혜 정부 4년간은 공식은 -2.3% 감소하면서 비공식은 41.8% 증가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 2년간은 공식 결산액은 15.5% 많이 증가했지만 깜깜이 결산액은 4.3% 증가에 그쳤다.

다만, (공식 + 비공식) 결산액 연평균 증감률은 문재인 정부가 제일 높다. 문재인 정부 (공식 + 비공식) 국정원 결산액 연평균 증감률 4.5%는 이명박 정부 3.9%, 박근혜 정부 4.2%보다 더 높다. 

 

<정부별 국정원 공식, 비공식 결산 증감률 추정금액(보수적 추계)>

(단위: %)

 

공식 결산액

비공식 결산액

공식 + 비공식

연평균 증감률

이명박정부

-2.4%

68.4%

5년간 21.1%

3.9%

박근혜정부

-2.3%

41.8%

4년간 18.1%

4.2%

문재인정부

15.5%

4.3%

2년간 9.3%

4.5%

  • 연도별 결산서, 연도별 예비비 사용내역 분석

 

그런데 예비비에 있는 ‘국가안전보장 활동경비’외에 국정원 예산이 더 이상 없을까? 이건 아무도 모르는 영역이다. 심지어 국정원 직원도 국정원 전체 예산을 안다고 주장할 수 없다. 종적으로만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특수활동비나 다른 국정원 예산은 없을까?

기재부 예비비 ‘국가안전보장 활동경비’ 외에도 국정원 비공식 예산으로 의심받고 있는 각종 항목들도 존재한다.

첫째, ‘국가안전보장 활동경비’외에도 예비비 내 다른 항목이 국정원 비공식 예산으로 쓰인다는 주장이다. 특히, 예비비 중, 특수활동비로 지출되는 항목은 국정원이 사용하는 예산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예비비 지출은 모두 세부 사용 명세서가 존재한다. 물론 예비비 중, 특수활동비로 쓰이는 부분은 확인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19년 예비비 지출액 2.7조원 중, 특수활동비로 지출된 금액은 대통령경호처 1억원, 법무부 3억원 이상 4억원에 지나지 않는다. 이에, ‘국가안전보장 활동경비’외의 예비비가 국정원이 쓴다는 주장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둘째, 국정원이 각 정부 부처에 있는 자금의 일부를 사용한다는 주장이 있다. 이는 과거 국정원 직원이 사실상 정부 각 부처에 상시 출입할 때는 각 부처의 일부 예산을 부처 출입 국정원 직원이 사용한다는 의혹이 있으나 증명된 바는 없다. 그러나 2017년 이후 정부 부처 등을 출입하는 정보관(IO)이 폐지된 현재는 거의 가능한 방법은 아니다.

셋째, 국정원은 타 부처에 배정된 특수활동비 예산을 사용한다는 주장도 있다. 사용처를 지정하지 않고 쓰는 특수활동비 특징상 이 중 일부가 국정원 활동비로 사용되고 있다는 의혹은 가능한 논리기는 하나, 증명도 반증도 불가능 하다. 다만, 최근에 특수활동비 금액은 지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2017년 4천억을 초과했던 특수활동비 예산액이 2020년에는 2600억원으로 3년간 35%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현재는 국정원이 각 부처의 특수활동비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그 금액은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된다. 근거 없는 상상력을 동원하자면, 과거에는 각 부처 특수활동비를 국정원이 사용하다가 최근 각 부처 특수활동비가 급격히 줄어들어 반대급부로 예비비 내, ‘국가안전보장 활동경비’를 증대했다고 상상할 수도 있겠다. 다만 이는 소설적 상상력에 불과하다. 소설 비하 발언은 물론 아니다.

 

<2017~2020 연도별 특수활동비 금액 변화>

연도

2017

2018

2019

2020

특수활동비

4010억원

3170억원

2860억원

2600억원

  • 연도별 예산서 총합, 국가정보원이 사용하는 안보비 제외금액

 

넷째, 일부에서는 정부 예산서에 계상되지 않는 수입과 지출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국정원이 영위하는 특정 사업 수입을 통해 국가예산규모 외의 수입과 지출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는 증명할 수도 반증할 수도 없다.

이상 논의한 국정원 예산을 정리하면, 실제 국정원 예산규모는 국정원 공식 결산액에 예비비 중, 국가안전보장 활동경비 금액을 더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예비비 중 특수활동비 지출액은 국정원에 전달되기에는 규모가 4억원에 불과하고 각 정부 부처 예산액을 국정원이 사용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각 정부 부처 특수활동비 중 일부는 국정원이 사용한다는 의혹도 있다. 그러나, 최근 특수활동비 규모가 급격히 줄어 그 규모는 대단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 고유 사업수익이 있다는 의혹도 있으나 이는 증명도, 반증도 할 수 없다. 완전히 미지의 영역이다.

 

<국정원 공식 예산, 비공식 예산, >

국정원 공식 결산액

예비비

국가안전보장 활동경비

예비비

특활비 국정원 사용 경비

정부부처 예산 국정원 사용 경비

정부부처 특수활동비

정부예산 국정원 고유 사업 수익

19 5150 억원

19 5800억원

예비비 특활비는 4억원에 불과.

19 중앙정부 본예산 금액은 470조원

17 4000억원

20 2600억원

?

전액 국정원 사용

사실상 국정원 사용 추정 가능

국정원 사용의혹은 비합리적

정부부처 출입정보관 폐지이후 사실상 불가능

존재하더라도현재는 제한적 규모일듯

없음

 

어떻게 해야 할까?

국정원은 안보를 다루는 기관으로 예산상 일정 부분 비밀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안보 기관으로 국정원의 기밀 유지 필요성과 투명한 행정의 상반된 가치 사이에서의 적절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첫째, 예비비 국가안전보장활동 금액 전액을 국정원 공식 예산에 포함하자. 예비비 국가안전보장활동 금액은 알만한 사람은 이미 국정원 예산이라고 모두 짐작하고 있는 금액이다. 이를 국정원 공식 예산과 분리하여 기재부 예비비로 ‘국가안전보장활동 경비’를 따로 달아 놓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것에 불과하다. 안보의 효과는 전혀 없으면서 예산의 불투명성만 증대된다.

둘째, 예산작성 지침에 맞는 예산서를 작성해야 한다. 공개된 예산에 따르면 국정원 예산 전체는 기능별 분류 시 단 하나의 단위사업(정보활동)에 속한다. 성질별로는 단 하나의 비목(국가안보비)에 속한다. 이는 국가 예산편성지침 원칙에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 국정원의 업무 특성상 공개범위를 제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비공개를 하는 것과 지침에 맞게 작성을 하지 않는 것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다. 비공개하더라도 예산분류체계에 맞춰 예산서와 결산서를 작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현재 국정원 예산 분류체계는 일반지방행정 분야, 일반행정 부문, 국가정보지원 프로그램, 정보활동 단위사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를 공공질서및안전 분야, 국정원 부문으로 분류해야 한다. 각 국정원 사업 기능에 따라 각 프로그램 사업명을 만들고 단위사업, 세부사업으로 각각의 사업을 예산편성지침에 맞춰 분류하고 작성해야 한다. 프로그램 이하 사업을 국회 정보위를 제외하고는 공개하지 않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작성 자체는 예산안편성지침 원칙대로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성질별 분류체계에 맞춰 전액을 국가안보비로 편성하지 말고 인건비, 여비,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 업무추진비 등으로 분류된 예산서를 작성해야 한다.

셋째, 일정 기간이 지나면 모두 공개해야 한다. 현재 공공기록물관리법에 따라 비밀 기록물을 생산해 낼 때는 비밀 보호기간을 함께 정해야 한다. 그리고 비공개로 정한 비밀 기록물도 5년마다 공개 여부를 재분류해야 한다. 특히, 비밀문서도 30년이 지나면 모두 공개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에, 국정원 예산서 및 결산서도 5년마다 공개 여부를 심의하여 공개 여부를 정해야 한다.

국정원 예산이기에 무조건 비공개해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다. 국회 정보위에서 공개 가능한 부분과 불가능한 부분을 논의하자. 그리고 공공기록물 관리법에 따라 국정원이 생산해내는 모든 예결산 서류에 비밀 보호 기간을 설정해야 한다. 현 정부, 전 정부의 국정원 예결산 자료는 공개가 어려워도 10년이 지난 전전 정부나 전전전 정부의 국정원 예결산 자료 정도는 공개해야 하지 않을까? 최대 30년이 지나면 모두 공개해야 한다.

다만, 10년이 지나 공개 되어도 별로 분석과 비판의 가치가 없을 것 같은 것이 더 큰 걱정이다. 예산안 편성지침에 따라 작성되지 않은 예산서와 결산서는 공개되어도 정보로서의 가치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 정보위에 들어가는 의원들이 과연 예산안 편성지침에 맞춰 제대로 작성되고 있는지를 그동안 잘 심의, 심사하고 있었겠지?

 

이상민 팩트체커  contact@newstof.com  최근글보기
참여연대 활동가, 국회보좌관을 거쳐 현재는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으로 활동중이다. 재정 관련 정책이 법제화되는 과정을 추적하고 분석하는 것이 주특기다. 저서로는 <진보정치, 미안하다고 해야 할 때>(공저), <최순실과 예산도둑>(공저)이 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뉴스톱 댓글달기는 회원으로 가입한 분만 가능합니다)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