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끈, 정말 잘라서 버려야 할까?

  • 기자명 이나라 기자
  • 기사승인 2020.09.10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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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NS를 중심으로 이른바 ‘마스크 귀걸이 자르기’ 운동이 시작됐다. 버려진 마스크로 피해를 볼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 끈(귀걸이)을 반으로 잘라 버리자는 취지다. 과연 야생동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마스크 끈을 잘라서 버려야 할까. <뉴스톱>이 확인했다.

SNS에서 번지고 있는 #마스크귀걸이자르기 운동
SNS에서 번지고 있는 #마스크귀걸이자르기 운동

 

◆자르는 것보다 제대로 버리는 게 중요

RSPCA Essex South 트위터 갈무리
RSPCA Essex South 트위터 갈무리

 

지난 7월, 영국의 국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는 마스크 귀걸이에 다리가 묶인 갈매기를 구조했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마스크가 필수품이 된 만큼, 무책임하게 폐기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이로 인해 야생동물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논란이 되자 국제동물권단체 페타(PETA) 등에서는 야생동물을 위해 마스크 끈을 잘라서 버리라고 권고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엄정화, 김혜수 등 유명인사들을 필두로 SNS에서 ‘마스크 자르기’ 운동이 퍼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마스크 끈을 자르는 것보다 중요한 건 따로 있다고 말한다.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의 홍수열 소장은 <뉴스톱>과의 통화에서 “끈을 자르고 버리지 않더라도, 종량제 봉투에 제대로 버리기만 하면 큰 문제는 없다”며 “종량제 봉투는 보통 통째로 소각되거나 매립되기 때문에, 야생동물을 해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생동물이 피해를 보는 건 불법으로 쓰레기를 무단투기하는 사람들 때문”이라며 “이들이 마스크 끈을 자르고 불법투기하지는 않을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스크 끈을 잘라서 버릴 만큼 신경을 쓰는 이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종량제 봉투에 잘 버리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쓰레기 매립·소각장의 관계자는 “대부분 사람들은 마스크를 종량제 봉투에 넣어서 버린다”며 “종량제 봉투가 매립·소각 과정에서 뜯어지거나 훼손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즉, 야생동물을 해칠 수 있는 마스크는 불법으로 무단투기 된 마스크에 한정된다. 마스크 끈을 자르지 않더라도, 종량제 봉투에 잘 넣어서 버리기만 한다면 야생동물들에게 닿을 가능성은 작다. 

 

◆마스크, 잘 버리는 법 따로 있다?

환경부의 ‘재활용품 분리배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마스크는 재활용이 어려운 폐기물로서 쓰레기 종량제 봉투로 배출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마스크에 달린 철사, 플라스틱 연결 고리 등은 재활용 쓰레기로 버려야 하지만, 일일이 분리하기가 어려워 일반 쓰레기로 취급하는 것이다. 또한 2차 감염 위험을 낮추기 위해 종량제 봉투에 마스크를 버릴 때도 마스크의 면이 아닌 끈을 잡고 벗어 안쪽으로 접은 후, 끈으로 묶어 버려야 한다. 마스크를 버리고 난 후에는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닦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홍수열 소장 역시 “종종 마스크를 의류수거함에 버리거나 재활용 쓰레기로 분류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올바르지 않다”며 “사용한 마스크를 버릴 때, 야생동물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그 마스크와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마스크를 올바르게 버린다는 가정하에 ‘마스크 자르기’는 불필요하다. 또한 마스크는 일반 쓰레기이기 때문에 반드시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무단투기를 하거나 재활용으로 분류하면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고,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한 달 평균 1290억 개의 마스크가 버려지고 있다. 마스크를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만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올바르게 마스크를 버리는 습관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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