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이즈백, 환경파괴범인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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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이즈백, 환경파괴범인가 아닌가
  • 이나라 팩트체커
  • 승인 2020.09.16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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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진로이즈백' 소주병 색깔 논란… '환경파괴 주범' VS '뉴트로 열풍 주역'

“1970년대 옛 진로 소주를 재현한다”. 최근 ‘뉴트로(new+retro·새로운 복고)’ 열풍에 힘입어 출시된 하이트진로의 ‘진로이즈백’ 소주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깔끔한 맛뿐만 아니라, 두꺼비 그림이 그려진 연하늘색 소주병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이어지면서다. 실제로 ‘진로이즈백’은 출시 7개월 만에 1억 병 판매를 돌파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1초에 5.4병이 팔린 셈이다. 

문제는 ‘진로이즈백’의 소주병이 일반 초록색 소주병과는 다른 모양을 가진 ‘이형병(비표준 용기)’이라는 것. 때문에 환경단체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이형병 사용이 공병 재활용을 어렵게 해 환경을 훼손할 것이라고 지적해왔다. 그러나 하이트진로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형병 사용이 문제가 아닐뿐더러, 재활용에도 힘쓰고 있다는 것이다.

(출처=하이트진로 제공)
(출처=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가 ‘초록병 협약’을 깼다? 

우리가 흔히 아는 ‘초록색 소주병’은 언제 처음으로 탄생했을까. 2009년 환경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실천하기 위해 7개 소주제조사 및 (사)한국용기순환 협회와 함께 ‘소주공병 공용화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공병의 회수와 재사용을 촉진해 저탄소 녹색성장에 동참하겠다는 취지였다. 당시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던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규격(360mL)에 맞춰 7개 소주 제조사가 같은 병을 제작, 사용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우리나라의 빈 병 회수율은 97.4%를 기록하며 해외에서도 찬사를 받고 있다.

그런데 연하늘색의 이형병인 ‘진로이즈백’이 등장하며 10년 넘게 지켜지던 이른바 ‘초록병 협약’이 깨졌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해당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이트진로 홍보팀 관계자는 <뉴스톱>에 “2009년 소주 공병 공용화를 위한 자발적 협약은 모든 소주 제품 용기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각 사가 사용하던 유사한 디자인의 360mL 녹색 소주병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이형병의 사용은 각 제조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2014년 4월 출시된 ‘아홉시반’(보해)와 2018년 1월 출시된 ‘좋은데이 1929’(무학) 역시 기존 초록색 소주병이 아닌 투명한 이형병을 사용했다”며 “'진로이즈백'도 이러한 신제품 중 하나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소주공병 공용화 자발적 협약
소주공병 공용화 자발적 협약

 

실제로 당시 환경부가 발표한 협약 내용에 체결 이후 새롭게 출시할 제품의 공용병 사용 여부에 대해 강제한 사항은 없다. 그러나 하이트진로가 다른 제조사의 신제품도 이형병을 사용했다고 예시로 든 제품들은 협약 체결 당시 공용병 사용에 불참했던 제조사의 제품들이었기 때문에 적절한 근거가 될 수는 없다. 협약은 “이형병을 사용하고 있는 보해양조(주)는 설비 교체비용 과다 소요로 채산성 악화 및 기존 병의 브랜드가치 때문에 불참, 동형병을 사용하고 있는 (주)무학과 (주)금복주는 특별한 사유 없이 불참”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애초에 해당 제조사들은 해당 사항이 없던 것이다.

 



◆이형병도 재활용이 가능하다?

환경단체에서는 하이트진로의 이형병 사용이 공용병 재사용 시스템을 파괴해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는 “이형병도 공용화병과 마찬가지로 재사용할 수 있다”며 “‘진로이즈백’ 소주병의 회수율을 높이고자 회수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등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용화병과 섞여 다른 업체에 회수될 수 있으나, ‘용기 상호교환 및 반환 계약’에 따라 이형병의 교환에 대해 합의했다는 것이다. 

 

진로이즈백 용기 회수율 및 재사용률 (출처=하이트진로 제공)
진로이즈백 용기 회수율 및 재사용률 (출처=하이트진로 제공)

 

그러면서 “‘진로이즈백’ 병의 경우, 판매량이 단기간 급증한 2020년 1월을 제외하고, 2020년 2월부터 6월까지 평균 회수율 약 95%, 재사용률 약 83%로서 환경부에서 발표한 한국의 고병 재사용률 (고병 회수율 95%, 재사용률 85%)과 유사한 수준”이라며 “자원 재활용의 핵심은 획일적으로 이형병을 금지하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공용화병이든 이형병이든 공병의 재사용률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하이트진로의 경쟁사인 롯데칠성 측은 “진로이즈백 병이 늘어나며 이를 선별, 회수하는 비용이 증가했다”며 400만 병의 진로 공병을 돌려주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이후 환경부가 중재에 나서며 주류업계는 공용병과 이형병을 1대 1로 맞교환하는 합의를 체결했다. 소주병을 1대 1로 맞교환하되, 수량이 맞지 않아 발생하는 수수료는 병당 17.2원으로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전 1.5원보다 약 39% 높은 금액이다.

 

 

그러나 하이트진로의 이형병 재활용에 대해 환경단체는 회의적이다. 환경운동연합 정미란 생활환경국장은 <뉴스톱>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장기적인 시각에서 하이트진로의 이형병 사용은 자원의 효율적인 순환 이용을 저해하고 재사용 시스템 유지를 어렵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이트진로는 대기업이라 이행병 수거 및 분류가 가능할 수 있겠지만, 협약이 깨지면서 수많은 각종 이형병이 나오면 지금과 같은 효율적인 공병 재사용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환경부 통계에 따르면 2018년 97.3%, 2019년 93.9%였던 소주병 표준용기 비율은 진로이즈백 출고량이 증가하면서 올해 7월 기준 약 83.3%로 떨어졌다. 또한 ‘진로이즈백’ 출시 이후 (주)무학에서는 복고감성의 ‘청춘소주’를 출시하는 등 뉴트로 열풍에 따른 마케팅 방안 중 하나로 이형병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정미란 국장은 “최근 하이트진로의 ‘참이슬’ 가격이 인상됐는데, ‘진로이즈백’ 이형병을 재선별, 회수, 분류하게 되며 별도로 필요한 인력과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인상책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할 수 있다”며 “더욱이 1대 1 맞교환 합의로 이형병 매입 수수료가 인상되며, 그 비용에 대한 부담을 결국 소비자가 지게 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5월부터 하이트진로는 참이슬 소주(360mL 기준)의 공장 출고가를 6.45% 인상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 측은 “원부자재 가격, 제조경비 등 원가 상승요인 때문”이라고 밝혔지만, 환경단체에서는 ‘진로이즈백’ 이형병에 들어가는 추가비용에 따른 조처라고 의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 파괴 주범인가, 뉴트로 열풍 주역인가?

하이트진로 측은 “자동차 회사에 한 가지 모델의 차량만 생산하라고 할 수 없는 것처럼 소주도 한 가지 제품만 생산하라고 할 수는 없다”며 “신제품을 출시하는 경우 기존 제품과 비교하여 차별성이 있어야 하고, 그러므로 포장 등 패키지도 기존 제품과 다르게 하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소주병에 대한 규제가 영업의 자유를 침해하게 될 뿐만 아니라, 국내 주류업체들의 경쟁력을 약화한다는 것이다. 또 “소비자의 다양한 니즈(needs)를 충족시키고 국내 주류시장 경쟁력을 유지, 강화하는 한편 해외 주류시장을 개척하려면 각 제조사는 다양한 제품군을 개발, 보유할 필요가 있다”며 “이형병을 사용하고 있으나, 자원 재활용의 취지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자원 재활용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환경단체 측은 영업의 자유보다 중요한 것은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미란 국장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하이트진로의 책임감 있는 태도를 요구하는 목소리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요즘은 예쁜 병을 사용하는 기업보다 지구를 생각하는 기업이 소비자들로부터 더욱 사랑받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히려 10년간 잘 지속하여 온 ‘소주병 공용화 협약’이라는 모델을 다른 영역에서 확대해 경제적, 환경적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부의 자발적 협약은 기업을 방조한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방안이 아니다”라며 “협약의 한계가 있다면 소주병 공용화를 법제화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10년간 시스템이 정비됐으니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시민단체와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감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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