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대통령 방문, 주가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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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대통령 방문, 주가 올린다?
  • 선정수 팩트체커
  • 승인 2020.09.1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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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기업 방문과 주가의 상관관계
실패한 대통령 동선 보안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경남 창원 스마트산단을 방문했다. '한국판 뉴딜' 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서다. 하지만 증권가를 중심으로 대통령 외부 일정이 사전에 공개돼 논란을 낳고 있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가 2주전부터 알려져 설왕설래를 빚었던 터라 관계자들의 허술한 보안 의식이 도마에 올랐다. 방문 일정에 포함된 두산중공업 주가는 방문 일정에 관한 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들썩이기 시작했다.

대통령의 기업 현장 방문과 주식시장의 관계, 그리고 대통령의 동선 노출. 뉴스톱이 알아봤다.

출처:네이버 금융
출처:네이버 금융

 

◈업체, 종사자, 언론이 공개한 대통령 일정 

7월초부터 증권 게시판 등 각종 증권 관련 커뮤니티에 문재인 대통령이 두산중공업 창원 공장에 방문한다는 정보가 퍼지기 시작했다. 현장 직원을 자처하는 게시판 이용자들이 "일정이 있다"는 글을 하나둘씩 올리기 시작하면서 방문설은 정설처럼 굳어졌다.

여기에 머니투데이 방송이 기름을 부었다. 이 방송은 지난 11일 문 대통령의 남다른 두산重 애정…"그린뉴딜 동반자로 낙점' 기사를 보도했다. 최초 보도 시점엔 '문 대통령이 다음주 창원 두산중공업 공장을 방문할 예정' 이라는 표현이 들어었었지만 이후 삭제됐다. 문구의 삭제 경위를 듣기 위해 해당 기자에게 문의했지만 응답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은 이 보도를 근거로 대통령 방문설을 확대 재생산하기 시작했다. 15일 방문설, 16일 방문설 등 방문 일자와 헬기 이용설, KTX 이용설 등 이동 경로까지 예측한 정보가 퍼졌다. 창원 주민임을 자처하는 게시판 이용자는 "공장 진입로에 경찰차가 깔렸다", "대통령 맞이로 공장 일대를 청소하고 있다"는 등 정보를 쏟아냈다. 

17일 오후에는 '엠바고 입수'라는 제목의 게시판 글에 청와대의 보도자료로 추정되는 문건 내용이 통으로 게시되기도 했다. 이 문건에는 <엠바고. 행사 종료 후 보도 가능>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대통령 헬기가 사업장에 착륙하는 장면 등 '인증 사진'도 연이어 게시됐다. 

이에 "대통령이 방문하면 최소 20% 이상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뒤를 이었다. 대통령 방문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사례들을 소개하는 투자자들도 많았다. 반면 대통령 방문 만으로는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확실한 '재료'가 있어야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반론도 찾아볼 수 있었다.

출처: 네이버 금융

 

◈달콤했던 대통령의 추억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17일(금) 전북 부안군 풍력핵심기술연구센터와 해상풍력 실증단지를 방문했다. 청와대는 이 일정에 '한국판 뉴딜, 그린 에너지 현장 방문'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7월14일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를 개최한 이후 '그린 뉴딜'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조치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현장에서 문 대통령은 "두산중공업에는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다"며 '특급칭찬'을 날렸다. 이어 문 대통령은 “우리가 해상풍력을 국가적인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한 게 10년도 더 된 일인데 그동안 여러 대기업이 사업단을 꾸렸다가 포기하고 철수했다”라며 “두산중공업이 끝내 포기하지 않고 계속 연구, 발전해 오늘 이 수준에 이르게 된 것이고 세계 5위 해상풍력을 목표로 하게 된 것이어서 그동안 두산중공업의 노력과 성과에 대해 다시 한번 치하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후 두산중공업은 '풍력 대장주'로 인식되면서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17일 종가 기준 4915원이던 주가는 그 다음 거래일이던 20일(월) 11.9% 올랐고 21일에는 상한가(30%상승), 22일에는 20% 상승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25일 코로나19 진단키트 제조회사인 씨젠 본사를 방문했다. 씨젠 주가는 대통령 방문 당일과 다음날 연이틀 상한가를 기록했다.

 

◈대통령 와도 떨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월18일 디지털 뉴딜 첫 현장 행보로 EPR(전사적자원관리) 기업 더존비즈온을 방문했다. 하지만 당일(-1.75%)과 이튿날(-1.79%), 그 다음 거래일(-2.73%)까지 3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락했다.

지난 1월3일엔 경기도 평택항을 방문해 현대차의 친환경차 수출 현장을 둘러봤다. 당일(-1.69%) 주가가 하락했고, 다음 거래일은 보합을 나타낸 뒤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1월9일에는 경북 포항 포스코 스마트공장 현장을 방문했다. 당일(2.63%)을 포함해 4거래일 연속 주가가 상승했다. 

4월23엔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를 방문했다. 세계 최대 화물선인 알헤시라스호의 명명식 일정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의 주가는 당일 2.02%올랐고, 이튿날 보합세를 나타냈다.선박 발주사인 HMM(옛 현대상선)의 주가는 당일과 이튿날 각각 0.82% 올랐다. 3거래일째는 오히려 하락(-1.08%)했다. 

7월9일엔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를 방문했다. 주가는 당일(-0.84%)과 다음날(-0.24%) 하락했다.

대통령의 방문은 그 자체로 호재로 인식될 수 있다. 대통령이 '선물'을 갖고 올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정권의 핵심정인 정책을 실행하기 위해 '손발'이 돼 줄 기업에게 힘을 실어주는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앞서 살펴본 것처럼 대통령의 모든 기업 방문 일정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대통령 동선 노출되면 일정 취소?

대통령의 외부 일정은 철저히 대외비로 관리된다. 물론 보안상 이유 때문이다. 대통령의 동선이 사전에 노출되면 경호·경비 업무에 부담이 가중된다. 철통보안 속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행사들은 끝난 이후에 공개된다. 대통령의 24시간을 공개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당선된 문 대통령은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동선을 공개한다. 물론 사후 공개이다. 매주 월요일 지난주의 일정을 정리해 홈페이지에 게시한다.

대통령의 일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취재하는 청와대 출입기자들도 사전에 모르는 일정이 많다. 미리 정해진 대통령 일정도 행사가 끝날 때까지는 '비보도 원칙'이 적용된다.

하지만 대통령의 일정관리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관계자들이 워낙 많이 얽혀있어 철통보안을 100% 유지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몇몇 사례에선 대통령의 일정이 사전에 노출돼 경호팀이 애를 먹기도 한다.

2017년 10월 문 대통령은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시구자로 나섰다. 하지만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대통령 동선이 사전에 노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2019년 8월 울산 현대모비스 친환경 공장 기공식 현장에서 노조가 문 대통령의 방문 일정에 맞춰 기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 때도 대통령 일정 노출 논란이 빚어졌다.


팩트체크: 대통령이 오면 주가 오른다? 절반의 사실. 두산중공업은 이날 전일대비 하락(-1.59%)했다. 다른 사례들을 살펴볼 때 대통령 방문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었지만 반대의 경우도 많았다. 

결과적으로 문 대통령의 이번 창원산단 방문 일정은 보안에 실패했다. 일반인들이 아무런 인증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주식 커뮤니티에 대통령의 동선이 공개됐다. 무려 2주전부터 말이다.  일부 언론은 '종료전 비보도 원칙'을 깨고 대통령의 일정을 기사에 담았다. 

청와대 기자단에 배포된 엠바고 보도자료도 행사 종료 이전에 외부로 유출됐다. 출입기자를 통해서든 아니면 청와대 직원을 통해서든 청와대 밖으로 나가선 안 될 대통령의 동선이 노출된 것이다. 

청와대는 청와대와 해당 업체 종사자, 언론 등을 상대로 유출 경로를 조사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선정수   su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 국민일보 입사후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 이달의 좋은 기사상', 서울 언론인클럽 '서울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야생동물을 사랑해 생물분류기사 국가자격증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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