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태국엔 도대체 무슨 일이?
상태바
[분석] 태국엔 도대체 무슨 일이?
  • 선정수 팩트체커
  • 승인 2020.10.15 09: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제민주연대 등 20개 시민사회단체들은 14일 서울 이태원 주한태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태국의 민주화 운동을 지지한다는 내용이었다. 태국인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난민 지위를 인정받은 샤녹난 루암삽씨도 기자회견에 동참해 '독재 멸망(เผด็จการ จงผินาศ)'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후 단체들은 태국 시민들의 민주화와 개혁 요구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태국 대사관에 전달했다. 태국 대사관 측이 직접 수령을 거부해 우체통에 성명서를 넣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태국인 난민 1호 샤녹난 루암삽씨가 14일 주대한민국태국대사관에 태국 시민들의 민주화와 개혁요구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전달하고 있다. 선정수 기자
태국인 난민 1호 샤녹난 루암삽씨가 14일 주대한민국태국대사관에 태국 시민들의 민주화와 개혁요구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전달하고 있다. 선정수 기자

지금 태국에선: 14일 태국 방콕에선 민주화를 요구하는 세번째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뒤 민정 이양 약속을 지키지 않은 현 정부에 대한 항의이다. 여기에 국왕 라마10세에 대한 실망감, 재벌가의 범법 행위에 대한 불공정한 법집행 등이 겹치며 민주화 요구에 기름을 끼얹었다.

 

배경: 10월14일은 태국 민주화 운동 역사의 기념비적인 날이다. 1973년 이날 군부는 군사독재에 항의하는 대학생 중심 시위대에 무차별 발포를 가해 70여명이 사망했다. 선왕인 라마9세는 당시 총리와 시위 지도부를 불러 타협을 이끌어냈다. 쿠데타로 집권한 당시 총리가 권좌에서 물러났고 이듬해 새헌법이 공포된 뒤 총선거가 실시됐다.

태국의 민주화운동 세력은 이날을 기념하며 14일 대규모 시위를 주최한 것이다.

 

쟁점: 지난 2월 태국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실시된 총선을 통해 제3당으로 떠오른 퓨처포워드당을 해산했다.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쁘라윳 찬-오차 총리는 2017년 군부의 정치개입을 가능하게 한 개헌을 실시했다. 군부는 총선을 통한 민정 이양을 약속했지만 쁘라윳 총리는 자신이 총선에 출마해 5년 만에 열린 선거에서 재집권을 이뤄냈다. 군복을 벗긴했지만 쿠데타의 주역들이 여전히 태국 정부를 장악하고 있는 셈이다.

 

더 깊이: 2017년 선거에서 청년 중심의 개혁세력인 퓨처포워드당이 제3당으로 떠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여기에 위기감을 느낀 집권세력은 헌법재판소를 내세워 이 당을 해산시켰다.

여기에 현 국왕인 라마10세가 호화생활, 축첩 등으로 물의를 빚었다. 선왕인 라마9세의 선정(善政)을 기억하고 따랐던 태국 시민들에게 왕정 체제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신망이 두텁지 않다.

게다가 경찰관을 차로 들이받아 숨지게 하고 도주한 태국 재벌 '레드불' 창업주의 손자를 불기소 처분하는 등 불공정 문제가 빈발하며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국제민주연대 등 20개 시민사회단체들이 14일 주대한민국태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국 시민들의 민주화와 개혁 요구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선정수 기자
국제민주연대 등 20개 시민사회단체들이 14일 주대한민국태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국 시민들의 민주화와 개혁 요구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선정수 기자

왜 한국 시민단체들이: 단체들은 "그 동안 태국 시민들이 보여준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은 아시아 전역에 큰 희망이 되어왔다"고 평가하며 "한국 시민사회단체들은 태국 시민들의 민주주의와 개혁에 대한 열망과 시위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태국의 민주화운동을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태국 청년들과 시민들이 분노하고 거리로 나서는 이유는 이미 한국 사회가 민주화 과정에서 경험했던 것이고 지금도 직면한 과제들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시민단체들은 "2016년 말부터 2017년 봄까지 한국 시민들이 한 겨울 추위 속에서도 촛불을 들고 외친 것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메시지였다. '태국은 국왕의 것이 아니다'라는 태국 시민들의 외침과 맞닿은 한국 시민들의 외침이 결국 대통령 탄핵과 정권교체로 귀결되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태국 정부를 향해 외쳤다.  

선정수   su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 국민일보 입사후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 이달의 좋은 기사상', 서울 언론인클럽 '서울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야생동물을 사랑해 생물분류기사 국가자격증도 획득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뉴스톱 댓글달기는 회원으로 가입한 분만 가능합니다)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