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조중동이 조정래 발언 왜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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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조중동이 조정래 발언 왜곡했다?
  • 송영훈 팩트체커
  • 승인 2020.10.1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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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 친일파 발언 육성 확인해보니
조정래 작가의 ‘150만 친일파 단죄’ 발언이 논란인 가운데, 이번에는 조선·중앙·동아일보(조중동)이 조정래 작가의 발언을 고의적으로 왜곡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뉴스톱>에서 조 작가의 육성이 담긴 동영상을 확인했습니다.

 

YTN 방송화면 갈무리
YTN 방송화면 갈무리
등단 50주년 기자간담회서 친일파 단죄 주장

조정래 작가는 ‘20세기 현대사 3부작’으로 불리는 대하소설 『태백산맥』과 『아리랑』 『한강』으로 1500만부라는 초유의 판매량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조 작가는 지난 12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등단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반민특위는 민족정기를 위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고자 반드시 부활시켜야 한다. 그래서 150만 정도 되는 친일파를 단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토착 왜구라고 부르는…, 일본을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된다. 민족 반역자가 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습니다.

최근 현 정부와 여당에 대한 연이은 비판 발언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조 작가의 발언에 대해 “이 정도면  광기”라고 비판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시대착오적인 민족주의 안에 잠재되어 있는 극우적 경향이 주책없이 발현된 것이라고 봅니다. 이게 대한민국 문인의 수준입니다. 같은 달력을 사용한다고 같은 시대를 사는 건 아닙니다. 종전 70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분의 영혼은 아직 지리산 어딘가를 헤메는 듯.”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후 진 전 교수는 “대통령 따님도 일본 고쿠시칸 대학에서 유학한 것으로 아는데...”로 시작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재차 올렸고, 이에 대해 여당인 민주당이 이례적으로 당 차원에서 공식 논평으로 맞대응해 논란이 커졌습니다.

 

최강욱 의원 등 '조중동이 조정래 발언 왜곡했다'는 취지 주장

이런 가운데 열린민주당 당대표인 최강욱 의원은 ‘조중동이 조정래 작가의 발언을 왜곡했다’고 주장해 관심을 모았습니다.

최 의원은 14일 자신의 페이북에 ‘사실을 왜곡하는 오래된 기술자들’이라는 제목으로 ‘조정래 작가가 오늘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원래 한 말’과 조선·중앙·동아일보의 기사 일부로 보이는 글들을 이미지로 비교한 사진을 게시했습니다. 해당 게시물은 2700여 명이 관심을 보였고 10시간 만에 400회가 넘게 공유됐습니다.

최강욱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최강욱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해당 이미지는 최 의원이 처음 올린 것은 아닙니다. 최 의원보다 10시간 전에 한 페이스북 이용자는 같은 게시물을 ‘결국 기레기들의 장난질’이라는 제목으로 올렸고, 해당 게시물은 560회가 넘게 공유됐습니다. 이 게시물은 조국 전 장관도 공유했고, 유튜브 영상으로도 확산됐습니다. 또, 친여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게시됐습니다.

해당 이미지의 원본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게시물로 추측됩니다. 조 작가의 기자간담회가 있었던 12일 저녁 10시 6분경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오늘의 유머’에 오른 게시물은 최 의원 등이 올린 이미지를 모두 포함해 조금 더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최강욱 의원의 게시물 등에서는 정확하게 기사에서 어떤 부분이 왜곡됐는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다른 페이스북 게시물과 온라인커뮤니티의 게시물에서는 ‘조중동’이 조 작가의 원래 발언인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일본에 유학을 다녀와서 친일파, 민족반열자가 됐다.”에 ‘무조건’이라는 단어를 일부러 넣어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가 된다.”고 왜곡했다는 것입니다.

오늘의 유머 게시글에서는 “이 둘은 의미상 전혀 다른 문장이므로 조중동과 진중권이 조정래 작가님의 명예를 훼손할 목적으로 거짓의 사실을 정보통신망과 출판물을 이용하여 유포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시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기사 원문 비교

원본 발언이라는 이미지는 뉴시스의 기사내용입니다.

조 작가는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사람들은 일본에 유학을 다녀와서 친일파, 민족반열자가 됐다. 그들은 일본 죄악에 편을 들고 역사를 왜곡했다. 이러한 자들을 징벌하는 법 제정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제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법으로 다스려야한다. 그런 자들은”이라고 강조했다.

- 뉴시스 (민족반열(역)자라는 오타도 그대로입니다)

 

‘조중동’이 왜곡했다는 이미지도 세 매체의 기사가 맞습니다. 조선일보 기사는 추후 일부문구가 수정됐습니다.

소설 ‘태백산맥’의 저자 조정래(77) 작가가 12일 친일청산을 강조하며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가 된다”고 말했다. 조 작가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등단 5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토착 왜구라고 부르는 일본 유학파,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민족 반역자가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선일보

조 작가는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가 된다. 민족 반역자가 된다”며 “(이들이) 일본의 죄악에 대해 편들고 왜곡하는 징발하는 새로운 법을 만들고 있다. 내가 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려 한다. 사회적 책무라고 본다. 법으로 다스려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태백산맥’ ‘아리랑’을 쓴 조정래 작가(77)가 12일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 민족 반역자가 된다”라며 반민특위를 부활해 잔존하는 친일파를 전부 단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 정도면 ‘광기’”라고 강력 비판했다.

-동아일보

 

조정래 작가 육성 확인해보니...해당 발언은 사실

조정래 작가의 해당 발언을 원래 육성이 담긴 동영상을 통해 확인했습니다. 조 작가의 육성에도 ‘무조건’이라는 단어가 정확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중동’이 조 작가의 발언을 일부러 왜곡했다고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150만 60만을 헤아리는 친일파들은 전부 단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질서가 서지 않고는 이 나라의 미래는 없습니다.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일본에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되어버립니다. 민족 반역자가 됩니다.” 

 

 

“일본의 유학을 갔다 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되어버린다”는 발언도 틀렸다는 비판이 있습니다. 조 작가는 1945년 일본으로부터 독립 이후인지 시점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일제강점기까지 포함한다면, 민족시인으로 불리는 윤동주 시인과 조소앙을 비롯한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일본유학을 다녀왔습니다.

심지어 조 작가의 부친도 일본 유학을 다녀왔습니다. 조 작가는 2006년 5월 8일 열린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에서 부친 조종현씨를 회고하며 “가난한 양반가의 장남으로 태어난 부친이 신식 교육을 받기 위해 선암사에 갔다가 스물네 살에 법사가 된 사연, 일본 유학에서 돌아온 뒤 만해 한용운을 만나 독립운동을 펼친 사연 등을 담고 있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종합하면, 조정래 작가는 "일본에 유학을 다녀오면 무조건 다 친일파가 되어버립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 발언이 나온 배경에는 이영훈 이승만학당 교장(전 서울대 교수)의 조정래 비판에 있습니다. 이영훈 교장은 2007년 계간 <시대정신>에 기고한 논문 등에 조정래 작가의 소설 '아리랑'에 대해 "광기 어린 증오의 역사소설" "조작됐다" 등의 표현을 쓰며 비판을 한 바 있습니다. 이 교장은 <반일 종족주의>라는 책의 저자로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는 인물입니다. 일부에서는 이영훈을 대표적인 친일인사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조정래 작가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영훈은 신종 매국노이자 민족 반역자"라고 강하게 비판을 했습니다. "일본 유학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 발언도 이런 비판의 과정에서 나온 것입니다. 한국에 친일파가 150만명이라는 주장도 정확한 근거가 부족합니다.

또한 조 작가는 14일 저녁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해당 문장의 주어는 '토착왜구'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제가 '토착왜구'라고 불리는 분명히 주어를 넣었기 때문에 범위가 딱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신문의 잘못 왜곡. 의도적인 왜곡 때문에 상처 받거나 기분 나쁘셨던 언짢았던 유학 갔다 오신 분들께 제가 정말 신문들을 대신해서 사과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상황을 볼 때 조정래 작가의 이해할 여지가 있는 것은 분명하고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토착왜구라고 부르는' 문구를 포함하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150~160만이라는 사실관계가 확실하지 않은 부분이 있고, "일본 유학 다녀오면 무조건 친일파"라는 말을 한 것은 분명합니다. 주어를 뺐다는 주장은 다툼의 여지가 있지만, '조중동'이 조정래 작가의 없는 말을 지어서 보도했다는 일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송영훈   sinthegod@newstof.com  최근글보기
프로듀서로 시작해 다양한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활동해 왔다. 현재는 팩트체크를 통해 사실과 진실을 알려주는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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