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우리에겐 어떤 일이?

  • 기사입력 2020.10.19 16:05
  • 최종수정 2020.10.19 16:14
  • 기자명 선정수 기자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조만간 확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정부는 이르면 오는 27일 관계 각료 회의를 열어 현재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에 보관 중인 방사성 오염수의 후속 처분 방안을 결정할 예정. 현재 오염수 처분 방안으론 주무부처인 경제산업성이 올 초 산하 전문가 소위원회를 통해 마련한 '희석 처리 후 해양방출'이 유력시되고 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지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폭발사고를 일으켜 가동이 중단됐으나 현재도 사고 당시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한 냉각수 주입과 외부 지하수 유입 때문에 원전 건물 내에선 하루 최대 180톤가량의 방사성 오염수가 생성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운용사 도쿄전력은 이 오염수를 원전 부지 내 물탱크에 보관 중이지만, 내후년(2022년) 8월이면 부지 내 물탱크가 포화상태(약 137만톤)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올 9월 현재 원전 부지 내에 보관돼 있는 방사성 오염수는 123만톤 정도다. 보관탱크가 가득차는 2년 후 부터 바다로 흘려보낼 계획이다.

출처:  FOE-Japan
출처: FOE-Japan

 

①뭘 바다에 버린다고?

일본 정부가 바다에 방류키로 한 것은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나오는 물이다. 이 물이 방사성 물질로 오염돼 있기 때문에 문제인 것이다. 후쿠시마 제1원전은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발생한 폭발 사고로 가동이 중단됐다.

원자로에서 녹아내린 핵연료를 식히기 위해 냉각수를 계속 주입하고 있는데다 외부로부터 지하수까지 흘러 들어오면서 하루 평균 100톤 이상의 방사성 오염수가 원전 건물 내에서 생성되고 있다.

문제는 이 물에 각종 방사성 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당초 일본 정부는 오염된 물을 다핵종제거장치(ALPS)를 통해 걸러내면 삼중수소를 제외한 나머지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본 언론들은 이 장치로 처리한 이 후에도 요오드129, 루테늄106, 스트론튬90 등의 방사성 물질이 제거되지 않는다고 폭로했고, 도쿄전력도 이를 인정했다.

 

②왜 바다에 버리나?

결국 일본 정부의 선택은 경제성이었다. 해양방출, 지층주입, 지하매설, 수증기 방출, 수소방출 등을 대안으로 검토했지만 가장 값싸고 편리한 방법인 해양방출을 선택한 것이다. 일본 정부는 2022년 여름쯤에는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부지 안에 새로운 탱크를 더 설치할 공간이 없어진다고 주장한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재차 처리한 뒤 바닷물로 희석해 배출 기준에 맞춘 다음 바다로 흘려보내는 방법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해양 환경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강변하지만 일본 어업계와 시민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다. 

민간 싱크탱크 ‘원자력시민위원회’를 중심으로 일본 시민사회는 ‘대형탱크 저장’ 과 ‘모르타르 고체화 처분’을 제안하고 있다.

출처:독일 킬 대학 해양연구소
출처:독일 킬 대학 헬름홀츠 해양연구소

 

③바다에 버리면 안 되나?

앞서 살핀 것처럼 오염수에는 삼중수소 외에도 여러가지 방사성 물질이 포함돼 있다. 바다로 방류할 경우 주변 해역의 방사능 수치가 높아진다. 삼중수소는 반감기가 12.3년이다.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는 바다를 떠돌다가 매 12.3년마다 총량의 절반씩 방사선 에너지를 내놓고 헬륨으로 변환된다는 뜻이다. 

방사성 물질은 해류를 타고 전 지구로 확산된다. 독일 킬 대학 헬름홀츠 연구소가 방사성 물질 세슘-137의 이동경로를 예측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방사능 오염수가 방류될 경우 200일 만에 제주도 해역에 도달하고 280일이면 동해 앞바다, 340일이면 동해 전체를 뒤덮는 것으로 나타났다. 

 

④안전할까?

삼중수소가 붕괴될 때 내뿜는 베타 방사선은 강도가 매우 약하다. 공기 중에서는 6밀리미터 진행할 수 있을 정도이고 사람의 피부를 통과할 수 없다. 

대부분이 물로 몸속으로 들어가기에 특정부위에서 농축되지도 않고 바로 몸 밖으로 배출되며, 몸속에서도 트리튬의 베타선은 멀리 못 가기 때문에 큰 건강피해는 없다는 견해가 대세다.

그러나 삼중수소가 세포핵 안으로 들어가 버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DNA가 베타선의 사정거리 내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삼중수소가 물이 아닌 음식 등 유기물로 몸속으로 들어가면 더 위험하다. 삼중수소 자체가 DNA를 구성하는 수소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DNA에 수소대신 삼중수소가 자리잡으면 방출한 베타선이 DNA를 파괴할 뿐만 아니라, 베타선을 쏜 삼중수소 자체가 헬륨으로 변한다. 헬륨은 반응을 일으키기 어려운 원소이므로 DNA 구성요소로 머물러 있지 않는다. 즉 삼중수소로 결합돼 있던 부분이 파괴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출처: 탈핵신문
출처: 탈핵신문

 

⑤우리만 반대하나?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의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에 가장 반대하는 세력은 일본 어업계와 시민사회이다. 일본 어업계는 오염수를 방류할 경우 '괴멸적 붕괴'가 예상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이 최근 진행한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51%가 오염수 방류에 반대했다. 

국제사회에선 그린피스 등 일부 환경단체를 제외하고는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지 않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2월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한 자리에서 원전 오염수의 해양방류에 대해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국제관행에 부합한다”며 “해양방류는 전 세계 원전에서 비상사태가 아닐때도 일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사무총장의 발언은 일본의 해양 방류를 지지하는 견해로 읽혀 논란이 됐다.

출처: 한국수력원자력
출처: 한국수력원자력

 

원전을 가동하고 있는 나라들은 액체 폐기물을 이미 바다에 버리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나라 정부는 일단 유보적인 입장이다.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12일 국정감사에서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정수 처리했더라도 오염돼 있다는 사실은 확실하다"며 "바다에 방류하면 북태평양 해류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외교부는 "앞으로도 정부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 보호를 최우선적 기준으로 삼아 일본 측의 오염수 처분 관련 활동을 지속 예의주시하고 국제사회와의 공조에 기반한 조치를 강구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정수   su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 국민일보 입사후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 이달의 좋은 기사상', 서울 언론인클럽 '서울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야생동물을 사랑해 생물분류기사 국가자격증도 획득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주요뉴스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