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주요기업 상속세 때문에 외국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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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주요기업 상속세 때문에 외국계됐다?
  • 선정수 팩트체커
  • 승인 2020.11.2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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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인용된 오보/허위정보를 재인용한 양향자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0일 확대간부회의에서 "일자리와 나라,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선량한 기업들이 앞으로 그 역할을 계속할 수 있으려면 상속세를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락앤락, 유니더스, 농우바이오, 쓰리세븐은 국내 또는 해외 시장을 재패한(편집자주:제패의 오기로 보임) 1등기업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경영권이 모두 해외자본에 넘어갔다. 이유는 상속세였다"라고 지적했다. 

출처: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출처: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사실일까? 뉴스톱이 팩트체크했다.

①락앤락 - 대표의 건강 때문

주방생활용품 기업 락앤락은 2017년 8월25일 최대주주인 김준일 회장이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보유 중인 지분 63.56% 전량을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너티)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당시 락앤락은 김 회장이 지분 양도 이후에도 재투자를 통해 락앤락의 주요주주로 남아 회사경영에 계속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회사 측 관계자는 “김 회장이 39년 동안 경영일선에 있으면서 최근 몇 년간 1년에 240일 이상을 해외 출장으로 쓸 정도로 무리했다”며 “건강에 무리가 온 데다, 락앤락이 글로벌 환경에 발빠르게 대응하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더 크게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비전과 역량을 갖춘 투자자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②유니더스 - 상속세, 실적부진, 판단 미스

2017년 11월 국내 최대 콘돔 제조사 유니더스의 창업일가인 김성훈 대표가 보유 지분 대부분을 매각했다. 당시 사측은 김 대표가 상속세 탓에 보유 지분 대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했다. 

하지만 당시 언론은 김 대표의 판단 착오가 지분 매각으로 이어진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김 대표가 상속을 받은 이후 지분 매각을 했더라면 상속세 문제도 해결되고 회사도 지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 대표가 고 김덕성 회장에게 받은 주식은 상속 후 한달만에 3배가량 올랐다. 지카 바이러스 테마주로 분류된 데다 중국에 콘돔 공급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뛰었다. 2015년 말 3000원대에 불과하던 주가가 2016년 3월 경에는 1만5000원까지 치솟았다. 3개월간 5배가 오른 것이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잘못된 회사 가치 판단 탓에 45년 업력의 국내 최대 콘돔 제조업체가 창업주 일가의 손을 떠나게 됐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③농우바이오 - 해외자본에 넘어가지 않음

2014년 농협은 농우바이오를 인수했다. 농우바이오는 창업자인 고희선 회장이 2013년 8월 지병인 폐렴으로 사망하자 유가족들이 1200억원대에 달하는 상속세 납부를 위해 지분 매각을 추진해왔다. 2014년 9월 농협은 인수대금 2834억원을 지급하고 창업주 일가의 지분을 사들였다.

 

④쓰리세븐 - 지분 매각, 경영권 유지

2008년 쓰리세븐 창업주인 고 김형규 회장이 별세를 하자 유족들이 지분 전량을 중외홀딩스에 매각했다. 상속세 마련을 위한 현금 확보 차원에서다. 그러나 지분만 중외홀딩스에 넘겼을 뿐이고 경영권은 창업주 일가가 그대로 가졌다. 창업주 일가는 1년 뒤에 돈을 모아서 다시 지분을 회복하고 다시 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양향자 최고위원의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 락앤락 김준일 전 회장은 YTN에 "세계적 생활문화기업으로 키우기 위해서 자수성가형 1인기업보다 비전과 투자 여력을 가진 새로운 대주주를 찾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을 했고 상속세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고 직접 밝혔다. 락앤락은 홍콩계 사모펀드가 최대주주이다. 하지만 상속세 때문에 해외로 팔렸다는 말은 타당하지 않다.

유니더스는 지분 매각 이후 바이오제네틱스로 사명을 바꿨고 현재는 경남바이오파마로 다시 이름을 바꿨다. 농우바이오는 농협이 지분을 인수해 오늘날에 이른다. 쓰리세븐은 창업주 일가 2세들이 세운 티에치홀딩스가 지분을 되사 경영권을 되찾았다. 세 곳 모두 외국으로 넘어갔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

이미 '상속세 때문에 가업을 포기한다'는 주장은 마르고 닳도록 팩트체크 된 사안이다. 기업인들은 틈만나면 상속세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본인들의 경영상 판단에 문제가 있었음에도 상속세 핑계를 대는 경우가 다반사다. 양 최고위원이 든 사례는 상속세가 주 원인이라고 보기 힘들다. 양 최고위원이 기존에 보도된 내용을 아무런 검증없이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선정수   sun@newstof.com    최근글보기
2003년 국민일보 입사후 여러 부서에서 일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 ' 이달의 좋은 기사상', 서울 언론인클럽 '서울언론인상' 등을 수상했다. 야생동물을 사랑해 생물분류기사 국가자격증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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